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과 광명성절 기념공연 관람…다정한 모습 연출
각종 추측 방지 차원에서 공개했을 가능성 등 제기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7일 김정은 당 총비서가 전날 당 중 앙지도기관 성원들과 함께 광명성절 기념 공연을 관람하였다고 보도했다.(노동신문 갈무리)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7일 김정은 당 총비서가 전날 당 중 앙지도기관 성원들과 함께 광명성절 기념 공연을 관람하였다고 보도했다.(노동신문 갈무리)

 

작년 1월 이후 두문불출하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부인 리설주 여사가 약 13개월 만에 공개 석상에 모습을 보였다.

뉴스1에 따르면 노동신문은 17일 전날 김 총비서가 광명성절(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을 맞아 만수대예술극장에서 열린 기념 공연을 관람했다면서 그와 동행한 리 여사의 사진을 실었다.

관객석 중앙에 나란히 앉은 김 총비서 부부는 상대를 향해 상체가 살짝 기울어져 있어 '다정한' 둘의 관계를 시사했다. 다른 사진에도 두 사람 모두 환하게 웃거나 손뼉을 치는 모습이 담겼다. 리 여사는 왼손 네 번째 손가락에 결혼반지로 추정되는 반지를 끼고 있었다.

리 여사는 작년 1월25일 음력설에 김 총비서, 김경희 전 당 부장(김정은 고모)와 함께 기념공연을 관람한 일정을 마지막으로 공개 행보를 멈췄다.

북한은 작년 1월2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국경을 봉쇄하는 등 강력한 방역 조치에 들어갔고, 이에 리 여사도 바이러스 감염을 우려해 몸을 보호하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어린 자녀들과 함께 김 총비서의 '특각'이 있는 원산에 체류하고 있다는 피신설과 임신설 등이 다양하게 제기됐다. 주요 행사에서 자취를 감추자 김 총비서와의 불화설마저 불거지기도 했다. 리 여사는 작년 10월 북한이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맞아 대대적으로 시행한 열병식, 지난 11일 설 명설 기념 경축 공연에서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방역 성공'을 내세우며 김 총비서가 자리하는 행사에는 마스크를 쓰지 않는 북한의 '노 마스크' 고집에, 리 여사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공식 석상에 등장하지 않고 있다는 설명은 설득력이 다소 부족하게 보이기도 했다.

북한이 13개월 만에 리 여사의 모습을 공개한 까닭은 이 같은 각종 '설'을 잠재우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무분별한 추측까지 이어지자 다정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두 사람의 관계가 문제가 없다는 점도 강조하려는 의도다.

앞서 전문가들은 지난달 12일 조선중앙TV를 통해 리 여사가 백마를 타고 김 총비서와 함께 백두산을 등정한 기록 영화가 다시 방송된 점을 근거로 리 여사의 위상엔 지장이 없다고 분석했다.

북한 내부에서 리 여사의 거취에 대한 궁금증이 커졌을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잠행에 들어가기 전 리 여사는 2018년 4월, 9월 남북 정상회담에 동행하는 등 '광폭 행보'를 보였기 때문이다.

2018년 9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평양을 방문했을 때 리 여사는 김 총비서와 함께 문 대통령 부부를 환대하고 대부분의 일정을 함께 소화했다. 이처럼 북한의 '퍼스트레이디'로서 존재감을 과시했던 리 여사의 근황은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도 궁금한 사안이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외부에 '화목한 가정'을 연출함으로써 김 총비서가 안정된 상태로 국정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신문이 공개한 김 총비서와 리 여사의 사진은 전부 환하게 웃는 밝은 모습이다.

리 여사가 그간 잠행한 정확한 이유는 확인되지 않지만, 우리 정부는 코로나19 상황이 가장 큰 이유라고 보고 있다. 국가정보원은 전날 국회 정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리 여사와 관련해 "코로나19 등 방역 문제로 등장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여전히 강도 높은 방역 단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리 여사의 공개 활동은 제한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민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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