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개혁연대, (주)LG·LG화학 기업분할 분석
"인적·물적 분할 LG 오너가 유리하게 진행"

여의도 LG 사옥 ⒸKR DB
여의도 LG 사옥 ⒸKR DB

LG화학과 LG그룹의 기업분할이 소액 주주에 손해를 끼쳤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제개혁연대는 19일 발간한 보고서 '경제개혁이슈 2021-1호, 분할 등 기업구조개편의 효과 분석 : LG화학과 ㈜LG를 중심으로’를 통해 이같이 언급했다.

연대는 “분할이 일반적으로 기업가치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인식되나 실제로는 분할 이후의 자금조달 방법 등에 따라 소액주주들의 기회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상존한다”면서 “우리나라 기업들은 기업가치라는 경영적 판단 외에도 지배주주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다양한 합병 또는 분할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LG의 인적 분할…LG 최대 주주에 유리하게 작용 

㈜LG 이사회는 작년 11월 26일 회사를 인적분할 한다는 결정을 하고 관련 내용을 공시했다. 분할은 LG신설지주를 신설하고, LG신설지주에는 LG상사, LG하우시스 LGMMA 그리고 실리콘웍스 주식을 보유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주)LG는 분할의 목적을 “글로벌 경쟁 격화 및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민첩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지주회사의 사업 포트폴리오 관리 영역을 더욱 전문화할 수 있는 구조로 조속한 전환 필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제개혁연대는 구본준 LG그룹 고문이 LG상사와 LG하우시스·실리콘웍스 등을 거느리고 LG그룹에서 계열 분리하는 건에 대해 분석했다. 구본준 고문은 고(故) 구자경 LG 명예회장의 셋째 아들이며, 고 구본무 LG 회장의 동생이다. 

연대는 ㈜LG의 분할이 적정한 것인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분할의 목적이 타당한 것인지, 분할이 회사가 추구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인지가 검토되어야 한다고 했다. 

연대는 분할의 타당성과 관련해 "LG가 분할 목적이 '사업영역의 정리 및 계열분리'라고 했는데 구광모 회장 등 최대주주에게만 이해관계만 있을 뿐 소수주주와는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다"고 했다.

연대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지배주주만 누리는 상황이 정당한 것은 아니지만 한국의 시장이 지배주주에게만 경영권 프리미엄을 지급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그러나 ㈜LG는 인적분할을 선택했는데 그 이유는 구광모 회장과 구본준 고문 간 계열분리를 전제로 구본준 고문에게 보다 쉽게 계열분리되는 회사들의 경영권을 양도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LG가 회사를 인적분할하고 계열분리를 하겠다는 발표를 했으나 분할되는 부분의 자회사들을 제3자에게 매각해도 ㈜LG가 밝힌 분할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며 “자회사들을 매각하는 경우 지주회사 디스카운트 문제를 부분 해소하고, 경영권 프리미엄을 수취할 수 있어 결과적으로 해당 이익은 ㈜LG 주주들이 지분비율만큼 향유할 수 있다”고 했다.

◇LG화학의 물적 분할…소액주주보다 LG 오너가 위한 방식

LG화학은 지난해 전지사업 부분을 신설법인인 LG에너지솔루션으로 하는 물적분할을 실시했다. LG측은 "LG화학의 100% 자회사로 소유함으로써 다양한 자금조달 방식을 할 수 있고, 대규모 투자자금을 유치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할 수 있으며, 사업부문별 독립적인 재무구조 체제를 확립해 재무 부담을 완화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경제개혁연대는 "LG화학 물전 분할에 대해 전지사업부문에 대한 자금조달이 분할의 목적이라고 했지만, 물적분할이 아닌 차입금으로 필요자금을 조달하는 방법, 분할을 실시하지 않고 유상증자를 하거나 인적분할, 또는 전지사업 부분을 존속회사로 한 물적분할 후 유상증자를 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대에 따르면 소액주주 입장에서는  ‘차입금으로 자본조달’, ‘분할 하지 않거나 다른 방법으로 분할한 후 유상증자’ 방식으로 하거나 이를 병행하는 것이 유리한 반면, ‘전지부문을 신설회사로 물적분할 한 후 유상증자(IPO)’ 방식은 IPO(기업공개)에 따른 희석화로 기회손실이 발생한다. 이에 반해 구광모 회장 등은 ‘분할 하지 않거나 다른 방법으로 분할한 후 유상증자’ 는 ㈜LG가 실시하는 유상증자 대금을 마련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연대는 LG화학이 논란 제기에도 물적분할의 방법을 선택한 것은 구광모 LG그룹 회장 및 오너 가족이 지분 유지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연대는 지금까지 주총에서 기업 분할 안건이 대부분 찬성표를 받아왔지만 앞으로는 주주들이 기업 분할 안건을 더욱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연대는 “지금까지 분할이 기업가치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든가 희석화 등의 기업가치 훼손위험이 낮다는 등의 이유로 주총에서 대부분의 주주들이 찬성을 해왔던 것이 현실”이라며 “이런 현실을 반영해 지배주주들은 일부 주주들의 제한적인 손해를 기반으로 지배주주들의 이해관계를 위해 분할 등을 활용해 온 측면도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사회 및 기관투자자 등은 앞으로 회사의 분할이 주주들 간의 공평한 이득 및 기회이익을 얻을 수 있게 되는 방법인지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상연 기자 lsy@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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