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기대 섞어 단정 어려워"…결정서 나와야
일각에서 북미 관계 적극성 보일 가능성 제기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7일 제8차 노동당 대회 3일 차 회의를 진행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8일 전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7일 제8차 노동당 대회 3일 차 회의를 진행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8일 전했다.

북한이 국정 운영 방향과 노선을 정하는 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대남문제 고찰' '대외관계 확대발전'을 천명한 것과 관련 전문가들은 확대 해석을 경계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남 또는 대외문제를 진전시켜야 할 중요할 문제로 고려하고 있다는 점에서 남북 대화나 협력을 암시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지만, 최종적으로 당 대회가 끝난 후 관련 내용의 전문이나 결론 내용이 공개돼야만 정확한 북한의 의도를 분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8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조성된 형세와 변천된 시대적 요구에 맞게 대남문제를 고찰하였으며 대외관계를 전면적으로 확대발전시키기 위한 우리 당의 총적방향과 정책적 입장을 천명했다"라면서 전날인 7일 노동당 제8차 당 대회 3일 회의가 진행된 내용을 보도했다.

다만 북한은 대남문제나 대외관계와 관련한 구체적인 언급은 자제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사실상 당 대회 3일 회의에서 언급된 내용만으로 북한의 향후 대남, 대외정책 노선을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정대진 아주대 아주통일연구소 교수는 '변천된 시대적 요구'라는 언급에 대해 "'하노이 노딜'로 끝난 제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정체된 남북, 북미관계가 포함되며 바이든 미국 신행정부가 들어오는 전반적인 상황을 담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즉 북한이 2018년 대남·대미 관계의 개선에 나선 이후의 다시 하노이 이후의 정체 상태를 타파하기 위해 어떻게 할지가 이번에 다뤄진 주요 내용이었을 것이라고 정 교수는 추정했다.

정 교수는 "대남 노선은 기존 입장을 되풀이 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획기적인 대남 유화책이나 남북관계 진전을 위한 다른 대책을 내놓기보다 남한이 어떻게 할지 지켜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남북관계보다는 북미관계에 초점을 둔 메시지가 나올 수 있음을 시사하며 "북한이 남북관계를 대미관계의 종속으로 보는 개념이 있어 이번에도 북미관계에 대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도 이날 나온 북한의 언급만으로는 그 무엇도 예단하기 어렵다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김 교수는 "현재까지의 언급으로는 추상적인 차원에서의 남북관계 발전 등을 예상해볼 수는 있지만 상황을 더 지켜보고 최종적인 결정 내용이 구체적으로 발표돼야 (북한의 의도를)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대남문제를 '고찰'한다는 표현을 쓴 것을 두고 "미국의 바이든 신 행정부가 어떤 입장을 취하는지 지켜보고 남북관계를 설정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언급"이라고 분석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대남문제 고찰', '대외관계 확대'와 관련해 구체적인 언급이 없었던 것을 두고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의도"라고 평가했다.

그는 "북한은 적극적으로 남북관계를 개선하기를 원했고, 실제 이를 위한 주도적인 역할을 했지만 이를 가로막고 있는 주, 객관적 요인들에 대해 심층적으로 고찰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지난 2016년 7차 당대회와는 다른 국제사회의 제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북미 관계 교착 상황 등의 정세변화 등을 감안해 대대적인 대남 제안이 나올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임 교수는 "대남관계와는 달리 대외관계는 전면적으로 확대발전시키겠다는 방향과 입장을 천명했는데, 이는 대미 관계만을 지칭한 것은 아니고 중국, 러시아, 동남아 등 기타 우호적인 국가들과의 관계개선에 보다 집중하겠다는 정책방향을 밝힌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임 교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국제정세를 주도적으로 이끌 수 있는 지도자라는 이미지 설정을 위해 예상하지 못한 깜짝 대미 제안을 할 가능성도 열어 놓고 지켜봐야한다고 지적했다.

민대호 선임기자 mdh50@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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