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남북생명보건단지' 구축 실현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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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남북생명보건단지' 구축 실현 가능성은?
  • 백민일 기자
  • 승인 2021.02.24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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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호응·제재·내부 공감대 형성 등 '필요'
"이르더라도 미리 준비…내용 구체화해야"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23일 대한적십자사와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가 주최하고 통일부가 후원하는 '상생과 평화의 한반도 생명·안전공동체 구축'을 위한 세미나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사진=통일부)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23일 대한적십자사와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가 주최하고 통일부가 후원하는 '상생과 평화의 한반도 생명·안전공동체 구축'을 위한 세미나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사진=통일부)

비무장지대(DMZ)에 남북이 공동으로 연구 및 임상실험을 하고, 약품을 생산하는 생명 보건 단지를 조성하자는 '남북생명보건단지' 건설 의견이 제기된 가운데 실현 가능성이 주목된다. 

지난 23일 대한적십자사와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가 주최한 '상생과 평화의 한반도 생명·안전 공동체 구축' 세미나에서는 "DMZ에 남북 인력의 자유 왕래가 가능한 생명보건단지를 구축하자"는 의견이 담긴 '남북생명보건단지 연구용역 내용이 발표됐다. 박상민 서울대 통일의학센터(이하 센터) 부소장 등 의료 및 백신 전문가 10여명이 지난해 9월부터 진행한 공동 연구결과다.  

이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남북생명보건단지에는 남북한 의과학 연구 인력들이 한 곳에 모여 천연물·농생명·백신·감염병·동물 질병 등에 대한 연구개발(R&D)을 할 수 있는 '남북생명의과학연구원', 임상 시험이 가능한 '남북원헬스종합병원', 다국가 협력 네트워크가 구축된 '남북생병보건산업단지' 등이 구축된다.

기존의 일방적인 대북 지원방식으로 진행하던 남북 의료협력에서 벗어나 남북한 의료인들이 한 공간에서 대응하는 상생모델이 필요하다는 게 연구의 결론이다.  

남북생명보건단지 조성의 목표는 남북간 보건의료 격차를 해소하고 지속 가능한 협력 체계를 구축해 '한반도 생명공동체' 조성하는 것이다.

구체적 방안과 관련해 박상민 부소장은 "남북 생명보건단지는 남북한 의과학 인력들이 기초의학 연구부터 임상실험까지 한 공간에서 지식과 정보를 창출하고, 제품을 생산하는 산(産)-학(學_-연(硏)-병(病-농생명 연계 산업 공간이 될 것”이라며 남북 생명의과학연구원(기초의학융합연구센터, 천연물연구센터, 아시아감염병대응센터, 백신연구센터, 동물질병연구센터, 농생명연구센터)과 남북 원 헬스 병원(종합병원, 감염병전문병원, 동물병원, 식물병원), 남북생명보건산업단지(의료기기 복합센터, 제약신약 생산시설, 농생명단지) 등 단지내 필요한 시설의 세부 구상도 내놨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한반도 생명ㆍ안전공동체를 만드는 것은 어느 한 쪽이 도움을 받는 것이 아니라, 나와 가족과 이웃도 함께 지키는 길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때”라며 “남북생명보건단지’는 남북의 전문가들이 한 공간에서 공동으로 연구와 개발, 생산에 참여하는 협력 모델로서, 지속가능한 남북 협력의 의미있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남북 공동 보건의료 분야의 청사진은 남북관계가 경색된 현 상황에서는 당장 실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북한이 남북관계를 완전히 단절한 상태인 데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인해 현 시점에서 당국간 협의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남북 합의가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사안이기 때문에 우리 측의 남북생명보건단지 제안을 북측이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관건이다.

북한은 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남북 간 문제에서 보건의료 협력 분야는 '비본질적' 문제라고 치부한 바 있다. 남북 사이에는 정치군사적 문제가 중요한 이슈임을 부각했기 때문에 쉽사리 비본질적인 문제인 남북생명보건단지 제안은 받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DMZ를 활용하기 위해선 이 지역을 관할하고 있는 유엔군 사령부와의 협의가 필수적인데 북한의 비핵화 문제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

대북제재 위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북 보건의료 지원은 인도적 차원으로 제재가 적용되지 않을 수 있지만 최소한의 지원 수준인 식량이나 자연재해, 안전한 식수 등의 차원을 넘어가게 될 경우 제재 위반 소지가 있을 수 있다.

반면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각별히 신경 쓰고 있는 상황은 긍정적인 전망을 갖게 한다.

최근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국제사회에 요청하거나 코로나19 비상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엔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나서 평양종합병원의 조기 건설을 드러내기도 했다. 

향후 관건은 국민적 공감대와 국제사회의 협력을 얻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남측 내부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해 남북 사업 추진의 탄력을 얻고, 국제 사회 협력을 통한 제재 완화를 이뤄낼 수 있을 경우 북측의 호응을 유도해 내기 쉬울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 박 부소장은 “UN 및 미국의 제재하에서 남북생명보건단지 구성을 위한 전문가의 자문이 필요하다”며 “세부 후속과제 설정 등 사전준비와 동북아 주변국이 참여하는 프로젝트로 확대할 수 있도록 제3국과의 협업 및 지속적인 남북한 교류협력의 필요성을 국제사회에 제기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백민일 기자 bmi21@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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