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 3월4일 후보 발표에서 "이달말 또는 3월1일 확정 가능"
역선택 우려 나경원, '안철수와 서울 공동운영' 오세훈…제3지대도 신경전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13일 오전 서울 관악구 신림동 주사랑공동체 교회가 운영하는 베이비박스를 방문해 이종락 목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오세훈 캠프 제공)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13일 오전 서울 관악구 신림동 주사랑공동체 교회가 운영하는 베이비박스를 방문해 이종락 목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오세훈 캠프 제공)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단일 후보를 내세우기 위한 보수야권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유력 예비후보들은 자신에게 유리한 단일화 방식을 제안하며 최종 후보가 되기 위한 여론몰이에 고삐를 죄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은 당초 3월4일로 예정됐던 후보 확정을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경선이 빠르게 진행될 경우 후보 단일화 협상 시간도 당겨질 수 있다.

뉴스1에 따르면 정진석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은 13일 통화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본경선에 나선 4명의 예비후보 간 합동토론회가 이달 26일 예정돼 있기에 물리적으로 이달말에 후보를 확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빨라야 3월1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회 일정을 조금 앞당겨 최대한 이달 말에 후보를 확정하는 것은 불가하냐는 질문에는 "이틀간 여론조사를 벌여야 한다"며 "공관위 차원에서 아직 기존 경선 일정을 재조정한 바는 없다"고 말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이달) 25일이면 (경선 후보간의) 토론이 끝나고 바로 여론조사에 들어갈 것 같으면 우리(국민의힘) 후보를 확정할 수 있다"며 "이달 안에 (후보 확정을) 끝을 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의 발언은 김 위원장의 이런 발언을 염두에 둔 것으로 경선 일정 조정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한 것은 아닌 것으로 풀이된다.

두 사람의 말을 종합하면 국민의힘은 이달말, 늦어도 3월1일에는 후보를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3월1일은 제3지대 단일화에 나선 안철수 국민의당 예비후보와 금태섭 무소속 예비후보 간 단일후보가 확정 발표되는 날이기도 하다.

국민의힘과 제3지대에서 모두 3월1일 후보를 확정한다면 선출 직후 최종 단일화를 위한 협상에 돌입할 것이란 전망도 가능하다. 김 위원장은 "3월10일 이내로만 단일화가 이뤄질 수 있다면 선거에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의 후보등록일은 3월18일과 19일 이틀간이다.

관심을 끈 건 김 위원장이 갑작스럽게 당 단일화 일정을 닷새 정도 앞당긴 이유다. 정치권에서는 제3지대 후보단일화 일정 등을 감안해 범야권 후보단일화에 있어 주도권을 쥐기 위한 판단이 깔려있다는 해석이다. 또 이미 '토너먼트식' 단일화 과정을 확정했기에 더는 시간을 미룰 이유가 없다는 김 위원장의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단일화 일정이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유력후보들은 단일화 방식을 두고 수 싸움에 돌입한 모습이다. 국민의힘 오세훈 예비후보와 나경원 예비후보는 당 최종후보는 본인이 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친 상황이다.

오 후보는 이날 MBN 뉴스와이드에 출연해 "국민의힘 후보 결선은 서울시민 여론조사만으로 결정한다"며 "그런데 (당원 20%-여론조사 80%인 예비경선에서) 제가 지난 예비경선 시민 여론조사에서 1등을 했다. 이 여세를 몰아서 비전과 정책으로 한번 멋지게 승부해 보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나경원 전 의원이 11일 오전 서울 은평소방서를 방문, 소방대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나경원 캠프 제공)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나경원 전 의원이 11일 오전 서울 은평소방서를 방문, 소방대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나경원 캠프 제공)

나 후보는 지난 10일 언론과의 차담회에서 "후보간 일대일 토론회와 합동토론회를 거치면 우리 지지자들이 저를 지지할 것이라고 본다"며 "제가 최종후보가 될 테니까 가정에 의한 질문은 너무 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나 후보는 당 후보 확정을 위한 여론조사 방식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정당 지지도를 묻지 않은 채 일반시민 여론조사 100%로 당 후보를 확정하는 것이 '역선택'의 우려를 낳기 때문이다. 나 후보는 예비경선에서 20% 비율이었던 당원 조사에서 1위를, 80% 비율이었던 시민 여론조사에서 오 후보에 이어 2위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여론조사에 자신감을 내비친 오 후보는 제3지대 단일 후보로 유력한 안 후보와 일대일 최종 단일화 규칙을 제안하는 것까지 나아간 상태다.

오 후보는 "중도를 지지층으로 하는 대표적인 정치인이 우리 당에 있다면 아마 그건 제가 아닐까 싶다"며 "(제가 최종후보가 되고) 안 후보에게 서울시를 공동 운영한다는 제안을 하고 협의를 해서 단일화가 된다면 여론조사로 정하는 것보다 유권자들의 기대감을 최대로 끌어올릴 수 있는 단일화가 되지 않을까 싶다. 머릿속에 몇 가지 구상이 있다"고 말했다.

제3지대의 안 후보와 금 후보 역시 단일화 방식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안 후보는 민주당 후보와의 경쟁력 조사를, 금 후보는 야권 단일후보 적합도 중심의 조사를 선호하고 있다.

양 측은 토론회 개최 일자와 횟수 등으로 한 차례 신경전을 벌였는데, 일단 안 후보 측 요구대로 협상은 일단락됐다.

두 차례 토론회를 개최하기로 합의한 양 측은 오는 15일 '문재인 정부 4년간의 평가와 대안'을 주제로 첫 토론회를 개최한다. 열흘 후인 25일에는 '서울시 비전과 정책'을 주제로 토론회를 진행한다.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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