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국무장관 지명자 '전략적 인내' 정책 수립 일조
캠벨 '아시아 차르' 지명자 '피봇 투 아시아' 정책 설계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지명자가 지난해 11월 24일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퀸 시어터에서 가진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새 외교안보팀 소개 기자회견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지명자가 지난해 11월 24일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퀸 시어터에서 가진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새 외교안보팀 소개 기자회견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오는 20일 취임을 앞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꾸리고 있는 외교·안보 진영에 대북 정책에 능통하거나 과거 한반도 관련 사안을 다뤄본 전문가들이 다수 포함돼 주목된다.

◇ 블링컨 국문장관 '전략적 인내' 정책 수립 일조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가안보부보좌관과 국무부 부장관을 지낸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지명자는 과거 언론 기고를 통해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단계별 접근, 제재 강화, 국제 공조로 요약되는 '이란식 해법' 적용을 조언했다.

그는 2017년 3월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에서 "북한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군을 동원한 빠른 해결책은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북한의 핵시설 대부분이 지하나 산중에 은닉해 있으며, 미 정보기관이 탐지하기 힘들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그러면서 우선 북핵 개발을 동결·폐지하고, 관련 이행 과정을 철저히 감독하는 '이란 핵협상' 합의안 식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 미국과 한국, 일본, 중국이 주도하는 포괄적이고 지속적이며 강력한 국제적 압력만이 정답"이라고 지적했다.

블링컨 지명자는 2019년 1월 미국 CBS 인터뷰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는 단시간에 어렵다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군비통제이며, 오랜 시간에 걸쳐 군축 절차를 마련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충분하고 지속적인 압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 보수성향 싱크탱크인 케이토 연구소의 더그 밴도우 선임 연구원은 블링컨 지명자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전략적 인내' 정책을 수립하는 데 일조한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전략적 인내'는 과도한 대응을 자제하며 북한의 변화를 기다린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웬디 셔먼 전 미 국무부 차관이 2015년 1월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의 접견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웬디 셔먼 전 미 국무부 차관이 2015년 1월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의 접견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또한 바이든 당선인이 국무부 부장관에 지명할 것으로 알려진 웬디 셔먼 전 국무부 정무차관은 이란 핵협상의 주역이자,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대북정책조정관을 맡았던 한반도 전문가다.

셔먼은 클린턴 행정부 시절인 2000~2001년 국무부 대북정책조정관으로 북한 문제에 핵심적으로 관여했다. 그는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이 2000년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을 면담할 때 수행하기도 했다.

◇ 안보보좌관 지명자, 북핵 실무협상 중요성 강조

국방부 장관으로 지명된 로이드 오스틴 전 중부사령부 사령관은 한반도는 물론 아시아와는 별다른 인연이 없다. 다만, 동맹이 군 작전에서 필수적인 요소라는 신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지명자가 지난해 11월 24일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퀸 시어터에서 가진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새 외교안보팀 소개 기자회견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지명자가 지난해 11월 24일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퀸 시어터에서 가진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새 외교안보팀 소개 기자회견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반면, 캐슬린 힉스 국방부 부장관 지명자는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방부 전략·기획 담당 부차관 및 정책 담당 수석부차관을 역임한 안보 전문가로, '아시아 중시(피봇 투 아시아)' 정책 이행에 관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지명된 제이크 설리번 전 부통령 안보보좌관은 그간 수차례 대북 정책에서 동맹국과의 협력 그리고 실무협상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그는 2018년 5월 외교전문지 '디 디플로매트'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과 관련, "북핵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데에서 어느 정도 인정을 한다"면서도 "대북 전략을 추구하면서도, 지역에 대한 보다 넓은 접근법을 취할 수 있어야 한다"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동맹국들과의 조율과 협의를 강조했다.

특히, 설리번 전 보좌관은 로스쿨에 재학중일 때에 인권 및 국제법 전문가인 해럴드 고(한국명 고홍주) 예일대 석좌교수와 인연을 맺었다. 고 교수는 장면 정권 당시 주미대사관 외교관으로 근무하던 중 5·16 쿠데타가 발생하자 미국에 망명한 고 고광림 박사의 3남으로, 예일대 법대 학장을 지냈다.

커트 캠벨 아시아그룹 회장이 2016년 4월 26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하얏트서울 호텔에서 열린 '아산플래넘2016' 만찬회에서 만찬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커트 캠벨 아시아그룹 회장이 2016년 4월 26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하얏트서울 호텔에서 열린 '아산플래넘2016' 만찬회에서 만찬사를 하고 있다. 뉴스1

◇ '피봇 투 아시아' 설계자

바이든 당선인이 신설 직책인 '아시아 차르'에 임명할 것으로 알려진 커트 캠벨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는 오바마 전 대통령의 '아시아 중시' 정책의 설계자로 알려져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아시아 차르' 직 신설은 여러 정부 기관에서 흩어져 있는 대중국 정책의 통합 필요성에서 나온 것이라면서, 바이든 당선인은 중국이 외교와 국방, 경제 관련 부서뿐 아니라 모든 정부 기관들이 다뤄야 하는 이슈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캠벨은 이번 달에 '포린어페어스' 기고문에선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미국의 전략은 유럽과의 역사에서 교훈을 찾아야 한다면서, "중국의 도전을 해결하기 위해 동맹국과의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트럼프 행정부는 아시아 동맹국들에 엄청난 부담을 줬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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