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安과 단일화 없어도 승리 확신…26년전 박찬종 '압승' 외치다 어찌됐나"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석달여 앞두고 당 안팎과의 주도권 싸움에 배수진을 치고 총력 대응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위원장은 1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객관적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안 대표와의 보수 야권 단일화에 대해서는 "(안 대표가) 출마를 선언할 때 본인으로 단일화해달라는 요구를 하지 않았느냐"며 "정치 상식으로 봐서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잘라 말했다.

김 위원장의 안 대표에 대한 혹평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비대위원장으로 취임 후 안 대표 관련 질문에 단 한 번도 긍정적인 답변을 한 적 없는 그다.

그러나 안 대표가 지난해 12월 중순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할 때만 해도 '여러 후보 중 한 명일 뿐'이라고 평가한 것과 지금 김 위원장의 반응은 '180도' 다르다.

기점은 지난 7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조건부 출마' 선언과 정진석 당 공관위원장이 당 대 당 통합을 제시하면서다. 두 사람은 이번 보선을 넘어 내년 대선을 염두에 두고 국민의당과 통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경우 자연스럽게 후보 단일화 문제는 해결된다.

구체적 언급을 자제하던 김 위원장은 전날 비대위 회의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통합론'에 대해 "정당 통합은 있을 수도 없는 이야기"라며 "전혀 상상하지 못하는 상황이라 더는 거론할 필요가 없다"고 일축했다. 당 일각에서는 비대위 회의 전 열린 티타임에서 김 위원장이 강한 어조로 오 전 시장과 정 공관위원장을 비판했다고 한다. 국민의힘 경선이 시작하기도 전에 왜 자꾸 안 대표를 끌어들이냐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보수야권 후보단일화에 대해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보이면서 "내가 국민의힘 대표로 있으면서 선거에 대해서 아무것도 안 하고 있을 것 같나. 세부적으로 다 분석을 하고 있다"며 "(안 대표의 서울시장 지지도 1위는) 별로 의미가 없다"고 단언했다.

이어 "단일화를 하려고 노력하겠지만, 못하겠다고 하면 할 수 없는 것"이라며 "그래도 (승리를) 확신한다"고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지금까지 드러난 김 위원장의 생각을 종합하면 안 대표와 굳이 함께하지 않아도 서울시장 탈환에 큰 문제가 없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김 위원장은 안 대표가 독자적으로 서울시장 선거에 뛰어들어도 이길 자신 있다고 자신했다.

그렇게 자신하는 이유 중 하나로 1995년 3자 대결로 펼쳐졌던 서울시장 선거에서 당시 야당인 민주당 조순 후보가 무소속 박찬종 신드롬을 잠재우고 낙승했던 역사를 들면서 이번에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1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4월 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승패가 어떻게 날 지 예측이 가능하다"며 야당 승리를 확신했다.

진행자가 "승리의 조건 안에 야권 단일화가 있는지"를 묻자 김 위원장은 "야권 단일화하는 것에 대해서는 이의가 없지만 단일화를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지금 안철수 대표 방식은 절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김 위원장은 "안철수 대표가 시장 선거 출마 선언을 하면서 '내가 야당 단일후보로 출마하겠다'고 했다. 누가 자기를 단일 후보로 만들어주지도 않았는데 스스로가 단일 후보라고 얘기한 거 아니냐"며 "정치 상식으로 봐서 말도 안 되는 소리고 거기에 별로 관심이 없다"고 강조했다.

진행자가 "지금 안철수 대표가 지지율 1등이다"고 하자 김 위원장은 "내가 국민의힘 대표로 있으면서 선거에 대해 아무것도 안 하고 있을 것 같은가"라며 "단일화 하려고 노력을 하지만 단일화를 못 하겠다고 그러면 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그래도 승리를 확신한다"고 단언했다.

김 위원장은 "예를 들어 설명하면 1995년 서울시장을 뽑을 때 여론조사에선 박찬종 무소속 후보가 아주 승승장구하고, 김영삼 대통령의 신한국당은 정원식 전 총리, 김대중 총재의 민주당에선 조순 후보를 뒀다"며 "처음에는 다 박찬종이 무조건 된다고 생각했고 선거 3일 전에도 조순씨는 안 된다고 했는데 내가 '걱정 말라, 조순씨가 이번에 돼'라고 말했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이러한 변화의 바탕을 갖다 깔고서 4월 7일까지 가면 우리가 이긴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라는 말을 덧붙였다.

1995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조순 후보가 예상을 뒤엎고 42.4%(205만표)를 얻어 33.5%(162만표)의 박찬종, 20.7%(100만표)의 정원식 후보를 여유 있게 누르고 당선됐다.

김 위원장은 "여당도 상당히 요새 골치 아픈 모양이더라"며 "우상호 의원, 박영선 장관 외 '제3의 후보'를 고른다는 얘기도 있다"고 넌즈시 민주당 옆구리를 찔렀다.

안철수, '3자대결 승리' 김종인에 "야권 지지자들 상처 걱정" 비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12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안 대표와의 단일화 없이 3자 구도로 대결하더라도 국민의힘이 승리할 수 있다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야권 지지자분들이 마음에 상처를 입을까 걱정"이라고 에둘러 비판했다. 

안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사무실을 찾은 뒤 기자들과 만나 "야권 지지자들이 가장 간절하게 원하는 것이 야권 후보 단일화를 해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하는 것 아니냐"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저의 간절함과 야권 지지자의 절실함이 만나면 결국 야권 단일후보가 돼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며 "김 위원장도 저와 같은 생각이라고 본다. 목표지점은 같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가장 중요한 것은 정권교체"라며 "1년짜리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그것을 향해 나아가는 중간 과정이다. 지금 국민의힘 지지자와 국민의당 지지자, 중도에 계신 분, 합리적인 진보세력의 마음을 모아 단일 후보를 지지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다음 대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그런 관점에서 머리를 맞대고 최선의 방법을 찾아가야 한다"고 했다. 

안 대표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안 대표가 입당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출마 선언을 한 것에 대해 "여러분들이 출마를 결심하는 것은 좋은 일로, 그만큼 야권에 관심이 모인다는 뜻이기도 하다"며 "결국 우리는 여권과 경쟁을 하는 것 아니겠냐. 그 점을 잊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안 대표는 새해 인사를 위해 반 전 총장을 찾았다고 했다. 그는 "(반 전 총장이) 국민통합이 얼마나 필요한지와 대한민국을 중심으로 한 여러 가지 외교 관계 변화, 우리 외교가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 등에 대해 말해줬다"며 "서울의 미래에 대해서는 유엔 사무총장으로 있을 때 중점을 둔 지속가능성에 대해 말하면서 서울이 지속가능한 도시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박상룡 기자 psr21@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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