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수석 거취 유임설, 경질성, 시한부 교체설 등 분분
박범계 장관 손 들어 준 문 대통령 '교체'에 힘 실려
'청-검 갈등' 수습, 문 대통령 리더십 고려 4월 선거 후 유력

문재인 대통령과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
문재인 대통령과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이 22일 나흘간의 휴가에서 복귀해 자신의 거취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일임하면서 문 대통령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모아진다.

신 수석의 진퇴에 관한 문 대통령의 의중은 알려지지 않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크게 유임설, 경질설, 시한부교체설 등이 거론되는 상황이다.

신 수석이 복귀하면서 봉합을 이루는 모양새로 유임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지만, 얼마간의 시간을 가진 뒤 결국은 교체될 것이라는 반론도 상당하다. 

◇ 신현수 복귀…文정부 '레임덕 우려' 의식한 듯

신 수석은 나흘간 휴가를 끝내고 복귀한 22일 "거취를 문 대통령에게 일임하고 최선을 다해 직무를 수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문 대통령이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했다.

'무조건 사퇴'를 고수하던 신 수석이 한발 물러서 복귀한 것은 이번 사안으로 문 대통령의 레임덕 조짐으로까지 거론되는 등 정권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신 수석은 2004년 노무현 정부 때 사정비서관으로 당시 문재인 민정수석과 1년 반 동안 호흡을 맞췄다. 2012년 대선에선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법률가 350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2017년엔 캠프 법률지원단장을 맡아 문 후보의 '법률 멘토' 역할을 했다.

이처럼 문 대통령의 '20년 지기'로 알려진 신 수석이 항명하는 구도가 만들어지면 대통령의 리더십은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때문에 청와대 관계자와 여권 고위 인사들도 지속적으로 신 수석의 복귀를 설득한 것으로 전해진다.

신 수석 역시 자신의 거취를 문 대통령에게 넘기고 복귀한 것은 현 정부의 국정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신 수석의 지인들과 청와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신 수석은 복귀하더라도 ‘사의를 철회했다’는 말은 하지않은 것으로 정리된다.

◇ 유임설, 교체설 분분…문 대통령의 '고민' 속내

신 수석이 자신의 거취를 문 대통령에게 일임한 상황에서 문 대통령은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문 대통령이 유임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분석과 반대로 교체하기로 방향을 정했고 단지 시기를 살피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유임설은 문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신 수석의 사의를 만류해왔다는 점을 근거로 든다. 신 수석이 복귀하며 "최선을 다해 직무를 수행하겠다"고 밝힌 것이나, 신 수석이 휴가 중에도 검찰 중간 간부 인사에 대해 협의를 했다는 청와대 관계자의 전언도 유임설에 비중이 실린다. 

문 대통령이 여러 차례 신 수석의 사의를 만류할 정도로 신 수석에 대한 신뢰를 갖고 있는 데다 웬만해선 교체를 하지 않는 문 대통령의 인사스타일상 신 수석을 끝까지 유임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신 수석을 교체할 경우 또다시 검찰과의 갈등 관계가 부각돼 임기 말 국정운영에 부담이 될 수 있어 검찰과의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차원에서라도 신 수석을 유임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반면, 신 수석의 파장의 성격과 문 대통령이 신 수석에 대한 재신임을 명확히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교체설이 설득력있게 제기된다. 

이번 사태를 거치며 문 대통령 리더십이 상처를 받았다는 점, 민정수석실의 난맥상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점 등에서 문 대통령이 교체를 통해 분위기 쇄신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신 수석의 갈등이 여전하고, 검찰 고위 간부 인사와 관련해 문 대통령이 박 장관의 손을 들 어즌 것도 교체설에 힘이 실린다는 분석이다.

여권 안팎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내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교체 시기만 잠시 늦춘 것일 뿐, 결국은 교체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는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번 일로 내상을 입은 민정수석실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기능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앞으로 검찰개혁을 놓고 청와대와 검찰의 갈등을 조기에 수습하기 위해서라도 신 수석 교체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 문 대통령 복심은 경질?…"4월 선거 후 교체 유력"

신 수석의 복귀에 따른 거취를 놓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지만 청와대와 민주당 내부에선 '교체'를 확실시하면서 단지 '시기'를 보고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우선 신 수석이 복귀를 하면서도 사퇴 의사를 철회하지 않은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계속 잔류를 요청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박 법무장관의 검찰 간부 인사에서 문 대통령이 보인 행보는 결정적으로 신 수석과 동행하기 어렵다는 것을 암시한다.

지난 20일 동아일보는 박 장관이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 대해 문 대통령의 정식 결재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인사 발표를 강행했고, 이에 신 수석이 강하게 반발했다고 보도했다.

그러자 청와대는 20일 당일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나서 "대통령 재가없이 법무부 인사가 발표되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즉, 박 장관의 검찰 간부 인사가 문 대통령의 결재에 따른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이는 검찰 인사를 놓고 박 장관과 신 수석이 대립한 가운데 문 대통령이 처음부터 박 장관의 손을 들어준 사실을 공지한 셈이다.

따라서 신 수석의 검찰 인사에 대한 반발은 사실상 박 장관이 아닌 문 대통령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되고, 여권에선 반기를 든 것으로 보고 있다. 

문 대통령이 신 수석의 거취에 대해 침묵과 고민을 하는 것은 사실상 교체를 염두에 두고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는 게 청와대와 여권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견해이다. 

신수석 파동이 자칫  '추미애-윤석열 사태'로 상징되는 청와대와 검찰의 갈등으로 다시 부상하는 것을 경계하고, 4월 재보선을 앞 둔 시점이어서 즉각 경질을 하지 않을 뿐 교체는 확실하다는 것이다.

여권에서는 신 수석의 교체시기를 4월 재보선 이후나 윤석열 검찰총장의 임기가 끝나는 7월 후로 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4월 재보선 후 대선 국면이 본격화되고, 문 대통령 임기도 채 1년이 남지 않는다는 이유에서 4월 선거 후 교체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박상룡 기자 psr21@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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