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자산운용(라임) 사건이 정·재계 비리 의혹에서 '검찰 술접대 의혹'으로 비화한 상황에서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봉현(46·구속기소)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접대한 시점이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지난 16일 내놓은 1차 입장문에서 "지난해 7월 검찰 전관 출신 A 변호사를 통해 현직 검사 3명에게 1000만원 상당의 술 접대를 했다"고 주장했다.

A 변호사는 현직 검사들과 룸살롱에서 술을 마신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김 전 회장이 접대 대상으로 지목한 검사들도 김 전 회장의 주장이 사실무근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접대 의혹을 받는 이들이 청담동 룸살롱을 실제 방문한 것으로 드러난다면 김 전 회장의 주장에 힘이 실리게 된다.

하지만 김 전 회장이 지목한 검사 중 일부라도 당일 검찰청사에 머무른 사실이 확인된다면 김 전 회장의 진술과 입장문 전체 신빙성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때문에 서울남부지검 검사 향응·수수 사건 수사전담팀(팀장 김락현 형사6부장)은 김 전 회장이 공개한 옥중 입장문과 법무부 감찰조사 내용을 토대로 `룸살롱 술접대'가 이뤄진 날짜와 시간을 특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양측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선 상황에서 검찰은 로비 창구로 지목된 A 변호사의 휴대전화와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당시 영장에 기재된 혐의는 뇌물공여였다. 뇌물죄가 성립하려면 금품이나 향응을 주고받은 시간과 장소가 특정되고 대가성이 입증돼야 한다.

검찰은 앞서 라임자산운용 측에 금융감독원 내부 문건을 전달한 혐의로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된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을 수사하면서 `장소'에 해당하는 강남구 청담동 소재 룸살롱을 특정했다.

김 전 회장이 `당시 접대받은 검사들이 추후 라임 수사팀을 만들면 합류할 검사들이라고 했다'고 주장한 내용을 액면대로 받아들이자면 대가성도 전제됐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관건은 접대 시점이다. 검사 3명과 A 변호사, 김 전 회장이 룸살롱에서 만나 술을 마셨다는 정확한 날짜와 시간이 확인되면 의혹 규명에 급물살을 탈 수 있다.

로비 대상자들은 이미 지목된 상황이라, 일시가 특정된다면 검찰청 출입기록 등 다양한 증거를 활용해 해당 시간대 관련자들의 동선을 재구성할 수 있다.

다만 김 전 회장이 검찰 수사에 협조할지는 미지수다. 그는 법무부 감찰을 마친 이후 "검찰의 비위를 검찰에서 조사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수사팀의 조사를 거부했다. 지난 23일에는 `정신적·심리적 스트레스'를 이유로 자신의 재판에도 출석하지 않았다.

김성지 기자 ksjok@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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