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위준비위 결정 뒤집어…안철수·금태섭 외부인사 영입 시도
김종인 "단일화 좋으나 안될 경우 생각해야"…당 후보 강화 추진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회의실에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요당직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신축년(辛丑年) 새해첫 비상대책위원회의를 열고 있다.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회의실에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요당직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신축년(辛丑年) 새해첫 비상대책위원회의를 열고 있다.

국민의힘이 서울·부산시장 보궐 선거 후보 선출을 위해 치러지는 본경선에서 100% 여론조사를 도입하기로 사실상 확정했다. 

본래 국민의힘은 예비경선은 100% 여론조사로, 본경선에선 당원 20%, 여론조사 80%로 최종 후보 1명을 뽑겠다고 한 바 있지만 공관위가 이를 뒤집은 것이다. 

정진석 공천관리위원장은 6일 "본경선에서 100% 여론조사를 하기로 의견을 모았다"며 "예비경선에서는 20%(당원) 대 80%(여론조사) 비율 조정은 다음 회의에서 확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본경선에서 100% 여론조사 방식을 도입하기로 한 것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외부인사가 참여할 경우 불공정 시비를 사전에 제거한 것으로 해석된다. 동시에 경선룰 조정이라는 명분을 확보함으로써, 안 대표와의 단일화 논의에서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국민의힘 소속 후보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지만 안 대표가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는 만큼 외부 인사 영입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독자 후보를 내 안 대표와 담판을 짓겠다는 당내 여론이 반영돼 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5일 KBS에 출연해 "일반 시민들이 단일화를 했으면 좋겠다고 하기 때문에 국민의힘도 단일화를 해야 된다는 것에 절대로 반대하지 않는다"며 "최종적으로 후보 등록 직전에 야권이 서로 협의해서 단일화할 수 있으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단일화를 어떻게 할지가 문제"라며 "단일화가 안 되는 경우도 생각할 수밖에 없지 않나"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6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은 가장 적합한 국민의힘의 후보를 2월 말까지는 확정지을 것"이라며 "단일화를 한다고 하면 결국 3월 초에 가서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후보 등록 직전에 단일화를 할 수 있으면 좋다는 게 김 위원장 생각이다.

국민의힘은 안 대표에게 경선 참여를 계속 요구하되, 이것이 무산됐을 경우를 가정한 자체 경선 일정도 차질 없이 진행시킨다는 저략이다. 단일화는 물론 본선 승리를 위해서라도 국민의힘 경선을 최대한 흥행시켜 가장 경쟁력 있는 당의 후보를 만들어내는 것이 핵심 과제이다.

실제 국민의힘에서는 안 대표를 견제하는 움직임도 가시화하고 있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지난 3일 만나 '국민의힘 중심의 선거 승리'를 논의했다. 두 사람은 서울시장 출마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지상욱 국민의힘 여의도연구원장은 6일 KBS라디오 '김경래 최강시사'에 출연해  안 대표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에 대해 "국민의힘 후보들의 지지율은 분산돼 있고 안 대표는 밖에 혼자 있기 때문에 착시 현상이 있다"며 "(국민의힘) 단일 후보와 안 대표의 경쟁력을 조사하면 지금 나오는 숫자하고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원장은  "단일화에 성공하려면 각 당의 지지자들에게 감동적인 동의를 구해야 한다"며 "서로 간에 그런 감동적인 동의가 없으면 이 단일화는 거품이 빠지고 만다"고 했다. 

박상룡 기자 psr21@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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