분주해진 야권 대선주자들 윤에게 야당 의원이 “함께하자”
안, 합당 후 당대표 출마설도…유승민, 집단지도체제 전환 주장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왼쪽)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왼쪽)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4·7 재·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하면서 야권 대선 주자들의 대권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가장 주목받는 잠룡은 야권의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다. 그는 이번 4·7 재·보궐선거에전에 직접 뛰어들지는 않았지만 언론을 통해 “(이번 선거는) 상식과 정의를 되찾는 반격의 출발점” 등의 메시지를 던지며 존재감을 알렸다.

윤 전 총장의 향후 대권 행보에 대해서는 여러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때가 되면 국민의당에 입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친다. 특히 사실상 제3지대에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대신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당선되는 것을 계기로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윤 전 총장 측은 국민의힘 입당에는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대권행보를 하기보다는 국민의 소리를 듣고 전문가의 고견을 참작해 거취를 정할 것이라는 얘기다.

한 지인은 "윤 전 총장은 자신이 대권의 주인공이 되기보다 '정궈교체'에 더 관심이 많으며 이를 위해 중도세력이 결집하는 제3지대에서 대권행보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야권의 키맨으로 국민의힘을 하나로 이끌며 4·7 재보선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역할론도 주목된다. 정치권에서는 김 위원장이 8일 국민의힘을 떠날 예정이지만, 윤 전 총장 등 제3지대의 후보들과 당을 이을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최근 언론에 “윤 전 총장이 보자고 하면 만날 것이다. 그가 잘 준비하면 진짜 별을 딸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새로운 정치 플랫폼을 만들어 윤 전 총장을 대선후보로 관리한 후 특정 시점에 제1 야당과의 통합을 추진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윤석열 거취 주목…안철수·유승민 대권행보 본격화
 
안철수 대표는 4월 선거 후보 단일화 과정과 본선에서 오세훈 후보를 적극 도와주면 대선주자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단일화 경쟁에선 졌지만 깨끗한 승복을 하고, 최선을 다해 오세훈 후보를 도와 승리에 기여한 것을 두고 "4·7 재보선의 또 다른 승자"라는 말이 나왔다.

안 대표는 오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 말미에 ‘선거 이후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을 제안했다. 따라서 양당 간 합당 속도가 빨라지면 곧 있을 국민의힘 전당대회의 당 대표 경선에 도전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그러나 안 대표는 국민의힘과의 합당에 신중한 모습이다. 말이 합당이지 국민의당이 흡수되는 형태여서 통합신당에서 대권 도전이 불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국민의힘 전당대회 일정을 고려할 때도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하다.

서울시장 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유승민 전 의원은 이번 선거전에서 왕성하게 움직이며 향후 대권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윤 전 의원은 오 후보 옆에서 조연의 역할도 마다하지 않았고, TV와 라디오 인터뷰에 자주 등장해 여당 공격수를 자임하기도 했다. 

유 전 의원은 조기 전당대회와 집단지도체제로의 전환 등 당내 이슈에도 목소리를 내는 한편, 당내 유승민계 인사들을 통해 지지세를 확산하고 있어 일정 시기에 대권행보를 구체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원희룡, 홍준표 대권 속도…김동연, 최재형도 거론

원희룡 제주지사는 작년 10월 15일 “이제는 제가 우리 팀의 대표선수로 나가고 싶다. 자신 있다”며 사실상 대권 도전을 선언했다. 원 지사는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현 국민의힘)가 주도하는 비박계 전직 의원들의 모임 ‘더 좋은 세상으로 포럼(마포포럼)’ 강연에서 “국회의원, 도지사를 5번 했는데 공천해 주시기만 하면 진 적이 없다. 이기는 방법을 알기 때문”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원 지사는 최근 서울과 제주도를 오가며 당내외 인사들과의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 그는 이번 선거 국면에서 중앙정치와 관련된 현안에 자기 메시지를 자주 내며 존재를 알렸다. 원 지사는 대선을 향한 진정성과 의지를 밝히기 위해 내년 지방선거 제주지사 불출마를 선언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총선 공천 과정에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을 탈당했던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이번 선거를 계기로 친정 복귀를 모색하고 있다. 불편한 관계였던 김종인 위원장이 국민의힘을 떠나는 대로 곧 복당을 신청할 계획이다. 또한 전국을 돌며 시민과 나눈 이야기를 책으로 내는 방안을 통해 대권 도전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해진다.

이 밖에 확실한 야당 측 인사로 보기는 어렵지만,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 월성 원전 감사로 현 정부와 대립했던 최재형 감사원장의 전격적인 등판을 거론하는 이들도 있다.
 
최김태훈 기자 webmaster@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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