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설주 퍼스트레이디 파격 패션 연출…공식 자리에선 북한식 고수
김여정 '일하는 여성' 스타일…원피스 거의 없고, 화려함 자제
북한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부인 여성 리설주 여사와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패션을 분석한 글이 나왔다.
박계리 통일교육원 교수는 21일을 '패션&메이크업으로 본 북한사회' 책을 통해 리설주 여사와 김여정 당 부부장의 패션 특징을 분석하고 북한 여성의 패션 트렌드를 소개했다.
박 교수는 리 여사의 경우 북한에서 퍼스트레이디가 전통적으로 착용한 '조선옷'으로 불리는 한복 대신 원피스를 선호하고, 김 부부장은 일하는 북한 여성의 전형적인 패션을 선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분석에 따르면 2012년 7월 처음으로 김 위원장의 부인이라는 사실이 공식 확인된 리 여사는 등장부터 파격적인 '퍼스트레이디 룩'을 선보였다.
리 여사는 노란색 물방울무늬 원피스와 하얀색 카디건 차림에 하이힐을 신거나(2012년 7월 경상유치원 현지지도 동행), 검은색 원피스에 빨간색 물방울무늬 재킷을 착용한 채 오픈토 하이힐을 신고(2012년 7월 능라유원지 준공식 참석) 대중 앞에 나타났다.
그간 북한 사회가 여성 옷차림으로 권장하지 않았던 몸매가 드러나는 원피스나 화려한 무늬의 옷들을 거침없이 소화했고, 때로는 바지를 입기도 했다. 또한 목걸이와 북한 여성들이 잘 하지 않는 귀걸이에 브로치까지 모두 착용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리 여사가 선호하는 치마 길이는 무릎에서 손가락 2개 정도의 길이로 내려오는 이른바 '샤넬라인'이다. 앉았을 때 치마가 무릎 위로 살짝 올라오는 게 특징이다. 아울러 원피스는 상당수가 허리 라인을 실제 허리 위치보다 높게 재단해 다리가 길어 보이는 효과를 노리기도 했다.
이러한 리 여사의 패션은 금기를 어긴 옷차림이라는 인식보다는 세련된 모습으로 북한 인민들에게 받아들여지고, 또 다른 유행을 만들어내게 됐다고 박 교수는 분석했다.
리 여사는 퍼스트레이디의 지위가 강조되는 외교무대나 공식 석상에서는 화려한 패션을 자제하고, 는 모습을 보였다.
가령 2019년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이 북한을 방문했을 때는 잔잔한 포인트 장식이 박힌 한복을 착용했고, 2018년 남북 정상의 백두산 등정 때도 활동성이 좋은 바지 대신 검은색 정장 치마를 입었다. 이는 중요한 공식적인 행사에서 여전히 바지차림을 금지하고 있는 북한 사회의 옷차림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리 여사는 북한이 요구하는 사회주의 옷차림의 도덕적 기준을 따르면서도 구두와 가방까지 세밀하게 패션코드를 맞추고 있다. 때로는 명품 가방을 당당히 들기도 한다.
반면 김 위원장의 국정 운영을 적극 보좌하는 김여정 부부장의 옷차림은 일하는 북한 여성의 전형적인 패션을 선보인다고 박 교수는 분석했다.
김 부부장은 리 여사와 다르게 원피스를 입는 일이 거의 없고 대부분 단정한 에이치(H)라인 투피스를 선호한다.
김 부부장은 스스로 정치적·행정적 활동을 하는 여성임을 드러내며 항상 김일성·김정일의 초상휘장을 옷에 달고 나타난다. 또한 북한의 대표 예술인인 현송월처럼 화려한 털목도리를 두르고 나타난 적도 없다.
김 부부장은 활동하기에 적합한 무릎 위 길이의 스커트를 주로 입는데, 투피스 컬러는 검은색과 하얀색 위주의 차분한 톤이 주를 이룬다. 그러면서도 블라우스 목 부분을 스카프 형식으로 디자인하거나 진주 장식 등으로 포인트를 줘 고급스러우면서도 단정한 세련미를 연출한다.
김 부부장은 북한 사회에서 요구하는 일하는 여성 패션을 리드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특히 최근에는 이러한 김 부부장의 치마 길이가 무릎 위로 짧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일하는 여성들의 변화하는 패션 감각을 읽어낼 수 있다.
민대호 기자 mdh50@korearepo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