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 박찬구 회장, 주총서 조카 박철완에 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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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분쟁' 박찬구 회장, 주총서 조카 박철완에 완승
  • 뉴스1
  • 승인 2021.03.26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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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완, 사내이사 52.7% 동의…64% 득표한 회사 측에 밀려
감사위원·배당금도 모두 회사 측 제안 통과…朴, 도중에 퇴장
문동준 금호석유화학 대표가 26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문동준 금호석유화학 대표가 26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 경영권을 두고 조카인 박철완 상무와 주주총회 표대결을 벌인 박찬구 회장 측이 방어에 성공했다. 박 상무 측은 가장 중요했던 사내이사 선임을 비롯해 감사위원 선임, 배당금 등 주요 안건에서 모두 회사 측에 밀리면서 완패했다.

금호석유화학은 26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사내·외이사 선임의 건 등 7개 안건을 가결했다. 의결권 있는 전체 주식 중 80.2%가 참여해 이날 주총이 성립됐다.

주총 현장에는 박 상무 본인도 주주 자격으로 참석해 진행을 지켜보며 자신이 제안한 의안에 대해 직접 설명하기도 했다. 모든 주총 진행은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으로 중계됐으며, 현장에서 행사한 투표권은 주주들이 보는 앞에서 즉시 집계돼 투표 결과에 반영됐다.

이날 주총은 오전 9시에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이보다 3시간 가까이 늦은 오전 11시40분에서야 시작됐다. 법원이 정한 검사인의 입회 아래 양측의 의결권을 검표하고, 중복된 위임장 등을 걸러내 유효한 의결권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예상보다 시간이 걸렸다.

지난해 3월 조원태 회장과 조현아 전 부사장이 표대결을 벌인 한진그룹 주총도 이와 같은 이유로 예정된 시각보다 3시간가량 늦게 시작된 바 있다. 경영권을 두고 양측이 대립하는 민감한 상황인 만큼 의결권 확인 과정에서 서로 세밀하게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금호석화 주총은 시작된 이후에도 정족수 확인을 위해 의장 인사와 감사보고 등만 진행하고 잠시 정회한 후 다시 시작되기도 했다. 회사 측 관계자는 "관심이 집중된 사안이라 최대한 검표 등을 철저히 해 공정한 결과를 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26일 열린 금호석유화학 주주총회장에서 현장 참석 주주들의 투표 용지가 집계되고 있다(금호석유화학 제공).
26일 열린 금호석유화학 주주총회장에서 현장 참석 주주들의 투표 용지가 집계되고 있다(금호석유화학 제공).

가장 관심을 모았던 사내이사 선임 의안에선 박 상무를 선임하는 안건이 52.7% 주주들의 동의를 얻어 부결돼 이사회 진입에 실패했다.

박 상무 측은 보통결의 요건을 충족하긴 했지만, 회사 측이 제안한 백종훈 금호석유화학 영업본부장 전무가 64%의 찬성으로 더 많은 득표를 기록해 박 상무 대신 이사회에 들어가게 됐다.

박 상무는 표결 직전 자신을 사내이사로 제안한 취지에 대해 "금호석유화학의 최대 주주일뿐만 아니라 지난 10여년 간 회사에 근무하며 깊은 이해와 애정을 갖고 있다"며 "제 경력과 능력을 십분 활용해 미래를 선도하는 금호석유화학을 이끌어 갈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내이사 선임 안건 진행 과정에서 현장 투표를 집계하는 도중 주총장에서 퇴장해, 자신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이 부결된 사실을 직접 듣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열린 금호석유화학 주주총회장에서 현장 참석 주주들의 투표 용지가 집계되고 있다(금호석유화학 제공). 

배당금도 회사 측이 제안한 보통주 1주당 4200원, 우선주는 4250원씩 지급하는 안건이 64.4%의 동의를 얻어 통과됐다. 박 상무 측이 제안한 보통주 1주당 1만1000원, 우선주는 1만1050원씩 지급하는 안건은 35.6%의 동의를 얻는 데 그쳤다.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도 회사 측이 제안한 황이석 서울대 경영대 교수가 69.3%의 동의를 받아 선임됐다. 박 상무가 제안한 이병남 전 보스턴컨설팅그룹 코리아오피스 대표는 30.5%에 그쳤다.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안건은 회사 측이 내세운 최도성 가천대 경영대 석좌교수가 68.4%, 이정미 로고스 상임고문변호사가 67%, 박순애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가 74%의 동의를 받아 모두 통과됐다. 사외이사인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안건도 회사 측의 최 교수가 68.8%의 동의를 받아 가결됐다.

정관 변경 안건 역시 회사 측이 제안한 이사회 내에 ESG 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보상위원회를 신설하는 안건이 70.0%의 동의로 통과됐다. 다만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는 안건의 경우 회사 측 제안의 찬성률이 55.8%, 박 상무 측 제안의 찬성률이 44.9%를 기록해 66.6% 이상 찬성이 필요한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둘 다 부결됐다.

박 상무 측은 주총 직후 입장문을 내고 사내이사 선임안 불발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끝이 아닌 시작에 불과하다"며 "앞으로도 회사의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또 "주총 결과와는 상관없이 계속 지적해 온 부적절한 금호리조트 인수 추진, 과다한 자사주 장기 보유, 동종업계 대비 과소 배당 등 비친화적 주주환원 정책을 바로잡기 위한 최대주주로서 책임을 다 할 것"이라며 "현 이사회의 고질적인 거버넌스 취약성 개선, 여타 현 경영진의 주주가치 훼손행위에 대한 견제는 계속해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앞으로도 동료주주 및 이해관계자들과 활발히 소통하며 민주적인 공론 과정을 거쳐 미래 금호석유화학을 위한 제안을 계속 고민하겠다"며 "필요하다면 임시 주총을 소집해 주주들의 목소리가 경영 의사결정 과정에 대변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주주들과 소통하며 금호석유화학이 시장을 주도하는 혁신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나아가 주주 가치 또한 지속적으로 향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다음 주주총회에는 더욱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금호석유화학 측도 주총 후 입장문을 내고 "이번 결과로 인해 경영권 분쟁을 일단락 짓고, 회사의 실적 및 기업 가치로 평가받을 수 있는 토대를 이뤘다"고 평가했다.

박찬구 회장은 "무엇보다 주주들의 성원에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저를 비롯한 우리 임직원들은 더욱 겸손한 마음으로 기업가치 제고와 ESG 강화를 통해 주주가치 향상에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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