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돌며 광폭행보…친문, 이재명 대항마로 주목
지지율은 약점…'국민시대' 출범 등 지지세력 결집

​정세균 국무총리가 28일 오전 대구 달서구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열린 제61주년 2·28민주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 도중 2·28민주운동 주역들을 위해 박수를 치고 있다. (KBS 캡처)​
​정세균 국무총리가 28일 오전 대구 달서구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열린 제61주년 2·28민주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 도중 2·28민주운동 주역들을 위해 박수를 치고 있다. (KBS 캡처)​

여권 차기대선 주자 중 '제3후보'로 거론되는 정세균 총리가 대권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내년 3월 9일 대통령선거가 1년가량 남은데다 여권 대선판도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어서다.

더불어민주당 당헌에 따르면 대선 후보 경선은 오는 9월 초에 열린다. 정 총리 입장에선 아직 총리 직책을 수행하느라 대선레이스에 나설 수 없어 시간이 부족한 상황이다.

여기에 지금까지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에서 호각을 다퉜던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대표의 경쟁구도가 깨지기 시작했다. 이 지사가 1위로 치고나가면서 이 대표가 좀처럼 추격을 하지 못하고 있는 걱이다. 친문(친문재인) 진영에 위기감이 팽배하면서 '제3후보' 정 총리를 주목하는 시선이 늘고 있다.

◇정 총리 전국 광폭행보..주요 현안에 '목소리' 내

정 총리는 '코로나 총리'로 불릴 정도로 국가 최대 현안인 코로나19 방역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그러면서 주요 현안에 대해 자기 목소리를 내는가 하면, 전국을 돌며 존재감을 알리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정 총리는 28일 2·28 대구 민주운동 61주년 기념식을 맞아 대구를 찾았다. 작년에는 대구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이 증가하면서 기념식이 열리지 못했다. 정 총리는 기념사를 통해 "불굴의 용기와 기개로 위기 극복에 앞장서는 대구의 역사는 지금도 진행 중"이라고 강조하며,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대구시민의 단합을 독려했다.

27일에는 경남 함양의 공공임대주택 단지를 방문하고, 24일에는 전북도청을 찾아 직접 새만금위원회를 주재하는 등 국책사업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등 수도권과 지방의 민생 현장을 직접 챙겼다.

25일에는 처음으로 진행한 정례 브리핑을 통해 부산 지역 최대 현안인 가덕도 신공항 사업에도 힘을 실었다. 정 총리는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내 부정적 기류를 의식한 듯 "행정부는 입법이 이뤄지면 그 법을 집행할 의무가 있다. 특별법이 국회에서 처리됐는데 모른 척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적극적으로 가덕도신공항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밖에도 정총리는 '검찰개혁'과 같은 민감한 정치 현안에 대해서도 "개인적으로 수사와 기소 분리하는 게 국민들의 인권 보장에 유리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정총리의 최근 행보는 지난해 1월 총리 취임 직후 "코로나19 방역에 전념하겠다"며 정치와 거리를 둔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정 총리가 가까와진 대선의 시간을 의식하며 대권행보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분석하기도 한다.

◇ 대권행보 '워밍업'…친문 '제3후보'로 주목

정 총리는 정치권에서 '저평가 우량주'로 평가받아왔다.  6선 국회의원에 국회의장까지 지냈고, 참여정부 시절 산업자원부 장관, 현재 국무총리 등 대통령 외의 주요직은 거의다 거쳤다. 정치적으로 남은 것은 '대권'이란 분석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하지만 정 총리의 대중적 인기는 아직 미미하다. 현재 정 총리의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은 3% 안팎에 머물고 있어 이재명 지사, 이낙연 대표 등과 비교하면 차이가 벌어져 있다.

이 때문에 최근의 적극적인 행보 역시 자신의 정치적 존재감을 부각해 여권 대선 주자 경쟁 구도에서 존재감을 높이겠다는 의지로 풀이됐다.

그나마 주목되는 것은 여권의 최대 세력인 친문 진영이 이재명 지사의 대항마로 정 총리를 꼽고 있다는 점이다. 친문 진영은 이낙연 대표가 박근혜,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론을 꺼내자 등을 돌리고, 이 지사에게 지지율에서 점차 뒤지는 것에 대해 불안감을 갖고 있다. 때문에 노무현 전 대통령 때부터 친문과 가까운 정 총리에 기대를 갖고 있다.

원지코리아컨설팅이 아시아경제 의뢰로 지난 1월 16일부터 17일 실시한 '민주당 대선 제3주자 유력 인물' 조사에서 정 총리가 1위(17.0%) 주자로 나타났다. 이어 2위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2.1%,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7.4%,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 6.4%, 이광재 민주당 의원 2.3% 그리고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2.0% 순이었다. 

정 총리 지지세력이 모인 '국민시대'도 전국화에 나서고 있다. 정 총리는 이달 초 '국민시대 전북지부' 3기 출범식에서 "더 헌신하여 국민이 주인되는 시대를 함께 열어가자"며 축사를 하기도 했다. 5일 열린 정세균계 의원 모임인 '광화문 포럼' 행사에는 국회의원 40여명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했다. 

정 총리는 4·7 재보궐선거가 끝나는대로 총리직에서 물러나 본격 대선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그때까지 정 총리가 얼마나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박상룡 기자 psr21@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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