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금강호텔 비롯한 시설물 모두 들어낼 것" 지시
우리의 개별 관광 제안엔 부정적…관광사업 자체는 중요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지구를 우리 식의 현대적인 문화관광지로 전변시켜야 한다"라며 금강산 관광지구의 '자체적 개발' 의지를 표출했다.

9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한 제8차 당 대회 사업총화 보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금강산 관광지구 총개발 계획에 따라 사업을 새로운 5개년 계획 기간에 연차별로, 단계별로 진행하여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고성항 부두에 있는 해금강호텔을 비롯한 시설물들을 모두 들어낼 것"을 언급하면서 "고성항 해안관광지구와 비로봉 등산관광지구, 해금강 해안공원지구와 체육문화지구들을 특색있게 꾸리기 위한 사업"을 지시하고 나섰다.

북한은 지난해 12월20일 김덕훈 내각총리를 금강산 관광지구에 보내 개발사업을 점검하게 한 바 있다. 당 대회에서 제기될 5개년 개발 계획에 금강산 관광지구 개발사업을 포함하기 전 최종 점검 행보였던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이번 당 대회 사업총화 보고를 통해 "남조선 당국은 방역 협력, 개별 관광 같은 비본질적인 문제들을 꺼내 들고 북남(남북)관계 개선에 관심이 있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라며 개별 관광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관광사업을 활성화하는 것은 우리 인민이 보다 문명한 생활을 누리고 우리 국가의 모습을 세상에 널리 떨치기 위한 중요한 사업"이라며 관광 사업은 국가 중요 사업으로 내세웠다.

이에 일각선 북한이 금강산 재개발 사업을 남한과 교류 없이 독자적으로 밀어붙일 수도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새 5개년 계획에 금강산 개발이 포함된 만큼 자신들만의 전반적인 밑그림이 이미 마련돼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2019년 10월 금강산을 찾아 남측과의 협의 하에 우리 측에서 건설했으나 이제 낡은 시설물들을 철거할 것을 지시했다.

이후 남북은 금강산 관광지구 내 시설물 철거와 관련한 협의를 진행했으나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발생으로 협의는 중단됐었다. 북한은 이에 우리 측과의 별도 협의 없이 일단 금강산 관광지구의 자체적 정리 및 개발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민대호 선임기자 mdh50@koreareport.co.kr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코리아리포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