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단일화, 판갈이 수준 대변화…安 승리 땐 김종인 체제 위기
국힘 후보 승리시 국민의당 존립 어려워져…安 정치적 입지도 줄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왼쪽)과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KR DB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왼쪽)과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KR DB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한달여 앞두고 야권 후보 단일화가 최대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1년여 남은 차기대선의 전초전 성격을 띠고 있어 후보 단일화는 선거 후 정계개편과 대선구도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현재 야권은 국민의힘 오세훈·나경원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가 초미의 관심사다. 야권 후보들은 각각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와의 가상대결에서 박빙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이는 두 후보가 단일화를 이룰 경우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산이 높다는것을 말해준다.

◇野 후보단일화 따른 정계개편…'안철수 후보' 여부에 양상 달라

관건은 어느 후보로 단일화되느냐 여부다. 특히 '제3 지대'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최종 야권 후보가 되느냐에 따라 국민의힘, 국민의당 양당의 운명이 갈릴 공산이 크다.

야권 후보 단일화는 4·7 서울시장 선거 승패와 별개로 그 자체로 야권에 정계개편의 단초를 마련하게 된다. 단일화 결과에 따라서는 '판갈이' 수준의 대대적인 야권의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안철수 후보와 국민의힘이 각각 확보하고 있는 정치적 토대가 근본적으로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야권의 '토너먼트 경선'이 끝나고 단일 후보가 선출되면 '제1야당'인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어떤 관계가 되는지 등이 정계개편의 첫 신호탄이 된다는 의미다.

무엇보다 야권 단일화에선 안 후보의 승리 여부가 최대 변수로 꼽힌다.

안철수 후보가 야권 단일 후보로 되면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 이슈가 전면에 나올 수 있다. 선거 전략상으로도 안 후보가  '기호 4번'보단 '기호 2번'으로서 선거를 치르는 것이 유리하다. 

안철수 대표와 함께 바른미래당 통합추진공동위원장을 지낸 유승민 전 의원은 안 대표가 단일후보가 되더라도 (국민의당 기호인) 4번을 달고 선거에 나가면 (국민의힘) 2번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이 적극적으로 투표에 나설지 걱정이 된다며 합당에 의미를 부여했다.

또 서울시장 후보를 내지 못하는 제1 야당인 국민의힘은 자연스레 '김종인 체제'가 막을 내릴 수 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임기는 오는 4월7일까지이지만 후보 단일화 실패에 따른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다.

단일화 경선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승리하고 안 후보가 패배하면 오히려 통합(합당)에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국민의힘 위주로 진행되는 정계개편 논의에서 국민의당의 정치적 지분은 줄어들어 흡수통합에 대한 반발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안철수 대표와 국민의당은 당대당 통합에 거리를 두면서 대선 국면이 본격화되는 과정에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행보를 주시할 가능성이 있다. 만일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하지 않고 제3지대 신당 창당에 나선다면 그쪽으로 동참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야권 후보 단일화에 따른 정계개편의 양상은 안철수 대표가 단일 후보가 되느냐 여부에 따라 크게 갈릴 전망이다.

박상룡 기자 psr21@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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