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형 외교원장 "한미관계 가스라이팅 상태…동맹중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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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형 외교원장 "한미관계 가스라이팅 상태…동맹중독도"
  • 박상룡 기자
  • 승인 2021.03.30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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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동맹이라는 역설' 저서 출간…"미국과 밀당해야"
"한미동맹 강화 한반도평화체제 구축에 걸림돌 될 수도"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사진=국립외교원)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사진=국립외교원)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이 30일 펴낸 저서에서 한·미동맹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가스라이팅 상태’나 ‘동맹중독’으로 비유해 논란이 일고 있다.

김 원장은 이날 <영원한 동맹이라는 역설:새로 읽는 한미관계사>(창비) 출간을 기념해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에 할 말을 못하는 경우를 '가스라이팅'에 비유하고 '동맹 중독'등의 표현을 썼다.

김 원장은 저서에서 “한국은 오랜 시간 불균형한 한미관계를 유지하느라 애쓴 탓에 합리적 판단을 할 힘을 잃었다. 미국과 밀당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동맹은 더할 수 없는 우리의 자산”이라면서도 “이 관계가 상식적, 실용적, 합리적 판단을 못 하게 할 정도로 ‘신화화’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책에서 “자국의 국익을 우선시하는 미국의 태도 앞에서 주권국이라면 응당 취해야 할 대응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며 “이러한 한국의 관성을 일방적인 한미관계에서 초래된 ‘가스라이팅’ 상태”라고 진단했다. 가스라이팅은 ‘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해 그 사람이 스스로 의심하게 만듦으로써 타인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행위’를 뜻하는 용어다.

정부 차관급 인사가 한·미관계를 데이트폭력 용어인 ‘가스라이팅’에 비유한 것을 놓고 일각에서 적절성 논란을 제기하고 있다. 김 원장은 이같은 표현을 사용한 데 대해 “미국이 그렇게 조직적으로 가스라이팅하진 않더라도 할 말을 못한다든지, 호혜적 동맹이라면 안할 말은 있어도 못할 말은 없어야 하는데 못할 말이 많았다. 미국이 압도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워낙 압도적이여서 엄밀한 의미의 가스라이팅은 아니다. 호혜적 동맹이라면 못할 말은 없어야 하는데 미국에 할 말을 못 하는 경우가 많아 (이 표현을 썼다)"고 덧붙였다.

김준형 원장의 저서 '영원한 동맹이란 역설' © 창비
김준형 원장의 저서 '영원한 동맹이란 역설' © 창비

 ◇ ‘쿼드(Quad)’ 참여 부정적…"미군 철수가 한반도평화 구축"

김 원장은 미국 주도의 대중 포위망 구상으로 알려진 ‘쿼드(Quad)’에 한국의 참여에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방향성이) 어디로 갈 지 모르고 내부적으로 이해관계도 있는데 참여할 건 아니다”며 “특히 중국을 겨냥한 군사동맹으로 발전할 경우는 더더욱 참여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미·중 전략 경쟁이 2~30년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며 “최악의 상황은 미중 사이가 더 나빠지고 남북이 나빠져서 북중러, 한미일 진영이 나눠지는 것”이라며 “우리가 결국 안보 때문에 미국을 일방적으로 선택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한미동맹을 '가스라이팅 현상'에 비유한 것과 연장선에서 주한 미군의 존재와 역할에 대해 색다른 주장을 폈다. 미국측의 급격한 동맹 해체가 아니면, 미군 철수가 한반도 평화체제의 구축과정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김 원장은 한국이 오랜 시간 불균형한 한·미 관계를 유지하느라 합리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게 됐고, 이러한 ‘동맹 중독’을 극복하고 상호적 관계를 회복해야 건강한 한·미 관계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6·25)전쟁으로 한미동맹이 생겨난 만큼, 한반도 평화체제의 구축은 동맹의 축소 또는 해체의 이유가 될 수도 있다”며 “미국측의 급격하고 일방적인 동맹해체가 아니라면, 한미동맹의 유연화 또는 더 나아가 미군 철수는 한반도 평화체제의 구축과정이 될 수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대북 강경책은 보수정부의 전유물처럼 인식됐고, 미국에 대한 충성서약과 같았다”고도 했다.

책은 한·미관계 150년사, 특히 한·미 군사동맹의 과거와 현재를 조명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사드 배치, 미중 전략경쟁, 남북미 대화 등의 현안도 다루고 있다.

박상룡 기자 psr21@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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