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체크]김정은 '친필 서한'은 김정일의 그것과 다르다…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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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체크]김정은 '친필 서한'은 김정일의 그것과 다르다…이유는?
  • 뉴스1
  • 승인 2021.01.02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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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김정은 새해 서한은 '신년사' 판단 근거는
김정일 때는 '친필' 자체 공개는 안돼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새해를 맞아 인민들에게 친필 서한을 보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일 1면에 보도했다. 사진은 1일 자 노동신문 1면에 보도된 친필 서한.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새해를 맞아 인민들에게 친필 서한을 보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일 1면에 보도했다. 사진은 1일 자 노동신문 1면에 보도된 친필 서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해 첫날인 1일 '친필 서한'으로 첫 통치 행위를 선보였다. 정부는 이 서한이 사실상 신년사에 해당한다는 판단을 내놓기도 했다.

북한의 최고지도자는 매년 1월1일 '신년사'를 내놓는데, 전형적인 신년사의 양식은 장문의 연설 또는 '공동사설'이라는 방식의 긴 글로 여겨져 왔다.

김일성 주석은 과거 연설을 주로 택했고, 대중 연설을 피했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공동사설 방식을 택했다.

그런데 올해 김정은 위원장은 처음으로 '친필 서한' 만을 공개했다. 통상 신년사에 담기는 대외 메시지도 없이 오로지 주민들의 안위를 기원하는 내용만 짧게 담겼다.

그럼에도 정부는 이를 사실상 신년사로 판단했다.

정부 당국자는 이에 대해 "최고지도자 명의의 메시지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의 신년사라는 것이 반드시 대외용이 아니기 때문에, 비록 내부용이지만 이날 발표된 친필 서한도 신년사로서의 효력이 있다는 취지다.

아울러 북한이 이날 친필 서한 외에 과거 사용됐던 신년사 발표 방식의 글이나 별도의 김 위원장 연설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도 이 같은 판단의 근거가 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과거 김정일 위원장도 이 같은 친필 서한을 주민들에게 보낸 적이 있다. 김일성 주석이 사망한 1994년 직후 1995년 1월1일에 김정일 위원장은 주민들에게 친필 서한을 보냈다.

당시 서한의 내용은 "피눈물 속에 1994년을 보내고 새해를 맞이합니다. 위대한 수령님의 전사, 위대한 수령님의 제자답게 내 나라, 내 조국을 더욱 부강하게 하기 위하여 우리 모두 한 마음, 한뜻으로 힘차게 일해 나갑시다. 1995. 1.1. 김정일"이었다.

내용과 방식은 올해 김정은 위원장이 쓴 것과 비슷하지만 김정일 위원장의 친필 서한은 신년사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당시 북한 매체들이 '공동사설'을 1월1일에 발표했다는 것과, 북한이 김정일 위원장의 친필 서한 발표 사실을 1월19일이 돼서야 밝히면서, 정작 서한의 원본은 공개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정부 역시 이 같은 점에서 김정일 위원장의 1995년 1월 친필 서한이 친필이었는지 여부도 정확하게 확인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당시 김정일 위원장의 친필 서한은 내부적으로만 회람됐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1995년 1월19일 북한 매체의 보도를 찾아보면 "'친필 서한'에 제시된 과업을 철저히 관철하기 위한 결의모임이 중앙과 지방의 당,정권·경제기관,근로단체와 각지공장·기업소·협동농장 그리고 인민군과 인민경비대 부대들에서 각각 진행됐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김정은 위원장의 이날 친필 서한은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신년사를 친필 서한으로 한 첫 사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아직 30대인 김정은 위원장이 또 한 번의 파격적 통치 스타일을 선보였다는 평가도 가능하다.

그렇지만 김정일 위원장의 친필 서한이 있었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선대의 통치 수단을 발전시켜 자기의 것으로 만든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특히 '공동사설'이라는 김정일 시대 신년사 양식이 공식적으로는 최고지도자의 명의가 아니라는 점에서, '스킨십'을 강화하는 김정은 위원장이 친필 서한이라는 방식을 따와 이를 진화시켰을 가능성도 엿보인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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