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부터 2월28일까지 대표작 50여 점 선보여

장욱진, 가족, 1973, 캔버스에 유채, 17.9×25.8cm(현대화랑 제공)
장욱진, 가족, 1973, 캔버스에 유채, 17.9×25.8cm(현대화랑 제공)

한국 근현대미술사에서 독보적 회화세계를 펼친 작가인 장욱진 화백(1917~1990)의 30주기 기념전이 열린다.

현대화랑은 오는 13일부터 2월28일까지 서울 종로구 사간동 전시장에서 장욱진 30주기 기념전 '집, 가족, 자연 그리고 장욱진'전을 연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장욱진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핵심 소재이자 주제인 집, 가족, 자연을 테마로 삼고 그의 대표작 50여점을 엄선해 선보이는 전시로 마련된다.

장욱진의 초기작부터 말년의 작품까지, 그림 곳곳에 따로 또 같이 등장하는 세 요소에서 일제 식민지, 한국전쟁, 산업화 등 격동의 시대를 살았던 한 예술가의 시대정신이 포착된다.

장욱진에게 집은 가족과 생활하는 안식처이자, 작가의 예술적 영혼이 깃든 아틀리에였다. 그는 화백이나 교수보다 집 가(家)자가 들어가는 '화가'(畫家)란 말을 가장 좋아했으며 "집도 작품이다"라고 즐겨 말하곤 했다.

명륜동 시기(1975-80)의 장욱진, 사진 강운구.(현대화랑 제공)© 뉴스1그는 시골의 오래된 한옥과 정자를 손수 고쳐 아틀리에로 탈바꿈하기도 했다. 1963년 양주 한강 변에 지은 덕소 화실, 1975년 낡은 한옥을 개조한 명륜동 화실, 1980년 농가를 수리한 충북 수안보 화실, 1986년 초가삼간을 개조한 용인 마북동 화실이 그곳이다.

장욱진의 작품에는 이 공간들이 그려진다. 1969년작 '앞뜰'에는 아내를 위해 덕소에 지은 한옥이, 1986년작 '아침'에는 수안보의 시골집을 닮은 집이 그려져 있다. 1990년작 '밤과 노인'의 집은 작가가 아내와 둘이 살며 작업에 매진하기 위해 양옥으로 지은 마북동 화실의 모습이다.

장욱진은 아버지-어머니-아이들로 구성된 가족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그리기도 했다. 그의 그림에서 가족은 작은 집안에 옹기종기 모여 있거나, 자연 속을 산책하거나, 한가로이 농촌 생활을 즐기는 모습을 하고 있다.

장욱진의 작품에서 자연은 인간과 동물을 품고 서로 다른 세계가 평화롭게 공존하고 조화를 이루는 장소다. 그 안에 작은 집이 있고, 가족이 모여 있고, 큰 나무가 자라고, 동물이 산다. 그의 그림 속 푸르른 생명력을 간직한 풍경은 자연과 벗하며 살기 원한 화가의 또 다른 초상이자 원초적 이상향이다.

전시를 준비한 현대화랑은 ‘집, 가족, 자연 그리고 장욱진’전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사는 모든 관객에게 집의 소중함과 가족을 향한 사랑, 이제는 잊힌 깨끗하고 아름다운 동화적 세계를 다시 상상하는 특별한 시간을 제공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박소연 기자 psy@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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