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오세훈·안철수·유승민 일제히 '강연 정치'
복당 타진 홍준표, '야권 대결집' 강조

원희룡 제주지사, 유승민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안철수 대표
원희룡 제주지사, 유승민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안철수 대표

야권의 대권주자들이 강연 정치를 통해 대선행보에 시동을 걸면서 정체 현상을 보이는 야권에 활력제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가장 두드러진 행보를 보이는 주자로는 최근 방송 인터뷰를 통해 '대선 출마를 준비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힌 원희룡 제주지사가 꼽힌다.

원 지사는 15일 오후 김무성 전 의원이 주도하는 국민의힘 외곽모임 '더 좋은 세상으로'(마포포럼)에 강연자로 나서 전·현직 의원들에게 보수 집권의 비전을 소개한다.

그는 13일 청와대에서 열린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에 참여해서 정부의 '그린 뉴딜' 정책에 초당적 지지 의사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지난달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이재명 경기지사와 '기본소득 도입'을 놓고 설전을 벌이는 등 '중도를 아우르는 보수'로서의 색깔을 부각하려 하고 있다.

총선 이후 외부 활동을 자제해 온 유승민 전 의원은 경제·복지 관련 자신의 구상을 정리한 저서 집필을 내달 중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행보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의원은 다음달 중,하순 마포포럼에 강연자로 나서기로 하고 일정을 조율 중이다.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오신환 전 의원이 이사장을 맡은 협동조합 방식의 카페 '하우스'(how's)가 오는 26일 문을 열고 활동에 들어가는 것도 유 전 의원의 행보에 힘을 보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선과 서울시장 후보로 동시에 거론되는 오세훈 전 의원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오는 22일과 내달 12일 마포포럼 연단에 오르기로 했다.

특히 안대표는 지난달 장제원 의원이 주도하는 미래혁신포럼에서 '야권 혁신'을 주제로 강연한 데 이어 다음달 6일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의원들이 함께 참여하는 국민미래포럼에서 강연하기로 하는 등 국민의힘과의 접촉면을 부쩍 넓히고 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안 대표에 대해 '당 밖의 사람'이라며 선을 긋고 있지만, 이에 대해서는 '안 대표가 국민의힘 안으로 들어와 활동하도록 촉구하는 의미'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무소속 홍준표 의원은 최근 '페이스북 정치'에 나서면서 복당을 타진하는 모습이다. '야권 대결집'을 내세우는 홍 의원은 이날도 페이스북 글에서 "한길리서치의 어제 조사에서 탄핵 대선 이후 처음으로 당 지지도가 19.3%까지 폭락했다"며 "야당은 신발끈을 고쳐매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잠룡들의 이런 움직임은 '확실한 주자' 부재로 지지율 정체에 빠진 야권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이 나온다.

김종인 위원장이 잠룡들의 대권 행보를 독려하는 것도 이러한 시각과 맞물려 있다. 김 위원장은 이달 초 마포포럼에서 강연한 뒤 기자들에게 "여기 모임에 원희룡이라든지, 유승민 오세훈이 대권에 대한 포부를 말할 것이다. 대권(후보)군이 만들어지지 않을까"라고 언급한 바 있다.

박상룡 기자 psr21@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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