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중립화를 추진하는 사람들' "남북협의체 통해 중립화 추진해야"

지난해 6월 25일 천도교 수운회관 중앙대교당에서 열린 '한반도 중립화를 추진하는 사람들' 창립총회 기념사진. (사진=중추사 카페)
지난해 6월 25일 천도교 수운회관 중앙대교당에서 열린 '한반도 중립화를 추진하는 사람들' 창립총회 기념사진. (사진=중추사 카페)

[편집자주] 우리는 불확실성이 극대화된 시대를 살아가고 있으며, 탈산업 사회와 디지털 자본주의가 강화시키는 불평등은 고착화되가고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국가와 시장이 개인과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주역으로 충분한 역할을 해왔으나 불확실성이 일반화되면서 점차 문제해결에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강한 공동체와 시민사회 영역이 국가와 시장으로 기울어졌던 사회의 균형을 회복시킨다고 말한다. 동시에 국가 뒤에서 소극적 위치에 머물렀던 시민권력과 시민사회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현시대의 문제를 해결해가며 더 나은 세상을 열어가기 위해서는 적극적 시민과 역동적 시민사회가 요구된다. 기획 <시민, 세상을 바꾸다> 는 그러한 개인과 시민사회를 주체로 세우는 작업이다.

 

한반도의 영세 중립화를 주장하는 시민단체가 3·1절을 맞아 중립화 선언문을 낭독하는 행사를 열었다.

'한반도 중립화를 추진하는 사람들'(상임대표 이현배, 이하 중추사)은 1일 정오 서울 종로구 인사동 3·1 독립선언광장(옛 태화관 터)에서 "8천만 겨레의 염원과 의지를 담는 한반도의 영세중립화를 세계만방에 엄숙히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선언문에서 "한반도의 중립화만이 내부의 갈등과 대립을 청산하고 강대국들의 이해관계에서 비롯된 전쟁의 위협과 공포에서 벗어나는 길"이라며 이를 위해 "남·북은 상호체제의 완전한 인정을 전제로 '코리아 국가연합'을 이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과 중국 정부에도 한반도 중립화 이후 주변에서 적대적 관계를 지양할 것을 주문했다.

이 단체는 선언문 낭독 이후 남북한과 미국, 중국 등 4개국 지도자들이 다툼을 벌이다 한반도 중립화가 최선이라는 결론을 내린다는 내용의 마당극을 임진택 판소리 명창의 연출로 공연했다.

◇"우리사회 갈등의 근원은 분단과 외세개입"…'자주적 중립국' 대안

중추사는 지난해 6월 25일 창립했다. 김병길 6.3동지회 부회장, 영임 전 튀니지 대사, 윤경로 전 한성대 총장, 장영달 전 의원이 공동대표를 맡고, 임상우 서강대 전 부총장이 사무총장으로 업무 중심에 있다. 강종일, 이만열, 임재경, 도재영, 이창복 등 쟁쟁한 원로들이 고문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 단체를 이끌고 있는 이현배 상임대표는 1964년 서울대 시절 시인 김지하와 함께 한일협정 반대 투쟁을 이끌었고, 74년엔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돼 사형선고를 받기도 했다. 90년대 초에는 경실련 2대 상임집행위원장으로 사회, 경제적 정의를 추구하는 활동에도 힘을 쏟았다. 

이 상임대표는 "우리가 추구하는 사회, 경제적 정의는 요원하고 사회 갈등이 풀리지 않는 근본 원인이 분단과 외세 개입이라고 봤고, 이것을 어떻게 하면 해소할 수 있을까 생각하고 있던 차제에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제) 사태가 충격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그것을 보며 분단과 외세개입을 배제시키기 위해서는 실현이 어려운 직접적인 통일 보다는 우회적이지만 중립화를 통한 외세 배제와 통일이 우리가 추구해야 될 길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와 관련해 이 대표는 "선조들이 이뤄놓은 독립이 불완전하기 때문에 완전한 독립을 위해 3.1절을 기해서 제 2 독립인 한반도 중립화를 선언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단체가 말하는 중립화는 남북한 동시 중립이고, 동시에 또 두 개의 중립국가가 완전 독립국가다. 그래서 뒤집어 이야기하면 1민족 2개 국가다. 이 대표는 "1민족 2국가지만 동질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라든지 그 구체적인 표현인 통일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서 남북 간 대표들과 민간 대표들로 구성된 남북협의체, 또는 민간협의체를 구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중립화의 구체적 경로’에 대해 '남과 북의 동시 중립화 선언 → 남북국가연합을 구성 → 중립화 평화조약 체결'의 과정을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첫 단계는 남과 북이 동시에 중립화 선언을 하고, 다음 단계로 남북국가연합을 구성해 중립화와 통일을 대비하는 협의를 한다. 마지막으로 남·북과 미·중 등 한국전쟁 주교전국이 평화회담을 열어 중립화 등이 포함된 평화조약을 일괄타결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그동안 각계에서 논의돼온 한반도 중립화를 충분히 검토했다며 "현재 국가연합에 의한 중립국이라든지 또는 낮은 단계의 연방제에 의한 중립화 통일이 아니다. 중립화를 먼저하고 그것의 효과적인 진행과 앞으로의 통일을 하기 위해서 국가연합 또는 국가연합 협의체를 두어서 한다"고 방향을 밝혔다. 

백민일 기자 bmi21@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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