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일본 죄악 철저히 계산할 것"…기념식 없어
한국, "대한민국 정통성 뿌리"…국가 경축일로 기려

제102주년 3·1절을 맞아 북한은 1일 일제강점기 일본의 만행을 규탄하며 그 죄악을 "철저히 계산할 것"이라며 강한 적대감을 드러냈다.

노동신문은 1일 "3·1인민봉기는 일제에게 빼앗긴 나라와 민족의 자주권을 되찾기 위한 애국투쟁"이라며 "일제는 우리 인민의 정의로운 항쟁을 야수적으로 탄압하는 극악한 범죄적 만행을 저질렀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도 이날 '반드시 심판받아야 할 죄악의 역사'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과거 일제가 우리 인민 앞에 저지른 죄악의 역사를 절대로 잊지 않을 것이며 반드시 그 대가를 청산하고야말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매년 3·1절이 되면 규탄 성명이나 대담 등을 통해 일제의 만행을 규탄하지만, 한국이 기념하는 3·1절과는 여러 면에서 차이가 있다. 

북한은 1948년 정권 수립 이후부터 3.1운동을 '3.1 인민봉기'로 불렀으며, 일본 제국주의에 맞선 항쟁으로 기리기는 했지만 그 중요성은 한국과는 크게 다르다. 

한국은 국체(國體)의 요강을 밝힌 헌법 전문(前文)에서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고 밝히고 있다. 한국은 항일운동사의 시작점을 3·1운동으로 태동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수립으로 본다. 즉, 3.1운동은 대한민국 정부 정통성의 뿌리다. 때문에 매년 국가 수반인 대통령이 경축사를 발표하고, 성대하게 경축식을 열고 있다.

반면 북한은 고(故) 김일성 주석의 무장 항일투쟁을 북한 정권 정통성의 기반으로 내세우는 만큼 상대적으로 한국보다 3.1절을 중요하게 기념하지는 않는다.  

북한에서 3.1절은 기념일도 공휴일도 아니며, 정권 수립 이래 지난 71년간 3.1절 기념행사에 북한 최고 지도자가 참석한 경우도 없다.  

북한은 3·1절 대신 3·1인민봉기라고 표현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일 위광남 사회과학원 역사연구소 실장과의 대담을 통해 "3·1인민봉기는 우리나라 민족해방 투쟁사에 자기의 뚜렷한 자욱을 남긴 전 민족적 반일항쟁으로서 오늘도 전체 조선인민의 기억 속에 역역히 남아 있다"고 밝혔다.

또한 3·1운동의 시작점과 관련해 북한은 평양을 주장하고, 한국은 서울로 소개한다. 앞서 위 실장은 대담에서 "1919년 3월1일 평양에서 시작된 대중적인 독립시위 투쟁을 첫 봉화로 해 봉기는 전국적 판도에로 급속히 번져졌다"고 주장했다. 3·1운동이 서울의 탑골공원이 아니라 평양에서 시작됐다는 것이다.

북한은 일본의 만행을 규탄하는 것과 함께 매년 3.1절에는 '노동신문' 등 관영 매체를 통해 '남조선(한국)의 민족적 자주권은 여전히 유린되고 있고, 미국의 지배에서 벗어나 외세를 배격하고 통일을 이루자'는 취지의 주장을 꾸준히 내놓고 있다.

북한은 김일성의 무장항일투쟁을 체제 정통성과 건국의 기반으로 하는 만큼 해방 후 철저하게 친일청산에 나섰다. 북한은 이를 근거로 남한에 여전히 친일잔재가 남아있고, 일제가 물러난 자리에 미국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백민일 기자 bmi21@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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