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훈 등 현역 의원 16명 포진…경기 4명·충청 4명 비중
이개호 단장 "당 외연 확대하고 대표에게 조언할 사람 골라"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의 정책, 정무적 자문 역할을 담당할 특별보좌단(특보단)이 18일 출범했다.
특보단은 당헌상 당 대표가 설치할 수 있는 자문기구지만, 이 대표가 유력 대권주자인 만큼 대권행보와 연결 짓는 시각이 적지 않다. 특보단이 자문 역할 뿐 아니라 정치적 지지 기반 확대에도 도움을 줄 것이란 관측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이개호 의원 등 24명을 특보단에 임명했다. 특보단에는 친이낙연계로 분류되는 이개호 의원이 단장을 맡고 설훈(5선) 박완주 전혜숙(이상 3선) 김철민 김한정 서삼석 송갑석 유동수(이상 재선) 강준현 김주영 박영순 신영대 이원택 이장섭 이형석(이상 초선) 등 현역 의원 16명이 특보단에 이름을 올렸다.
현역 의원 기준으로 보면 서울 1명, 경기 4명, 인천 1명, 충청 4명, 호남 6명 등으로 호남 지역이 가장 많았다. 이 대표의 연고가 있는 호남을 제외하고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무대인 경기(4명)와 주요 선거에서 늘 캐스팅보트를 쥐는 충청(4명)이 가장 많다.
영남지역에서는 조기석 전 대구시당 위원장, 윤준호 부산 해운대구을 위원장, 박성현 부산 동래구 위원장, 심규명 울산 남구갑 위원장, 문상모 경남 거제시 위원장 5명의 전·현직 지역위원장들이 포진했다. 20대 국회에서 비례대표 의원을 지냈던 심기준 전 의원, 청년 부문에서는 신정현 경기도의원이 특보단에 포함됐다.
권역별, 세대별, 직능별 대표 인사들을 안배했다는 것이 특보단의 설명이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특보단 임명식을 열고 "대표인 저의 특보이지만 그보다는 '더불어민주당의 특보다, 국민의 특보다'라는 마음으로 임해주시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특보단이 자신의 대권행보와 연결 짓는 시각을 의식한 듯 "역대 어느 대표 시절에도 특보는 늘 있었다. 저만 특보를 두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특보단 출범과 관련해 4·15 총선 직후부터 이 대표 측에서 준비해온 대선 조직의 일부가 공표됐을 뿐이라는 시각이 많다. 구성원의 면면이나 권역별, 세대별 안배 역시 대선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특보단 출범과 관련해 당 안팎 일각에서는 이 대표 측에서 출범 시기와 구성원을 조직하면서 조기에 발화되고 있는 차기 대선 기류의 변화를 상당히 의식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우선 김경수 경남지사 재판이다. 당 안팍에선 김 지사가 재판에서 대선에 출마할 기회를 얻게 될 경우 상당수 인사들이 김 지사 쪽으로 합류할 움직임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이재명 지사 지지율이 상승하면서 이 대표를 압박한 것이 특보단 출범을 앞당겼다는 소문도 있다. 여기에 '제3후보'로 거론되며 경력괴 지역 등이 겹치는 정세균 국무총리의 존재도 이 대표 측에겐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이 대표의 특보단은 일단 당 대표 역할을 지원하는 자문기구로 활동하겠지만 이 대표가 취약한 당내 기반 확대에도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개호 단장은 특보단 운영 계획에 대해 "월 1회 정도 정기적으로 모여 지역의 여론과 직능별 의견을 광범위하게 수집하고 그런 의견이 당 정책에 반영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대표가 당의 외연을 확대할 수 있도록 하자고 주문했다"고 밝혔다.
김태훈 기자 thk@korearepo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