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국방·통일 "올해 북미·남북 대화 재개에 총력"
한미 조율 바탕 '남북' 통해 북미 관계 추동 구상
정부가 올해 외교·안보 최우선 과제로 북미·남북 대화 조기 재개를 설정하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재가동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확인했다.
뉴스1에 따르면 남북간 상시 소통 채널 구축을 통해 남북 관계를 복원하고 북미 관계까지 추동하겠다는 구상인데, 이에 한반도 운전자론이 다시 급부상하고 있다. 정부는 더 나아가 가속 페달을 밟겠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정부의 희망섞인 각오를 두고 한미간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외교부는 21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한 '2021년 연두 업무보고'에서 올해 핵심추진과제로 '한반도 평화를 실현하는 외교'를 제일 먼저 꼽고, 바이든 미국 신 행정부와의 협의 틀을 조기에 구축해 북미대화 재개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임기 말에 접어든 문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에 시동을 걸고 있는 가운데 이를 위한 제반 여건 조성에 총력을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외교부는 "한미 간 조율된 전략을 바탕으로 북미 대화 재개 노력에 집중해 실질적 비핵화 과정 돌입의 토대를 마련하겠다"며 "이를 통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안정적 추동력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통일부와 국방부도 각각 업무보고에서 서울·평양대표부 설치와 남북 군사회담 정례화 등 남북 연락채널 복구을 핵심 과제로 명시했다.
특히 국방부는 "남북군사공동위 구성·운영 등 남북군사회담 정례화를 추진하겠다"며 문 대통령이 지난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한미연합훈련 실시 여부를 협의할 수 있다고 밝힌 군사공동위 가동 의지를 분명히 했다.
국방부 당국자는 "남북 간 군사적 관련 사항은 대화를 통해 협의하자는게 기본 입장으로 결론적으로 군사공동위에서 논의될 수 있다"며 "한미연합훈련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하기 위한 차원에서 논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북군사공동위는 문 대통령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2018년 8월 평양에서 체결한 9·19 군사합의를 통해 조속 가동에 합의했던 것으로 △대규모 군사훈련 및 무력증강 문제 △다양한 형태의 봉쇄 차단 및 항행방해 문제 △상대방에 대한 정찰행위 중지 문제 등을 안건으로 한다.
남북간 우발적 무력충돌 방지를 위한 상시적 소통 채널로서 기대를 모았던 군사공동위는 그러나 이후 북미 및 남북 관계 악화에 따라 결국 단 한번도 열리지 못했다.
북한은 지난해 6월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살포를 빌미로 개성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고 모든 군 통신선을 차단한 채,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공동조사 등을 위한 문 대통령의 통신선 재개 요구에 침묵으로 일관 중이다.
그럼에도 국방부 당국자는 남북 군사회담 재개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북한이 호응을 한다면 오랜 시간이 안되서 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통일부도 올해 최우선 과제로 지난해 6월부터 단절된 남북 당국간 통신선 등 연락채널을 복원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총력 지원 의지를 밝혔다.
남북군사회담 개최 및 남북군사공동위원회의 가동과 9·19 군사합의 이행을 위해 국방부와도 계속 협력하겠다는 방침이다.
통일부는 "채널 복원 후 '서울-평양 상주대표부' 설치 등 발전된 남북연락·협의기구를 구축할 계획"이라면서 "분야별 및 고위급 회담을 재개해 보건의료·방역·기후환경·재난재해 협력, 이산가족 상봉·상설면회소 개소·적십자 회담 개최 등 포괄적인 남북관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통일부는 한미 간 조율을 바탕으로 북핵 문제의 실질적 해결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외교부와도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외교가에서는 한미연합훈련 축소·연기와 대북전단금지법 등으로 동맹과 인권을 중시하는 바이든 행정부와 '이견'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돼 한미간 의견조율이 핵심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외교부는 이를 위해 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 절차가 끝나는 대로 바이든 측과의 소통에 집중, 한미간 협의의 틀을 조기에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특히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의 카운터파트가 될 새 북핵수석대표가 정해지는 대로 소통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면서 "미국측 고위급 인사들의 의회 인선 과정이 완료되는 즉시 양국간 속도감이 있는 고위급 교류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백민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