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줄타기 외교' 1R 넘겼지만…북핵협상까진 '먼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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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줄타기 외교' 1R 넘겼지만…북핵협상까진 '먼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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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4.05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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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는 "北 위협에 대응", 中은 "北의 우려 해소" 방점
전문가 "중국에 '불이익' 줄 수 있는 환경 만들어야"
정의용 외교부 장관(왼쪽)과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중국 외교부 제공)
정의용 외교부 장관(왼쪽)과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중국 외교부 제공)

우리나라와 외교·안보 '투톱'이 지난 주말 중국과 미국에서 각각 핵심당국자들과 만나 '북한 문제와 관련해 협력해간다'는 일치된 메시지를 내놨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가 미중 양국 사이에서 벌인 이른바 '줄타기 외교전' 1라운드를 우려했던 것보다는 큰 마찰 없이 넘겼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우리 정부가 목표로 하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재가동과 이를 통한 북한 비핵화 협상 재개까진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 정부는 '북한으로부터의 위협'에 대응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반면, 북한의 전통적 우방국인 중국은 "북한의 합리적 안보 우려"(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를 얘기하면서 북한 측 입장에 좀 더 무게를 싣고 있기 때문이다.

서훈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2일(현지시간) 미 메릴랜드주에서 열린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 뒤 기자들에게 "한미일은 북핵 문제의 시급성과 외교적 해결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다"며 "북미 협상의 조기 재개를 위한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는 데 대해 뜻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특히 서 실장은 북미 간 협상에 대해 "준비가 되면 양측이 만나 협상을 시작하리라 생각한다"며 "(이번 회의에선) 여러 상황을 감안하면 가급적 조기에 (협상을) 시작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얘기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3국 안보실장 회의엔 미국 측에선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그리고 일본 측에선 기타무라 시게루 국가안보국장이 참석했다.

그러나 이날 회의 결과를 담은 백악관의 언론발표문에선 서 실장과의 설명과는 다소 '온도차'가 느껴졌다. 서 실장이 얘기한 '조속한 북미대화 재개 노력' 등의 내용은 아예 빠진 것이다.

백악관은 발표문에서 "(한미일 3국은)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우려를 공유했다"며 북한 비핵화를 위한 각국 간의 협력과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준수 등을 강조했다.

미 정부는 그동안에도 '북한의 태도에 따라 추가 제재와 외교적 인센티브 모두를 쓸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개발 중단이 현실화 수순을 밟는 게 대북협상의 최우선 조건이란 얘기다.

이런 가운데 중국 외교부는 3일 푸젠성 샤먼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 결과 자료를 통해 왕 위원이 "대화·협상을 통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및 한반도 비핵화 실현"을 얘기하면서 "북한의 합리적인 안보 우려를 확실히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안보 우려'에 대한 왕 위원의 발언은 우리 외교부가 내놓은 회담 결과 자료엔 등장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그동안에도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따른 제재 문제와 관련해 "제재를 위한 제재는 안 된다"며 제재 완화와 함께 북한 체제 보장을 요구하며 이 같은 표현을 써왔다.

즉, 북한 비핵화 문제에 대한 북미 간 대화가 재개되려면 미국 측이 북한의 '체제 보장' 요구부터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가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당시 채택한 공동성명에서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과 '항구적이고 공고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 각각 첫 번째와 두 번째 조항으로 등장하는 것과도 맞닿아 있다. 싱가포르 공동성명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노력'은 세 번째 조항이다.

현재 우리 정부는 미중 간 패권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전략적 모호성'에 기반을 기반은 둔 '균형 외교'를 표방하고 있다. 그러나 오히려 이 때문에 북한 문제에 관한 미국 및 중국의 대북정책 추진과정에서 '우리 정부의 입장이 반영되는 폭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와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우린 우리가 바라는 걸 얘기했지만 상대방이 그걸 얼마나 그걸 수용할지가 문제"며 "이는 우리가 원하는 부분을 얼마나 얻어내느냐는 것과는 별개"라고 말했다.

문 센터장은 "우리 관심사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에 있지만, 여기엔 북한도 응하지 않고 있다"며 "상대방이 우리 속내를 아는 상황에선 전략적 모호성이 통하지 않는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문 센터장은 "미국은 '원칙'에 방점을 찍은 반면, 중국은 우리나라 미국에 완전히 밀착되지 않도록 하는 데 관심을 두고 있다"면서 "중국이 북한 비핵화에 협조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기본적으로 한미일 공조를 바탕으로 판을 만들고 중국이 동참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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