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후보 단일화로 당 외연 확장 여부·유권자 피로도 관건
부산, 후보들 상호비방전…가덕신공항 변수도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가 52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판도는 아직 안갯속이다. 이른바 '부동층' 표심이 선거의 최대 변수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가장 큰 변수로 꼽히는 것은 단연 단일화다. 야권에서 촉발된 단일화 논의가 여권으로도 옮겨붙으면서, 후보 단일화로 최대한의 시너지를 이끌어내는 쪽이 이번 선거의 승기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뉴스1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당 최종 후보가 결정되는 다음달 1일부터 본격적으로 열린민주당과의 단일화 논의를 진전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김진애 열린민주당 후보와 민주당의 박영선·우상호 후보 모두 단일화를 환영한다는 입장이어서 이달 안에는 큰 잡음 없이 각자의 존재감을 높이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두 정당의 통합을 단일화의 전제로 설정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 과정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후보자들 모두 민주당 차원에서 관련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합당으로 자칫 중도층이 아닌 강성 지지층쪽으로만 외연이 확장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때문에 통합 문제는 민주당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선거 때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조정훈 시대전환 후보는 단일화에 선을 그었고 정의당은 성추행 의혹으로 무공천을 약속한 상황이다. 따라서 민주당이 조 후보에 맞서 정의당 지지층까지 흡수할 수 있는 단일화 방식을 채택할 수 있을지에 따라 여권의 서울시장 판도는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찍이 단일화 논의를 시작한 야권은 국민의힘 당내 경선과 제3지대 경선, 이른바 '투트랙'으로 진행되는 1차 경선을 다음달 초까지 마무리짓는다.

앞서 단일화를 둘러싼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강도 높은 신경전이 이어지면서, 일각에서는 야권 단일화 가능성에 대한 회의론까지 제기된 바 있다. 그러나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안 대표와 자신의 정체성을 '제3지대'로 규정하고 투트랙 경선 모델이 가시화하면서 혼란은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야권 역시 단일화의 성패는 오는 3월에 달려있다. 제3지대와 국민의힘 최종 후보가 3월 각각 발표되면 야권 최종 단일화 작업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후보 등록 마감일인 오는 3월19일까지 2주 안에 마무리돼야 한다. 이 때 진행되는 협상 과정과 그 결과가 국민의힘 지지층과 안철수·금태섭 후보의 중도 지지층 표를 결집할 수 있을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선거 국면에 접어들면서 여야 정당지지율이 역전에 재역전을 거듭하고 있는 부산에서는 후보자들 사이의 상호 비방전이 보궐 선거판을 끝까지 흔들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부산시장 후보 지지율로는 박형준 국민의힘 예비후보가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국민의힘 예비후보들 사이에서 상호비방전이 지속됨에 따라 정당 지지율 1위 자리는 민주당에 수차례 내주었다.

자성의 목소리는 국민의힘 내부에서 터져나왔다. 부산지역 정당지지율이 민주당에 뒤졌다는 결과가 잇따라 나오자 지난달 박성훈 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요즘 현장을 열심히 다니고 있는데, 시민들께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 가운데 하나가 욕좀 하지 말라는 말이다"며 "부산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많이 떨어졌다고 한다. 우리 당 후보들끼리 상호비방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을 보면서 정말 속이 많이 상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4·7 재보궐선거 공천관리위원회가 산하에 시민특별검증위원회를 두고 후보자들 검증에 나섰지만 여전히 일부 예비후보들은 공관위 측이 제대로된 검증을 하지 않았다며 강한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갈등 상황이 지속적으로 표출될 경우 유권자들의 피로도 역시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부산시장 선거에서는 지역 최대 현안인 가덕도 신공항 문제도 하나의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아직까지는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지도부가 직접 나서서 적극 추진하겠다는 뜻을 피력한 상황이어서 향후 누가 부산 시민들에게 어느 정도의 진정성을 보이고 신뢰를 주느냐에 따라 승패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박상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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