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대, '경쟁력 조사'로 단일화 가닥…27일부터 착수
국민의힘 "당 뿌리 있어야 이긴다"…막판 신경전 불가피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단일 후보를 내세우기 위한 보수야권의 '수 싸움'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제3지대' 진영의 안철수 국민의당 예비후보와 금태섭 무소속 예비후보는 두 차례의 토론회를 마무리하고 27일부터 이틀간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대한 경쟁력'을 묻는 모바일 여론조사에 돌입한다.

국민의힘은 다음달 1일까지 예비후보 간 '3무(無) 토론'을 진행한 뒤, 100% 시민 여론조사를 거쳐 4일 최종 후보를 결정할 예정이다.

관건은 '범야권 단일 후보'를 뽑는 최종 여론조사다. 안 후보는 국민의힘 후보와의 단일화 방식에서도 '경쟁력 조사'를 관철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 후보와의 양자 대결에서 상대적으로 국민의힘 후보들보다 높은 경쟁력을 보이는 만큼 '본선 경쟁력'을 부각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유리해서다.

안 후보는 지난 24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단일화 방식에 대해 "구체적인 조사 문항은 모르지만 이번에 야권 단일후보를 뽑는 목적 자체가 선거 승리를 위한 것이기 때문에 (민주당 후보에 대한) 경쟁력을 조사하는 것이 취지에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여기에 중점을 두는 것이 맞다"고 했다.

'국민의힘 후보와의 2차 단일화에서도 이 방식이 그대로 적용돼야 한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경쟁력 조사를 하는 것이 누가 후보가 되든 이길 수 있는 확률이 높은 후보를 뽑을 수 있는 방법이기에 무리가 없을 것 아니겠느냐"며 "결국 민주당 후보에 대한 경쟁력을 묻는 게 핵심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야권 후보 단일화 방식으로 '적합도'를 묻는 여론조사를 선호할 것이라는 해석이 중론이다. 국민의힘이 102석을 거느린 제1야당인 만큼, 설문 문항에 정당 지지도를 포함해야 승기를 잡을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뉴스1에 "역대 선거 과정을 보면 기본적으로 당을 바탕에 두지 않은 사람이 된 적이 없다"며 "결국 당에 뿌리를 둔 사람이 이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3지대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에서 '정당 지지도' 조사를 주장할 가능성을 시사한 셈이다.

결국 국민의힘과 제3지대 모두 100% 여론조사로 범야권 후보를 뽑는다는 대원칙에 합의하면서도, 구체적인 여론조사 문항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민주당 후보와의 경쟁력은 높지만 정당 지지도는 약한 안 후보는 '본선 경쟁력'을 주장하고, 국민의힘은 '정당 지지자의 의견도 반영해야 한다'고 대치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마지막 순간까지 최종 단일화 방식을 둘러싼 '디테일 싸움'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이라며 "두 진영 간의 상당한 힘겨루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상룡 기자 psr21@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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