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벤처 기업인, 삼성·SK하이닉스 파운드리 공정 테스트 희망
이재용 부회장도 '관심'…현실적인 어려움도 있어

"삼성과 구체적으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시스템반도체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기업인들을 만난 자리에서 한 약속이다. 

박 장관은 23일 오후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시스템 반도체 스타트업 '파두'에서 열린 'ARM IP 활용 기업 현장방문 및 간담회'에서 "지난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전화통화에서 오늘 이 행사의 취지와 내용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을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삼성전자도 관련 내용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했다"며 "이 부회장은 이런 행사가 있는지 몰랐다고 놀라면서 '관심을 가져보겠다'고 화답했다"고 설명했다.

'시스템 반도체'는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를 제외한 모든 집적회로(IC)를 지칭하는 말이다. 각종 전자기기의 전력을 관리하는 PMIC, 디스플레이 화면을 구동시키는 DDI, 컴퓨터와 스마트폰의 두뇌인 CPU나 AP 등이 시스템 반도체 대표 제품들이다.

우리나라 반도체산업이 '메모리' 반도체에 집중돼 있어 국내에서는 '비메모리' 반도체로 통칭하기도 한다. 세계 반도체 산업에서 메모리 반도체와 시스템 반도체의 매출 기준 비율은 3대 7로 시스템 반도체 시장규모가 더 크다. 이 때문에 최근 국내 반도체 업계는 물론 정부도 시스템 반도체 분야 연구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실제 이 부회장은 중소·벤처 기업과의 협력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 25일 '협력사-산학-친환경의 '삼각축' 상생 활동을 통해 국내 반도체산업 전 분야의 경쟁력을 끌어올려 'K칩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이 선언은 이 부회장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삼성전자는 국내 중소 시스템반도체 팹리스(설계전문회사)에 대한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 중이다. 칩 설계에 필요한 서버와 솔루션을 제공하는 '클라우드 설계 플랫폼', 웨이퍼 하나에 여러 종류의 칩을 찍어내는 방식으로 팹리스의 시험 생산을 돕는 '멀티프로젝트웨이퍼(MPW)' 확대 운영 등이 대표적이다. 

이날 참석자들은 한 목소리로 시스템반도체 생태계 형성을 위해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공정을 테스트베드로 일부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으면 국내 시스템반도체 중소·벤처기업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기업들이 요구한대로 하려면) 삼성은 파운드리 공정 한 쪽 일부를 내줘야 한다"며 "중소·벤처기업들 입장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좋은 파운드리 공정을 갖고 있으니까 테스트해보고 싶은 심정이 강할 것"이라며 양쪽의 입장을 잘 조율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박 장관은 '파두'의 주요 제품을 시험하는 연구시설과 반도체 설계현장을 둘러봤다. 이어서 시스템반도체 생태계 관계자들과 함께 '암(ARM) 반도체 설계자산 활용기업 현장 간담회'를 가졌다.

참여한 스타트업들은 간담회에서 암(ARM) 반도체 설계자산을 적극 활용해 제품 개발의 성과를 내고 있는 부분을 설명했다. 또 스타트업들은 설계부터 생산, 판매까지 이어지는 전주기 지원이 필요하다며 중기부에 △자금지원 확대 △반도체 설계인력 양성 △해외 판로개척 등을 건의했다.

이같은 스타트업 목소리에 암(ARM)과 코아시아는 갖고 있는 역량을 집중해 시스템반도체 생태계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암(ARM)은 반도체 설계자산을 무료로 제공하는 스타트업 전용 프로그램 '암 에프에이 스타트업'(ARM FA STARTUP)을 지원하고 코아시아는 '디자인 서비스 비용', '시장 진출 및 투자유치' 등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암사는 세계 최대 반도체 설계기업이며 코아시아는 반도체 직접회로 디자인 서비스 업체다.

한편 박 장관은 이날 간담회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서울시장 출마 여부에 대한 질문에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상연 기자 lsy@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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