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尹 국정감사에서 작심 비판·반박…이례적 상황 우려
상반된 주장 놓고 법무부 감찰, 검찰 조사…'결과' 주목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 힘겨루기와 진실공방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두 사람이 충돌하는 내용은 사안에 따라 한쪽이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다.
추미애 장관은 26일 윤석열 검찰총장을 작심 비판했다. “검찰총장의 여러 발언과 언행은 민주주의와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에 저도 상당히 유감이다.”
추 장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서 윤 총장의 발언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우선 추 장관은 윤 총장이 정치적 발언을 일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총장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 “추 장관 수사지휘권 발동은 위법”이라는 윤 총장의 22일 발언에 대한 반박 성격을 띤다.
또 추 장관은 윤 총장을 겨냥해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검찰총장으로서는 선을 넘는 발언이 있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휘·감독권자로서 민망하게 생각한다. 송구스럽다. 잘 지도·감독 하겠다”고 했다. 자신이 윤 총장의 ‘상급자’인 것을 분명히 했다.
추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이 자신에게 메신저를 보내 임기를 보장했다는 윤 총장 발언에 대해서도 문 대통령이 비선 등을 운용할 성품은 아니라고 했다. 또 지난 1월 자신과 윤 총장 사이의 인사안을 둘러싼 갈등과 관련해 윤 총장은 추 장관이 자신을 의도적으로 제외하려 했다는 취지로 말했는데, 추 장관은 이에 대해 형사·공판부 중심의 인사에 총장의 반대와 반감이 있어서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추 장관은 이날 답변에서 윤 총장을 겨냥한 감찰이 거듭되고 있는 상황을 공개했다. 윤 총장의 수사 지휘 및 처신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상급자로서 감찰을 하고 있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나타낸 셈이다.
앞서 법무부는 라임 사건 당시 수사 지연 의혹 등에 대해 대검 감찰부와 같이 감찰하겠다고 공개했었는데, 이날은 여기에 윤 총장이 조선일보·중앙일보 언론사 사주들과 만났다는 의혹에 대해 감찰을 진행 중이라고 했다.
또 옵티머스 사건 처리 당시 전파진흥원이 수사를 의뢰했는데, 이 사건을 윤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일 당시 의도적으로 지연시켰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도 “감찰을 통해 검토해 볼 여지가 있다”고 했다.
이들 감찰은 사실상 윤 총장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추 장관이 감찰권을 거듭 사용하고 있다.
윤 총장은 자신에 대한 추 장관의 비판과 반박에 아직 침묵하고 있다. 대검 또한 정면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내부에서는 ‘윤 총장이 이미 국감장에서 할 말 다하지 않았느냐’는 반응이 나왔다.
이날 대검은 추 장관 발언과 관련한 공식입장을 오후 늦게까지 내지 않았다. 옵티머스 사건 의혹을 받은 이모 변호사는 “나는 전혀 관여한 바 없는 사건”이라며 “윤 총장과 만났을 때 ‘옵티머스’의 ‘옵’자도 꺼낸 적 없다”고 했다.
추 장관은 26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진술에서 언급한 검사가 이 사건(라임) 수사팀장으로 투입돼 복도에서 마주쳤다는 게 감찰 결과 사실로 확인이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 법무부는 김 전 회장이 복도에서 마주쳤다는 라임 수사팀장 검사가 실제로 접대를 받았는지 여부는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 장관은 “감찰 결과 사실로 확인이 돼 이미 수사 의뢰를 했다. 수사 중으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김봉현 전 회장이 ‘검사 술 접대' 를 주도한 것으로 지목한 이 변호사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이 변호사는 26일 “김 전 회장이 법무부 감찰조사에서 술 접대한 검사를 2명 특정하면서 대우조선해양 수사팀 출신이라고 했다는데 내가 해당 검사를 김 전 회장에게 알려준 건 그가 체포된 후인 지난 4월 면회 자리에서였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지난 21일 공개한 자필 편지에서 “(지난해 7월 술 접대를 한 검사들은) 예전 대우조선해양 수사팀에서 함께 근무했던 동료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변호사는 김 전 회장한테 대우조선해양 수사팀 검사들을 알려준 건 올해 4월이라고 반박한 것이다.
이 변호사는 “김 전 회장은 지난 4월 내가 얘기해 준 A검사의 라임 수사팀장 직책과 대우조선해양 수사팀 경력을 토대로 마치 지난해에 A검사에게 술 접대를 한 것처럼 소설을 쓰고 공격을 하고 있다”며 “어차피 검찰 조사에서 다 드러날 거짓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김 전 회장과 함께 현직 검사들과 술을 마신 적은 결코 없다”며 “현직 검사를 김 전 회장에게 소개해준 적도 없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김 전 회장과 이 변호사가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는 가운데 추 장관은 김 전 회장의 주장을 근거로 관련자들에 대한 감찰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검찰 조사에서 사실이 드러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법무부의 감찰과 검찰의 수사(조사)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느냐에 따라 추 장관과 윤 총장 중 한 쪽은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이럴 경우 '추미애-윤석열 대전' 양상도 영향을 받을 것이 불가피하다.
김성지 기자 ksjok@korearepo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