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후보 대산 박영선 1위…국민의힘 나경원·오세훈 접전
후보단일화 경우 박영선, 나경원·오세훈에 앞서…안철수와는 박빙

4·7 서울ㆍ부산 시장 보궐선거를 50여일 앞두고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 관심이 쏠린다. 명절 연휴 직전의 여론조사로 비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민심의 교차가 활발하지 않지만 사람이 모이는 곳에선 자연스럽게 화제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번 여론조사들에서는 일정한 민심의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여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가 선두를 달리고 있고, 야권에서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가장 높은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후보 단일화를 전제로 가상 대결을 할 경우엔 상이한 결과를 나타내 4·7 보선의 최대 변수가 '후보 단일화'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여권 박영선 독주…야권 안철수 선두, 나경원·오세훈 추격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경우 향후 야권 후보 단일화나 민주당 후보 확정 등을 전제하지 않고 현재 거론되는 모든 후보를 대상으로 한 적합도 조사에서 박영선 민주당 후보가 1위에 올랐다.

리얼미터·MBC가 설 연후 기간에 실시한 조사(2월 13~14일) 결과(응답률은 8.9%, 표본오차는 ±3.1%p, 95%신뢰수준), 박 후보가 32.2%,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23.3%를 차지했다. 두 후보 간 격차는 8.9%포인트였다. 이어 나경원 국민의힘 후보 16.5%, 우상호 민주당 후보 7.6%,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7.0%, 조은희 국민의힘 후보 2.2%, 전 민주당 의원인 금태섭 후보 2.0%, 김진애 열린민주당 후보 1.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여야 다자구도에서는 박영선 후보가 우위를 나타냈지만 야권 후보단일화 변수로 인해 보선 선거판세를 점치기 어려운 여건이다. 이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의미에 대해 묻는 질문에서 일부 엿볼 수 있다.

응답자의 49.8%는 ‘정부·여당의 책임을 묻기 위해 야당에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고 답했고,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해 정부·여당에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는 의견은 43.1%로 두 의견 간의 격차는 6.7%포인트로 오차범위 밖이다. 야권이 후보단일화에 성공할 경우 유리한 선거지형이 형성될 수 있다는 의미다.

또한 범여권에서는 박 후보, 범야권에서는 안 후보의 후보 적합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야권이 분열돼 3자 구도가 실시되고, 여당 후보로 박 후보가 나올 경우,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가 크게 이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조사 결과는 야권 후보 단일화를 강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 예상된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부 심판론’이 힘을 받는 와중에도 박 후보가 선전하는 이유에 대해 김형준 교수는 “민주당 지지층의 정당일체감이 상대적으로 강하고, 박 후보의 출마 선언 이후 위기감을 느낀 기존의 여당 조직력이 집결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야권이 지루한 단일화 논쟁 속에서 이렇다 할 쟁점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사이에 박 후보가 경제 전문가 이미지와 행정 경험으로 다른 후보와 차별화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 힘 경선에서는 나 후보와 오 후보가 양강 구도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나 후보가 다소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1ㆍ엠브레인퍼블릭 조사(2월 8~9일)에 따르면, 국민의 힘 후보 적합도에서 나 후보가 24.1%로 오 후보(21.7%)를 오차 범위 내에서 2.4%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수층과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살펴보면, 나 후보가 오 후보보다 경쟁력이 우위에 있다.

보수층에서 나 후보는 33.9%의 지지로 오 후보(25.0%)에게 8.9%포인트 앞섰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선 나 후보 52.1%, 오 후보 26.9%로 큰 격차를 보였다. 

반면 중도층에서는 나 후보 26.2%, 오 후보 21.5%로 차이가 줄었다. 최근 오 후보가 나 후보에 대해 “강경 보수를 표방한다”면서 “사실 그 점이 굉장히 걱정스럽다. 국민은 강경 보수의 등장을 기다리지 않는다”고도 비판한 배경으로 해석된다. 

이는 향후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중도성향의 오 후보가 나 후보보다 경쟁력을 보일 수 있는 부분으로 해석된다. 

◇ 후보 단일화 경쟁력…가상 양자대결 양상은

야권 후보 단일화 경쟁에선 안 후보가 나 후보와 오세훈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목되는 점은 뉴스1ㆍ엠브레인퍼블릭 조사에 따르면, 보수층에서조차 안 후보의 지지가 나 후보와 오 후보보다 높게 나왔다. 가령 ‘안철수-나경원' 대결에서 안 후보는 43.2%, 나 후보는 35.7%를 얻었다. ‘안철수-오세훈' 대결의 경우 안 후보는 46.1%, 오 후보는 36.4%를 얻었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조차 안 후보는 나 후보(49.0%)를 상대로 41.1%, 오 후보(43.3%)를 상대로는 48.2%로 더 많은 득표를 했다. 

김형준 교수는 이런 조사 결과가 주는 함의에 대해 “보수층과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여권 후보와의 대결에서 누가 더 경쟁력이 있는지를 기준으로 지지를 선택하는 것 같다”면서 “하지만 국민의힘이 아직 본격적인 경선을 시작하지 않았고 통상 경선 후에는 컨벤션 효과가 존재하기 때문에 더 두고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아직 누구를 찍을지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이 25~30% 정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변수라는 설명이다.

박 후보가 여권 후보로 나오고 야권 단일화 후보로 나 후보나 오 후보가 나올 경우, 박 후보가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조사 결과는 국민의힘 후보와 안 후보가 최종 야권 후보 단일화 경쟁을 할 때 불리하게 작용될 수 있는 요인이다. 이에 대해 김형준 교수는 “국민의힘 후보로 야권이 단일화될 경우 야권표가 덜 결집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ytnㆍ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나 후보가 여당 박 후보와 격돌할 경우, ‘박영선-안철수’ 대결 시 안 후보를 지지했던 층의 58.7%만이 나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8.3%는 박 후보를 지지했다. 반면 오 후보가 박 후보와 격돌할 경우에도 안 후보 지지층의 54.7%만이 오 후보를 지지했고, 11,0%는 박 후보를 지지했다.

반면 여권 후보로 박 후보, 야권 단일화 후보로 안 후보가 격돌할 경우 여론조사마다 차이가 있을 정도로 팽팽한 것으로 나타났다. 

ytnㆍ리얼미터 조사에선 박 후보(38.9%)가 안 후보(36.3%)를 오차 범위 내에서 3.6%포인트 앞섰다. 그러나 뉴스1ㆍ엠브레인퍼블릭 조사에선 안 후보(45.2%)가 박 후보(35.3%)를 오차 범위를 훨씬 벗어난 9.9%포인트 차이로 크게 앞섰다. sbsㆍ입소스 조사에선 안 후보가 오차 범위 내에서 앞섰고, MBCㆍ코리아리서치 조사에서는 두 후보간의 차이가 0.5%포인트에 불과했다. 연령대별로 여권 지지세가 강한 40대는 박 후보를, 29세 이하와 60세 이상은 안 후보를 선호했다.

이같은 양상은 한길리서치가 MBN의 의뢰를 받아 지난 2월 15~16일 실시한 조사(서울시민807명 무선가상번호자동응답조사, 표본오차95% 신뢰수준±3.4%포인트, 응답률4.9%)에서도 나타났다.

                                                     <서울시장 양자 대결(단위, %)>

박 후보와 안 후보가 맞붙을 경우 박 후보가 39.3% , 안 후보가 39.4%로 초박빙 수준이다. 박 후보가 나경원 후보 또는 오세훈 후보와 양자 대결을 하는 경우 결과는 달랐다. 국민의힘 후보들보다 박 후보가 10%포인트 이상 앞서는 수치로 나타났다. 따라서 여론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양자 대결 국면이 만들어질 경우 여당 후보인 박 후보와 가장 팽팽한 대결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후보는 안 후보로 나타났다.

이는 향후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안철수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 정치권 일각에선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안 후보와 나 후보는 지지층에서 극명하게 갈리는 반면, 오 후보는 중도층 선점을 놓고 경쟁할 수있다는 점에서 나 후보보다 상대적 우위를 가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은 "40대는 여당 후보쪽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20대와 60대 이상은 지속적으로 양자 대결 구도에서 야권 후보쪽에 상대적으로 더 많은 힘을 실어주고 있다"며 "세대 대결 와중에 캐스팅보터 역할을 할 50대는 실질적 중도층으로 4월 선거 승패를 가를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말한다. 

김태훈 기자 thk@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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