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전원회의 방식으로 관련 사실 공개할 가능성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1월 초순에 열겠다는 북한의 8차 노동당 대회는 왜 열리지 않을까? 아직 초순이 지나지 않았으니 좀 더 기다릴 일이지만 개최 일정조차 밝히지 않는 것은 좀 의아하다.

많은 전망들이 지난 2016년에 열린 7차 당 대회 때와 비교해서 나오고 있다. 당 대회가 통상적인 이벤트라면 단순 비교가 근거 있는 것이겠지만, 지금 당장은 조금 위험해 보이는 측면이 있다.

지난 7차 당 대회는 북한이 1980년 이후 36년 만에 연 당 대회였다. 시간의 격차를 생각하면 북한의 당 대회에 대해서 '통상적인' 분석을 하긴 좀 어렵다. 게다가 지난 당 대회 이후 5년 사이 북한, 북한을 중심으로 한 정세는 상당히 많이 변했다.

많은 사람들이 북한이 어느 순간 당 대회를 개최했다고 깜짝 내지는 기습적으로 발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 근거는 지난 7차 당 대회 개최일(5월6일)의 북한 매체의 보도 때문이다.

당시 북한은 대회 개최 사실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가 밤 10시30분이 돼서야 보도를 통해 이를 알렸다. 당시 뒤늦게 상황에 대응해야 했던 당국자, 기자들이 그때의 일을 회상하면서 "북한이 그렇지 뭐"라고 평가한 것이 문제라면 문제다. 북한이 이번에도 또 그렇게 할 것이라는 예측을 낳기 때문이다.

그런데 상황이 좀 다르다. 당시 북한은 당 대회를 외신에게 전면적으로 개방했다. 모든 사안을 자유롭게 취재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외신들이 평양에 집결해 당 대회장 주변에 머무를 수 있었다. 물론 남한의 언론은 예외였지만.

외신의 보도를 통제할 수는 있어도 전면 차단하는 것은 불가능했고, 그렇게 하지도 않았다. 외신들은 줄줄이 북한발 뉴스를 타전했다. 통상 당일의 행사를 다음날 아침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북한이 당일 밤 급하게 보도를 내보낸 이유에는 이러한 배경도 있다.

이번에는 그런 상황은 없다. 그러니 한밤 중에 갑자기 들썩이는 일을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지난 2019년 12월 '하순'에 진행된 당 전원회의를 다시 살펴보자. 북한은 회의가 열리기 3주 전쯤 전원회의 개최 일정을 '12월 하순'으로만 밝혔다. 그리고 12월28일 전원회의를 개최한 뒤(비공개), 이를 29일 아침 노동신문 등 북한의 주요 매체로 공개했다.

이와 비슷한 패턴이 이번에도 반복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러니까 이번 당 대회 소식을 전하는 북한의 방식은 지난 7차 당 대회가 아니라 2019년 12월의 전원회의가 '모델'이 될 것이라는 뜻이다.

더군다나 이번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도 감안해야 한다. 방역을 국가 안보와 직결시켜 대응하고 있는 북한의 입장에서, 전국 각지에서 대표자들이 모여 진행하는 이번 회의는 큰 리스크가 있을 수밖에 없다.

북한이 일정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는 이유를 코로나19에서 찾는 시각도 있다. 참가자들의 자가격리와 방역 문제로 일정을 구체화하기 어렵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인데, 나름의 일리가 있어 보인다.

다만 지난 6월 개성 남북 공동연락사무소의 '파괴'와 같이 맥락도 없고 예고도 없는 기습적인 행보를 보일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당 대회, 그것도 새 국가전략을 발표할 이벤트를 그렇게 치르면 오히려 주목도도 떨어지고 이미지만 나빠진다.

당 대회 일정을 예전보다 줄였을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어찌 됐든 북한은 자신들이 밝힌 일정을 말없이 뒤집거나 거짓말을 하진 않는다. 그리고 '초순'은 닷새 가량 남았으니, 기다리면 될 일이다.

민대호 선임기자 mdh50@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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