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18일 윌리엄 페리 전 장관과 화상 간담회
김정은 공개활동서 대미메시지 없어…"예의주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대권에 확정되자 추후 남북·북미 관계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정부가 분주한 모습이다.

바이든 당선인 측의 대북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사들과 접촉의 폭을 넓혀가는 동시에 북한의 동향을 살피며 남북·북미 상황이 악화되지 않도록 관리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17일 통일부에 따르면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오는 18일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부 장관·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 부의장과 화상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페리 전 장관은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인 1994년부터 1997년까지 국방부 장관을 지냈으며 1998년 대북정책조정관으로 임명된 뒤 이른바 '페리 프로세스'를 바탕으로 대북 협상을 주도했다. 페리 프로세스는 대북 제재 해제, 북한 핵 미사일 개발 중단,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에 3단계의 내용을 담은 대북 포용 정책이다.

페리 전 장관이 1999년 이를 기반으로 한 대북 포괄적 접근방안 보고서를 의회를 제출했을 때 바이든 당선인은 당시 이를 지지하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번 화상간담회는 이인영 장관이 이러한 경험이 있는 페리 전 장관과의 논의를 통해 바이든 행정부 집권 이후 한반도와 비핵화 정책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측은 미측과의 접촉을 늘리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인영 장관의 미국 방문도 검토되고 있다.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지난 9일 이인영 장관의 미국 방문과 관련 "검토 중인 것은 사실"이라면서 "역대 통일부 장관의 지난 행적을 보니 한 번씩은 (미국에)다녀 왔기에 (이번 통일부 장관 또한)안 갈 이유는 없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앞서 바이든 당선인의 상원 외교위원장 시절 보좌관을 지낸 측근 프랭크 자누지 맨스필드재단 대표는 지난 10월 말 이인영 장관과 비공개 면담을 가졌고, 통일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했다.

이날 통일부 당국자는 "미국 차기 행정부 측 인사들과는 기회가 닿는대로 다양한 채널 통해 소통해 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는 미국 측과의 접촉과 동시에 북한의 동향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다만 북한은 이날까지도 미국 대선에 대한 어떠한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다.

통일부는 북한이 미 대선에 대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과 관련 "예의 주시하고 있다"면서 "지켜보면서 분석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재차 입장을 밝혔다.

북한이 반응을 보이고 있진 않지만 전날인 1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5일만에 공개활동에 나섰다. 공개 활동에서도 특정한 대남 또는 대미 메시지는 없었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체계를 보강과 평양의학대학 등 사회 전반에서 나타난 비리행위를 지적하는 등 내치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지난 2009년 오바마 행정부 1기 때 취임한 지 약 3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3주만에 미사일을 쏘아올린 전례가 있어 북한이 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이날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수석부차관보는 "북한이 미국을 길들이거나 위협하려한 수년 간 기록이 있다"면서 "협상 지렛대 확보를 위해 핵·탄도미사일 시험을 이용하고, 고조된 긴장을 대화환경 조성과 대화를 자신들이 바라는 방향으로 전환하려 했는데 이런 행동을 할까 우려된다"고 밝혔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전했다.

이러한 우려 때문에 정부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정책을 추진하면서 북한의 상황 관리에도 만전을 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동시에 경색된 남북관계 상황 속에서 남북교류협력 기조를 어떻게 펼쳐야 할지도 고민이 깊다.

이인영 장관은 전날 제317차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에 참석해 "2020년 말, 2021년 초는 지난 2017년 말과 2018년 초에 버금가는 만큼 굉장히 중요한 시기로 얼마 전 치뤄진 미국 대통령 선거로 한반도는 큰 정세 변곡점에 진입했다"면서 "이 시기를 남북관계를 획기적으로 진척시킬 수 있는 '남북 간 평화를 이룰 기회 공간'으로 열어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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