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총회 및 1차 심포지엄 "文정부 발굴 과제 뒷받침"
'대선 캠프' 해석엔 선 그어… 정권재창출, 제3후보 옹립 분석도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민주주의4.0 연구원 창립총회 및 제1차 심포지엄에서 도종환 이사장 겸 연구원장과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민주주의4.0 연구원 창립총회 및 제1차 심포지엄에서 도종환 이사장 겸 연구원장과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내 친문(친문재인) 의원들이 주축이 된 싱크탱크 '민주주의 4.0 연구원'이 22일 본격 출범했다.

초대 이사장 겸 연구원장에는 문재인 정부 초대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을 지낸 시인 출신 도종환 의원(충북 청주흥덕·3선)이 올랐다. 이들은 '친문 대선 캠프'라는 세간의 해석에 선을 그으며, 4기 민주정부 출범을 위한 정책 제안에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민주주의 4.0 연구원 소속 의원들은 이날 오후 3시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창립총회 및 1차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회원 명단에 이름을 올린 58명 가운데 40명이 참석했다.

도종환 이사장은 이날 "4차 산업혁명 시기에 지속적인 혁신성장과 포용국가를 견인해야 한다는 것, 감염병 위기와 기후위기로부터 국민을 구해야 한다는 것, 네 번째 민주정부를 만들어 민주주의가 국민의 삶에 구현돼야 한다는 게 숫자 4와 연관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시작하는 항해가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다. 이 길에 폭설과 폭우, 폭염의 시간이 기다릴지도 모른다"며 "그러나 우리가 한 배를 타고 간다는 것, 함께 간다는 것을 꼭 기억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주의4.0은 이날 서울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에서 회원 40명이 모인 가운데 열린 창립총회에서 ▶지속해서 혁신하는 정치 ▶사회 안전망을 구축하는 정치 ▶국민을 책임지는 정치 ▶늘 질문하고 사유하는 정치 등 네 가지의 설립 목적을 밝혔다.

민주주의 4.0 연구원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민주주의 2.0' 정신과 철학을 이어받아 4기 민주정부 출범을 위한 정책 비전을 모색하기 위해 꾸려졌다. 

그러나 당 현역의원의 3분의 1가량인 50여명이 참여하는 매머드급 규모와, 홍영표·전해철·김종민·황희 의원 등 '부엉이모임' 핵심 인사가 다수 참여하는 면면이 주목을 받으며 특정인물을 위한 '대선 캠프'로 비화할 가능성이 대두됐다.

이러한 시선을 의식하듯 창립준비위원인 황희 의원은 이날 "모임을 만들기로 하고 1년정도가 걸렸다"며 "전당대회를 마무리하고 국정감사가 끝난 11월이 가장 적절하겠다고 생각했고, 더 늦추면 또다른 오해가 생길 것 같아서 부랴부랴 (출범) 했다"고 말했다.

황 의원은 "(민주주의4.0에) 주로 친문 의원이 참여했다. 기본적으로 문재인 정부에서 촉발된 여러 과제에 대해 강하게 백업하는 측면도 있다"며 문재인 정부의 국정철학을 다음 정부에도 이어가기 위한 뒷받침을 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실제 친문 핵심 인사인 박광온 사무총장은 대선과 관련한 확대 해석을 우려해 최종 회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이자 청와대 출신인 윤건영 의원 역시 포함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민주주의4.0을 연구단체 이상의 정치적 결집체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일단 정책연구원을 표방하긴 했지만, 여권에선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4월), 임시 전당대회(5월), 대선 후보 선출(9월) 등 주요 정치일정 과정에서 민주주의4.0의 역할이 작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우선 민주주의4.0이라는 모임 이름은 차기 진보정권을 의미한다. 1.0은 김대중, 2.0은 노무현, 3.0은 문재인..그리고 2022년 재집권하면 4.0 정권이 된다. 됩니다. 차기 대권을 도모하기에 중요합니다.  시사하는 부분이다.  명칭이 시사하는 바다

실제 민주주의4.0은 창립 취지에서도  “좌는 악, 우는 선이라고 믿으며 세상을 좌우 이분법으로 보는 냉전 기득권 세력의 공격으로부터 정권을 엄호하고 민주주의를 지켜내야 한다”며 “4번째 민주정부를 창출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또한 “우리가 어디를 향해 가야 하는지를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 다시 집권한다면 집권해서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명료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창립총회 뒤 이어진 심포지엄과 토론에서는 차기 대선에서 민주주의4.0의 역할론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이날 심포지엄은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2025년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정재관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코로나19 이후 민주주의), 이원재 LAB2050 대표(새로운 경제 패러다임: 휴머노믹스와 프로토콜 경제)의 발제와 이광재·김종민 의원 등의 토론이 진행됐다.

이광재 의원은 “정당 연구소는 선거연구소지 국가 미래를 설계하지 않는다. 설계도 없이 집권하니까 모든 대통령 후보가 캠프를 꾸린다”며 “꿈을 설계하기 위해 민주주의4.0이 설계도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동근 의원도 “새로운 정부 창출을 캠프 중심으로 하지 말고 당이 주도해서 해야 한다. 민주주의4.0이 기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를 종합하면 민주주의4.0이 정권재창출을 도모하기 위한 모임으로 해석될 여지가 충분하다.

그런데 대권 창출을 위한 모임에 비춰보면 의아한 부분들도 있다. 우선 여권의 유력 대권 주자인 이낙연 당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가 빠졌다. 제1후보(이낙연 민주당 대표)나 제2후보(이재명 경기지사)는 본래의 친문은 아니다. 따라서 민주주의4.0이 '제3 대권후보'를 밀기 위한 모임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현재 당안팎에선 친문 '제3후보'로 김경수 경남지사, 정세균 총리,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거론된다.

한편 이날 창립총회에서 민주주의4.0 소속 의원들은 도종환 이사장 선출과 더불어 강병원·김종민·박주민·이광재·전해철·정태호·최인호·최종윤·홍영표·황희 의원 10명을 이사로 선출했다. 감사에는 김병기·김영배 의원 2명이 이름을 올렸다. 

민주주의4.0 참여 인사에는 홍영표·윤호중·이학영·도종환·민홍철·김경협·전해철·서영교·이광재·김철민·박재호·서삼석·김정호·김병기·신동근·맹성규·박정·어기구·송기헌·김종민·김승남·권칠승·최인호·박찬대·황희·김영호·한병도·강병원·박주민·이용선·송재호·민형배·김병주·정태호·고영인·강준현·최종윤·오기형·이용우·김영배·강득구·임호선·김민철·신영대·이원택·김승원·허영·박상혁·한준호·김용민·강선우·홍정민·고민정·신현영·장철민·전용기 의원과 김병관 전 의원, 최지은 국제대변인이 이름을 올렸다.

박상룡 기자 psr21@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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