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연 "출산 때문에 모습 감춰…직원 실수" 해명
이인영 "신변 이상설 없어…코로나19 상황인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겸 노동당 총비서의 부인 리설주 여사가 1년 1개월 만에 공식 석상에 자리한 이유를 두고 엇갈린 분석이 나와 논란이 빚어졌다.

앞서 북한 매체들은 지난 16일 김정은 위원장과 리설주 여사가 평양 만수대예술극장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광명성절') 기념 공연을 관람했다고 지난 17일 보도했다. 리 여사가 공개 석상에 등장한 것은 지난해 1월 25일 삼지연 극장에서 설 명절 기념공연을 관람한 이후 처음이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18일 리 여사가 1년여간 두문불출했던 이유를 '출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연구원은 통일부 출입기자단에 배포한 자료에서 "리 여사가 1년 1개월 만에 등장한 것은 출산 때문으로 보인다"며 "최고 존엄의 부인이 일반인과 동일한 모습(임신)을 보이는 것을 경계하고 비밀도 지키려는 것으로 관측된다"고 한 것이다.

그러나 보도 이후 파장이 커지자 전략연은 이날 "내부용 자료인데 직원 실수로 기자단에 보냈다"면서 "전략연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라고 했다.

또한 전략연은 같은 날 기자단에 보도 협조 요청문을 통해 "전략연 관계자들의 북한 관련 학술연구에 보탬이 되고자 소속 연구위원이 개인 의견을 전제로 작성한 자료"라고 재차 강조했다.

전략연의 주무관청인 국가정보원은 지난 16일 국회 정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리 여사가 그간 공식 석상에 나타나지 않은 데 대해 "특이동향이 없고, 아이들과 잘 놀고 있다"며 "코로나19 방역 문제 등 때문에 등장하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18일 사견임을 전제로 리 여사가 1년 이상 공식석상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과 관련 코로나19 방역과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리설주 여사가 지난 1년 1개월 동안 공식석상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이유'를 묻는 질문에 "통일부 차원에서는 특별하게 파악하고 있지 않다"면서 "신변 이상설 보다는 코로나19 상황, 정상외교 등 있어서 '퍼스트레이디' 역할 등을 고려해 궁극적으로 잘 등장하지 않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베이징의 정통한 대북소식통은 "북이 김일성·김정일 시대에는 부인이 공식 석상에 나오는 일이 없었다"며 "리설주가 처음 등장한 것은 북이 정상국가로 가는 과정의 일환으로 오랫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은 것에 대해 출산설도 있지만 코로나19 상황이 더 관련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올해 '광명성절'(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2월16일) 행사를 평년 수준으로 진행한 것을 두고 지난해에 비해 방역에 대한 자신감이 붙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광명성절 행사를 대폭 축소한 바 있다. 당시는 코로나19 확산 초기로 방역 체계가 다소 미흡했던 만큼 어쩔 수 없이 행사 축소를 선택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통일부는 16일 북한의 올해 광명성절 행사 규모가 지난해보다 다소 커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올해는 예년 수준의 행사가 진행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통일부는 이어 지난해 광명성절 행사가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집권 이후 가장 작은 규모로 열렸었다며, 올해 행사가 다시 정상적으로 치러진 것에 대해 "북한이 방역 수칙을 발전·조정하는 맥락에서 방역 수칙을 지키면 이 정도 규모의 행사는 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해 광명성절 당시 김 총비서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이외에는 별도의 행사 일정을 보도하지 않았다. 참배 행사 수행 인원도 전년보다 대폭 줄며 내부 방역 긴장감을 드러냈다.

그에 반해 올해는 중앙사진전람회를 비롯해 연일 경축 공연 등을 개최하며 지난해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이어졌다. 

김 총비서의 금수산궁전 참배 수행 인원 규모도 제자리를 찾았다. 지난해 광명성절 기념 참배 땐 17명의 간부만 동행했지만, 올해엔 100명 가까운 인파가 김 총비서의 뒤를 따라 입장했다.

특히 이번 광명성절엔 1년 넘게 공식 석상에서 자취를 감췄던 김 총비서의 부인 리설주 여사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그동안 리 여사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북한 당국의 철저한 관리를 받는 것으로 추측된 바 있다.

민대호 기자 mdh50@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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