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율 20.54%···역대 재보선 중 최고
여당 결집표보다 정권심판 민심 더 큰듯

4·7 재보궐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1일 서울 시내 거리에 설치된 사전투표 현수막. ⒸKR DB
4·7 재보궐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1일 서울 시내 거리에 설치된 사전투표 현수막. ⒸKR DB

4·7 재·보궐 선거 사전투표율이 최종 20.54%를 기록했다. 역대 재·보선 중 최고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3일 이틀 간에 걸쳐 시행된 재·보선 사전투표 결과 최종 20.54%의 투표율을 기록했다고 3일 밝혔다.

총 유권자 수 1216만1624명 중 249만7959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에서 842만5869명 중 184만9324명이 투표에 참여해 21.95%를 기록했다. 부산은 293만6301명 중 54만7499명이 투표해 18.65%였다.

이는 지난해 21대 총선 때 사전투표율(26.69%)보다는 낮은 결과지만, 2019년 4·3 재·보선에서 14.37%를 기록한 것보다 높아 역대 재·보선 중에는 가장 높았다. 2018년 지방선거 사전투표율인 20.14%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총투표율 역시 역대 재·보선 중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재·보선은 20~40%대를 보이며 정기 선거보다 저조한 투표율을 보여왔지만 이번 재·보선은 50%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2018년 지방선거의 최종 투표율은 60.2%였다. 여야에선 이번 재·보선 투표율도 60%를 상회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사전투표율 최고치에 여야 엇갈린 해석…與 "지지층 결집", 野 "정권 심판"

사전투표율이 여야 예상을 깨고 높아진 데는 우선 여야의 선거 막판 지지층 결집 전략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조직력 동원에 나섰다. 서울·부산 등에 거주하는 ‘연고자·지인 찾기’에 당원 총동원령을 내렸다. 당 관계자는 “지지층을 중심으로 한 조직력을 통해 후보를 홍보하고 사전투표 독려에도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번 재보선 사전투표율에 대해 여권 우호 성향 민심이 서서히 결집하고 있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여론 조사상에서 잡히지 않는 ‘샤이 진보’층이 투표장에 나온 방증이라는 것이다.

박영선 캠프 전략본부장인 김영배 의원은 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사전투표율이) 25개 구 중 종로, 동작, 송파, 서대문, 성북 순인데 역대로 (민주당 지지가) 높던 곳이 많다”며 “민주당 지지층이 대거 투표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반면 높은 사전투표율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지지층 결집 효과도 있겠지만 LH 사태 등 부동산 민심이 표로 나타나는 건 아닐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최근 LH사태로 문 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한 지지율 뿐만아니라 당 지지율도 하락한 상황에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에 이어 박주민 의원까지 전·월셋값 인상 비판을 받으며 ‘내로남불’ 논란에 휩싸인 터라 사전투표 상승을 바라보는 위기감이 상당하다.

국민의힘은 사전투표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선거일이 법정 공휴일이 아닌 만큼 사전투표 참여가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정권심판 정서가 확인된 20대의 투표율을 올리려는 목적도 있다. 

국민의힘은 20.54%라는 높은 수치를 기록한 사전투표율을 ‘분노한 민심의 표출’이라고 해석하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현 정권에 실망감을 가진 유권자들이 선거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는 만큼 본 투표에서도 높은 투표율로 승리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여론 추이, '정권심판론'이 '정권안정론'에 앞서…2030 변화, 샤이 보수 참여 변수

무엇보다도 전문가들은 이날 투표율의 ‘상승’ 원인은 ‘분노한 민심’이라고 분석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4·7 재보선을 앞두고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정권심판론'이 '정권지지론'보다 크게 앞서고 있다"며 "부동산 민심이 여권에 부정적으로 작용한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홍 소장은 "특히 주목되는 것은 2030의 표심인데, 이들은 진보, 보수를 떠나 자신들의 가치관과 이익에 부합하는 쪽을 지지한다"며 "기존에 여권에 걸었던 기대를 철회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이번 선거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4·7 재보선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실시된 대다수 여론조사에서  ‘정권 심판론’이 '정권안정론'보다 높게 나온 것이 사전투표율을 끌어올렸다는 분석도 있다.

코리라리서치의 한 분석가는 "사전투표율이 높다는 것은 지지후보에 대한 투표가 적극적으로 나타난 것인데 일반적으로 진보성향 유권자가 적극 참여하고, 보수성향 유권자는 소극적인 측면이 있다"며 "사전투표율이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샤이 보수와 중도층 참여가 늘어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고, 현정권의 국정에 대한 비토정서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thk@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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