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통일학 포럼…"남측, 국제화 지원해야"
김일성·정일 초상 없애고, 당 핵심 조직지도부 분화 역할 수행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통일학 포럼(유튜브 캡처)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통일학 포럼(유튜브 캡처)

북한이 '불량국가'라는 이미지를 벗고 '정상국가'로 나아가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이 2일 주최한 '북한 8차 당대회 평가와 전망' 통일학 포럼에서 김병로 연구원 HK교수는 최근 열린 8차 당대회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사회주의 정상 국가를 향한 열망과 집념을 드러냈다고 밝혔다.

이정철 교수(숭실대학교 정치외교학과)는 북한 노동당의 핵심 부서인 조직지도부가 분화하고 경제 인사가 요직을 맡은 것이 경제 중심의 정상국가로 변화를 시도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병로 교수는 북한이 정상국가로 인정받고자 하는 열망은 8차 당대회에서 김일성·김정일 초상이 사라졌다는 점에서 뚜렷하게 보인다고 분석했다.

7차 당대회까지만 하더라도 축하공연에서도 김일성·김정일·김정은 사진이 40초가량 나오고 당원이 기립해서 이를 바라보는 장면이 연출됐지만, 이번 당대회 기념공연에서는 2시간 내내 단 한 번도 최고지도자 사진이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한 김정은 국무 위원장의 호칭 변화와 비서국체제로의 직제전환,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의 제시는 정상국가의 의지를 보이는 대목이라는 분석이다.

김 교수는 7차 당대회 당시 연주했던 '높이 날려라 우리의 당기' 대신 '인터나쇼날'을 폐막 곡으로 택한 것도 정상국가 열망이 반영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인터나쇼날은 2017년 중국 당대회를 비롯해 베트남과 쿠바 등 여타 사회주의 국가에서도 사용하는 곡이다. 총비서 역시 다른 나라에서 이 제도를 운용하고 있기에 과감하게 복구한 것으로 봤다.

김 교수는 북한이 8차 당대회를 통해 정상국가의 의지를 보였지만 비현실적인 목표설정, '자력갱생, 자급자족'의 기본'종자'는 정상국가로 가기 위한 어려움을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북한이 정상국가로 인정받고자 하는 열망은 높지만, 여전히 경직돼 있어 한국 등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북한이 국제사회의 평등한 일원으로 교류·소통할 수 있는 국가로 바뀔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며 "북한을 국제화하는 정책 방향으로 (정부의) 대북정책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정철 교수는 지난 7차 당 대회에선 조직지도부에 많은 권한을 집중시켜 지배력을 강화한 데 비해 이번 8차 대회선 군정지도부, 규율조사부, 법무부 등 부서 신설을 통해 조직지도부의 업무를 분산시켰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 교수는 이러한 업무 분화를 두고 "조직지도부의 권력이 더 강화된건지 약화된 것일지는 좀 더 판단해야 할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교수는 경제 인사였던 김재룡 전 내각총리가 조직지도부 부장을 맡은 것을 두고 "굉장히 이례적"이라며 "이것은 당 조직지도부가 전국적으로 경제 문제를 강조하게 하는 측면이 있지 않겠냐"라고 내다봤다.

토론세션에는 조동준 교수(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천해성 책임연구원(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정병국 책임연구원(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이영훈 연구원(SK경영경제연구소)이 대외, 대남, 경제 파트를 중심으로 토론을 이어갔다.

통일평화연구원은 지난 2006년 제1회 통일정책포럼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총 75회에 걸쳐 국내·외 학자 및 전문가를 초청해 통일 정책에 대한 논의를 진행해 왔다.

다만 올해부터는 통일 정책 문제뿐만 아니라 통일학과 관련한 다양한 주제를 포괄하는 명칭인 통일학 포럼으로 변경됐다.

백민일 기자 bmi21@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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