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티맵모빌리티 분사…'플랫폼' 시장 적극 공략
최태원 SK 회장의 '공유경제 플랫폼' 첫발될지 주목

SK텔레콤이 15일 모빌리티 사업 분사를 확정하고 이동·물류서비스(모빌리티)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 12일 발표한 'T전화x누구'에 이어 'T맵'까지 SK텔레콤이 연달아 '플랫폼' 사업에 도전하는 모양새다.

SK텔레콤은 T맵 플랫폼, T맵 택시 사업 등을 추진해온 모빌리티 사업단을 분할해 연내 '티맵모빌리티 주식회사'(가칭)를 설립한다고 지난 16일 발표했다. 

SK텔레콤 측은 이번 분사에 대해 "차세대 서비스 개발·제공과 국내외 다양한 유력업체와 협력, 투자 유치 등을 발빠르게 추진하며 시장을 선점하겠다"며 "출범 단계에서 1조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은 티맵모빌리티를 오는 2025년 기업가치 4조5000억원 규모의 기업을 목표로 성장시켜 날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량공유 서비스 '우버'와 손잡고 이뤄지는 SK텔레콤의 이번 모빌리티 사업 분사와 합작법인(JV) 설립에 대해 '공유경제' 플랫폼 선점을 위한 첫 발로 보는 시선도 있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모빌리티 사업부에 '자율주행 본부'가 들어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 SK그룹이 렌터카 사업도 하고 있는 상황이고 자율주행차가 렌터카와 연계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차량 공유라는 콘셉트를 가진 우버와도 콘셉트가 맞는다"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의 이번 티맵모빌리티(가칭) 출범이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공유경제 플랫폼'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최 회장은 그간 "SK의 유·무형 자산이 SK 만의 것이 아니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하는 등 공유경제를 경영철학으로 내세운 바 있다.

실제로 SK텔레콤은 지난 12일에도 'T전화x누구'를 통해 플랫폼 사업을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SK텔레콤은 기존 1200만명의 월간실사용자(MAU)를 보유한 'T전화' 애플리케이션(앱)에  '누구'의 인공지능 서비스를 탑재하는 'T전화x누구' 서비스를 통해 유료구독과 앱내 광고 등 비즈니스모델(BM)을 적용화 수익 창출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T맵모빌리티 역시 △국내 1위 ‘T맵’ 기반 주차·광고·보험연계상품(UBI) 등 플랫폼 사업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IVI) △차량 내 결제 등 완성차용 'T맵 오토' △택시호출, 대리운전 등 '모빌리티 온-디맨드(On-Demand)' 등을 바탕으로 수익 창출에 나선다.

특히 렌터카, 차량공유, 택시, 단거리 이동수단(전동킥보드, 자전거 등), 대리운전, 주차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올인원 MaaS(Mobility as a service)' 같은 '구독형 유료 서비스'도 출시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각각 1200만명의 월간 활성 이용자수를 보유한 'T전화'와 'T맵'을 갖고 있지만, 그동안 수익 창출은 미미했다.

일례로 T맵의 내비게이션 시장 점유율은 업계 추산 약 50~60%대지만,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분야인 택시호출 사업에서는 오히려 카카오 택시의 점유율이 70%대에 이르고, T맵택시의 점유율은 20% 아래인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이같은 미미한 수익이 증권가에서 이번 모빌리티 사업 분사가 SK텔레콤의 기업 가치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판단하는 이유다.

SK텔레콤의 이번 '모빌리티 플랫폼 사업' 도전은 다양한 각도로 전개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이날 티맵모빌리티 분사 계획을 발표하며 "5세대(5G), 인공지능(AI), 양자기반 라이다(LiDar), V2X(Vehicle to Everything) 등 다양한 미래 기술을 활용해 '하늘을 나는 자동차'(플라잉카) 등 미래 모빌리티를 한국에 확산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SK텔레콤 관계자도 "SK텔레콤의 기존 네가지 사업뿐 아니라 다양한 파트너들과도 함께할 수 있다"며 "앞으로 모빌리티 업계에서 새로운 생태계나 가치를 키우겠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티맵모빌리티의 궁극적인 목표로 제시된 플라잉카에 대해서는 "서울-경기권을 30분 내 이동하는 시대를 앞당기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어 "글로벌 최고 기업인 우버와 함께 이동에서 발생하는 비용·시간을 행복한 삶을 누릴 시간으로 바꾸고, 어떤 이동 수단도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모빌리티 혁신을 추진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넬슨 차이(Nelson Chai) 우버 최고재무책임자(CFO)도 "한국은 우버가 가장 먼저 진출한 국가 중 하나로"라며 "SK텔레콤과의 긴밀한 파트너십을 통해 한국 시장 잠재력을 실현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인영 기자 liym2@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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