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사태' 북·미 신경전 이어가… '강대강, 선대선' 기조 변화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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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 사태' 북·미 신경전 이어가… '강대강, 선대선' 기조 변화 주목
  • 백민일 기자
  • 승인 2021.03.27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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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바이든 "북한이 긴장 고조할 경우 상응한 대응 나선다"
北 "자위권 행사…계속 망탕하면 미국 좋지 못한 일 마주할 것"
조 바이든 미국 데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조 바이든 미국 데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다. 북한이 긴장을 고조할 경우 상응한 대응에 나서겠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25일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데 대해 강력히 경고했다.
 
북한이 8차 당 대회에서 미국을 겨냥해 '강대강 선대선' 원칙을 내세운 것처럼 미국도 북한을 향해 '상응한 대응'을 강조한 것이다. 대북정책 검토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의 무력시위가 현실화하자 바이든 행정부로서도 원칙론을 꺼내 들 수밖에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비핵화'를 전제로 외교적 해법의 여지도 남겼다. 그는 "나는 외교에 대한 준비도 돼 있다"며 "그러나 이는 비핵화라는 최종 결과가 전제돼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아직까지는 신중 기조를 이어가는 분위기다. 북한의 도발에 엄중히 경고하면서도 독자적 조치보다는 안보리를 통한 대응을 내세웠다. 유엔 안보리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미국의 요청으로 26일(현지시간) 대북제재위원회를 소집했지만, 과거 유엔 안보리가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이유로 추가 제재를 하거나 결의안을 낸 적은 없다.

따라서 이번 회의에서도 북한의 결의 위반에 우려를 표하는 메시지를 내는 정도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로이터통신은 26일(현지시간) 보도에서 "1년 전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대사급 인사가 참석하는 안보리 공식 회의가 열렸던 반면, 올해는 안보리 이사국 15개국에서 직위가 더 낮은 외교관들이 참석하는 회의가 소집됐다"고 전했다.

바이든 행정부 들어 첫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응인 만큼 강경한 수단을 동원하기보다는 보다 신중한 접근법을 택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안보팀은 북한을 다뤄본 경험이 많은 베테랑으로 구성돼 있는 만큼 북한의 단발성 무력시위로 정책 기조를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은 "북‧미가 아직 대화를 시작하지도 않았고, 향후 협상의 내용도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북한의 미사일 발사 전후로 대북 원칙 자체가 달라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미국이 대북정책 검토를 곧 마치더라도 공개되는 내용은 아주 원칙적인 내용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북한은 미사일 발사에 대한 미국의 경고에 강력 대응했다. 리병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 겸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은 27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이번 미사일 발사에 대해 "이는 주권국가의 당당한 자위권에 속하는 행동"이라고 밝힌 뒤, 바이든 대통령이 유엔 제재 위반이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 "미국의 집권자가 결의 위반을 걸고들며 체질화된 대조선(북) 적대감을 숨김없이 드러낸 것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한다"라고 반박했다.

리 비서는 "미국이 대양 건너 교전 일방의 앞마당에서 벌려놓는 전쟁연습이 '방어적'인 것이라면 우리도 미국의 군사적 위협을 미국 본토에서 제압할 수 있는 당당한 자위적 권리를 가져야 한다"라며 "우리는 계속하여 가장 철저하고 압도적인 군사력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뒤 계산도 못하고 아무런 말이나 계속 망탕 하는 경우 미국은 좋지 못한 일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리 비서의 담화는 북한이 '강대강, 선대선'으로 미국을 상대하겠다고 밝힌 기조를 재확인한 셈이다. 

만일 북한의 긴장 유발 수위가 계속 높아질 경우 현실적인 대북 접근 방식에는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임스 김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 입장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새로울 게 없지만, 계속 이런 식으로 도발 수위를 높인다면 미국도 북한을 마냥 느긋하게 바라볼 수만은 없을 것"이라며 "대화와 제재 중 어느 쪽에 무게를 실을지, 북한을 설득하기 위해 중국‧러시아를 어떻게 활용할지 등 전술적인 접근방식은 북한의 태도에 따라 바뀔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북미 간 신경전이 이어지면서 직접 접촉의 가능성은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미국은 지난달부터 북한에 대화 제의를 했지만 북한은 무응답으로 일관한 데 이어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의 18일 담화를 통해 "앞으로도 미국의 접촉 시도를 무시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향후 미국이 북한을 향한 대화 시도를 이어나가더라도 기존의 대북 원칙론을 추구하기 위한 명분 쌓기 성격으로 전락할 거란 분석이 나온다. 또한 미‧중 갈등이 더욱 첨예해지는 상황에서 중국을 활용해 북한을 움직일 여지도 줄어든 만큼 북한에 더욱 원칙적인 입장을 견지할 수밖에 없을 거란 관측도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검토 결과는 다음 주말로 예정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기타무라 시게루 일본 국가안보국장 간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를 통해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백민일 기자 bmi21@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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