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일본 거쳐 25-27일 방한…바이든 정부 출범 맞춰
바이든 대증 압박 정책 유지…中, 한·일에 맞불 카드 낼 수도

문재인 대통령은 2019년 12월 5일 청와대 본관에서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일행을 접견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2019년 12월 5일 청와대 본관에서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일행을 접견했다. Ⓒ청와대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 겸 국무위원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 초청으로 오는 25일부터 27일까지 한국을 공식 방문할 예정이라고 외교부가 20일 밝혔다.

왕 부장은 방한 기간인 오는 2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인 확산 이후 처음으로 강 장관과 대면 회담을 한다.

왕 부장의 방한은 지난해 12월 4∼5일 이후 약 1년 만이다. 강 장관과 왕 부장은 그간 10차례의 외교장관회담과 3차례의 전화 통화 등을 통해 수시로 소통해 왔다.

강 장관은 회담을 통해 코로나19 대응 협력과 양국 간 고위급 교류 등 한중 양자관계, 한반도 정세, 지역 및 국제 문제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외교부는 설명했다.

왕 부장의 방한은 미국에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시점과 맞물린다는 점에서 '바이든 시대'를 대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3월 포린어페어지 기고문을 통해 "미국은 중국에 대해 강하게 나갈 필요가 있으며, 중국이 마음대로 한다면 미국과 미국 기업의 기술과 지적 재산권을 계속 털어 갈 수 있어 동맹 및 파트너와 공동전선을 구축하여 막아낼 것"이라고 자신의 대중국 입장과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해 9월 3일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항일 승전 75주년좌담회에서 "어떠한 세력이든 중국 공산당의 역사를 왜곡하고 중국인들을 분리 및 대립시키려는 시도를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며 미국의 새로운 대중전략 접근을 강력히 비난하며 절대 굴복하거나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공개적으로 천명했다. 왕 부장의 방한은 중국의 대미 전책의 연장선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은 대중 압박정책을 강화해온 트럼프 정부가 물러가고 바이든 신행정부가 들어섰지만 중국에 대한 압박정책은 방법만 다를 뿐 근본에선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이다. 즉, 기존 트럼프 행정부처럼 직접 중국을 압박하는 대신 동맹국들과의 강력한 연대와 협력을 통한 다자적 압박을 통해 대중정책을 펼쳐 나갈 가능성이 크다. 

미국에게 한국과 일본은 강력한 동맹국이다. 왕 부장이 방한에 앞서 오는 24∼25일 일본을 방문하는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정책에 대응하려는 측면이 강하다. 일본 정부는 왕 부 장이 24∼25일 일본을 방문한다고 20일 발표했다. 왕 부장은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과 각각 회담할 것으로 보인다.

왕 부장이 일본 방문 직후 방한하는 것은 미국의 바이든 시대를 맞아 중국이 구상하는 동북아전략의 큰 그림 속에서 '한·중·일'을 생각하고 한중관계를 다룰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왕 부장은 이번 방한에서 지난해 12월 방한 때보다 우리 정부에 강력한 주문을 할 수도 있다. 이에 반해 우리 정부가 중국 측에 요청할 수 있는 아젠다는 시진핑 주석 방한, 대북관게에서 중국의 역할, 한중 교류를 위한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 해제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시진핑 주석의 방한은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실현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대북관계에서 중국의 역할은 중국이 항상 북한을 우선 고려한다는 점에서 성과를 기대하기가 어렵다. 한한령 해제 문제도 중국이 여태까지 소극적으로 대응한 것에 비춰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왕 부장의 방한에 따른 한중회담은 미국의 바아든시대를 맞는 중국의 요구 사항이 더 많고 강할 것으로 추정된다.

왕 부장은 강경화 장관 등 고위 관료와의 회담에 이어 문재인 대통령 면담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우리 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백민일 기자 bmi21@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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