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등 이유로 "역내 국가들과 협력·교류 희망"
北 소식통 "남북 간 깨진 신뢰부터 회복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3·1절 기념사를 통해 '동북아 방역·보건협력체' 구상을 다시 꺼내들며 북한의 참여를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1일 오전 제102주년 3·1절 기념사에서 다자주의에 입각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등을 강조하며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동북아 방역·보건협력체 참여를 시작으로 북한이 역내 국가들과 협력하고 교류하게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초 신년 기자회견에서 "남은 임기 동안 남북관계 개선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북한에 동북아 방역·보건협력체 참여를 제안한 것은 집권 후반기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재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관건은 북한이 이번 방역·보건협력체 제의에 호응할지 여부다.
문 대통령은 작년 9월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남북한과 중국·일본·몽골을 언급하며 동북아 방역·보건협력체 구상을 처음 제시했다. 코로나19와 같은 초국경적 보건 안보위기엔 개별 국가가 아닌 다자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이후 우리 정부는 작년 12월 미국·중국·러시아·일본·몽골의 외교·보건당국자들과 첫 실무 화상회의를 열고 방역·보건협력체 출범을 선언했다.
우리 정부가 그린 동북아 방역·보건협력체는 무엇보다 북한의 참여가 핵심인데 아직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북한은 작년 1월 말 중국발 코로나19 유입을 막겠다며 국경을 걸어 잠근 뒤론 우리나라는 물론 다른 서방국가들의 관련 대응 지원을 전면 거부해왔다.
게다가 북한은 올 1월 김정은 총비서 주재 조선노동당 대회 땐 우리 측의 "첨단 군사장비 반입", 그리고 "미국과의 합동군사연습"이 한반도 평화와 군사적 안정 보장을 위한 남북합의 이행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그 중단을 요구하기도 했다.
북한은 지난 2월 관영매체를 통해 아직 신형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이후 현재까지 같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동북아 보건·방역협력체 구상 등에 화답해올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밍한다. 이규창 통일연구원 인도협력연구실장은 "북한이 한국의 방역 협력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확진자가 없다는 북한 당국의 주장에 배치되기 때문에 방역 협력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의 정통한 대북소식통은 "북이 남측의 제안을 수용하려면 '신뢰'부터 회복해야 한다"며 "북은 하노이 북미회담 결렬 이후 남한 정부를 믿지않고 있는데 이것부터 풀어야 남북 간 대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남한 정부에 신뢰가 없는데 대통령이 직접 나서면 북에 시급한 방역도 요청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대호 선임기자 mdh50@korearepo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