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불문 각양각색 '97그룹'…86 그늘 벗어나 주목 일선
박용진 김웅도…세대교체 바람에 주요주자로 '우뚝'

지난 8월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로 나섰던 박주민 의원. (더불어민주당 제공) 뉴스1
지난 8월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로 나섰던 박주민 의원. (더불어민주당 제공) 뉴스1

정치권에 '1970년대생 바람'이 불고 있다. 운동권으로 대표되는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의 그늘에 가려져 주목받지 못했던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이다. 정치 입문 계기도, 색깔도 제각각인 이들은 세대교체 담론을 들고 각 정당의 주요 주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차기 서울시장·대통령 오르내리는 '양박'…당권 쥔 김종철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차기 서울시장, 대통령 후보 모두 1970년대생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이른바 '양박(兩朴)'으로 불리는 박주민(47·서울 은평갑), 박용진(49·서울 강북을) 의원이다. 

재선인 박주민 의원은 '세월호 변호사'로 20대 국회에 입성한 스타 정치인이다. 친문 지지층의 압도적 지지를 받는 그는 지난 2018년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 1위'에 오른 데 이어, 지난 8월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해 정치적 체급을 키웠다. 특히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낸 김부겸 전 의원과 격차를 좁히면서 자신의 잠재력을 정치권에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다. 

팬덤과 인지도, 세대교체의 상징성을 갖춘 박주민 의원은 내년 4월 재보궐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 중 하나로 거론된다. 오는 12월8일부터 예비후보등록이 시작되는 만큼 이달 내 결단을 내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는 지난 11일 기자들과 만나 "주변에서 워낙 말씀들을 많이 하시니까 고민하고는 있다"고 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1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1

재선인 박용진 의원은 민주노동당 출신으로 지난 2012년 민주통합당(현 민주당)에 합류한 인물이다. 여러 현안에서 당내 주류와 다른 목소리를 내지만, 20대 국회부터 '사립유치원 회계부정',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등 굵직한 이슈를 주도하면서 전국적인 인지도를 쌓았다. 당내에서도 진보적인 축에 속하지만,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을 '미래지향적'으로 평가하는 등 보수층을 끌어안는 듯한 행보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박 의원의 대선 출마설은 그가 한 라디오에서 "서울시장보다는 정치개혁 과제를 고민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불거졌다. 이후 그는 지난 11일 또다른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선 출마) 고민을 깊게 하고 있다"면서 사실상 '대선 직행' 의사를 확실히 했다. 

김종철 정의당 대표(50)도 주목받는 여권의 기대주다. 마찬가지로 민주노동당에서 정치를 시작한 그는 정의당 6기 지도부 선거에서 예상 밖의 대승을 거두며 수장에 올랐다. 특히 취임 한 달여 만에 차별화된 정책으로 거대정당 사이에서 정의당의 존재감을 각인시키면서 '대안 진보정당' 탄생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앞서 그는 "당연히 (대선 출마 의사가) 있다"며 "저도 당 대표를 맡았고 제 임기 중에 이제 대선이 치러지기 때문에, 저 역시도 당의 지지도를 많이 올리고 국민들의 사랑을 받는다면 그 후보군에 들어가서 국민들한테 멋진 경선을 보여드릴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스타 초선' 윤희숙·김웅…야권 변신 이끄는 허은아

"저는 임차인입니다." 민주당의 '임대차 3법' 입법 움직임이 한창이던 7월 임시국회, 발언대에 올라 단 한마디로 국민적 공감을 얻은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50·서울 서초갑)은 야권에서 단연 돋보이는 인물이다. '스타 정치인' 반열에 오른 윤 의원은 당내 초선의원 중 유일하게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당내에서는 경제·여성·신선함으로 주목받는 그가 서울시장 후보의 '가이드라인'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윤 의원은 한국개발연구원(KDI) 재정복지정책연구부장,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국민경제자문회의 자문위원, 최저임금위원회 위원 등을 지낸 경제 전문가로 당 경제혁신특별위원장을 맡고 있다. 국정감사에서는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으로 활동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재정준칙과 부동산 정책, 동계청 가계동향조사 발표 방식 등 문제점을 지적, 경제 전문가 이미지를 더욱 탄탄하게 쌓아올렸다. 

베스트셀러 '검사내전' 작가인 김웅 의원(50·서울 송파갑)도 눈에 띈다. 지난 1월 국회를 통과한 검·경 수사권조정안에 반발하며 검사복을 벗은 그는 당시 새로운보수당(현 국민의힘)에 입당, 전략공천된 지역구에서 승리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국회 입성 후에도 검찰개혁 관련 현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며 야당의 대표적인 '스피커'로 활약하고 있다. 검찰 고위급 인사가 이뤄진 지난 8월 "애완용 검사들이 득세하는 세상"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 뉴스1
김웅 국민의힘 의원. 뉴스1

환경노동위원회에서는 공정성 문제가 불거진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 문제, 배달앱 플랫폼 노동자 문제 등을 노동 부문에서 활약하고 있다. 지난 13일 정치문화플랫폼 하우스(How's)에서 열린 전태일 50주기 기념 토론회에서 그는 "보수정당으로서는 따뜻한 책임감 가져야 한다"며 "이를 실현하기 가장 좋은 것이 노동"이라고 역설했다. 

비례대표에서는 이미지 전문가인 허은아 의원(48)이 눈에 띈다. 그는 '낡았다'로 대표되는 보수 이미지를 탈바꿈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영입됐다. 국회 입성 이후에는 김종인 비상대책위 체제에서 진행되는 일련의 쇄신·혁신 작업에 힘을 보태고 있다.  

특히 허 의원 등 초선의원들이 주체가 된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 원희룡 제주지사 등 야권 대선주자부터 '조국흑서' 저자인 서민 교수 등을 연단에 올리며 주목받고 있다. 허 의원은 최근 야권의 '비문(非文)연대' 주자로 주목받는 금태섭 전 의원을 오는 18일 강연자로 섭외하는 등 야권의 저변을 넓히는 데 노력하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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