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올 6월 靑근무…윤석호 옵티머스 이사 부인
청와대 김조원 전 수석·이광철 비서관 등 與 핵심들과 폭넓은 교분

5000억원대의 투자자 피해를 초래한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사건과 관련해 이모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이 주목받고 있다. 이 전 행정관은 이번 옵티머스 사건의 핵심인물로 구속기소된 윤석호 옵티머스 이사의 부인이다. 

윤 이사는 김재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구속기소)와 동업자다. 김 대표는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와 채동욱 전 검찰총장 등 초호화 고문단의 이름이 등장한 '펀드 치유 하자 문건'을 작성한 것으로 최근 알려졌다. 

변호사인 이 전 행정관은 지난 2017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서울시 고문변호사, 국가정보원 법률고문, 청와대 국가안보실 행정심판위원 등의 직책을 잇달아 맡았다. 그러다 지난해 10월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으로 청와대에 입성했다. 

이 전 행정관 부부는 지난 2012년 11월 당시 대선에 출마했던 문 대통령을 공개 지지한 것 등을 계기로 여권 인사들과 상당한 인연을 맺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 전 행정관은 당시 국가정보원 댓글 직원 감금 사건으로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이 기소됐을 때 이광철 현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함께 변호인단으로 참여했다.  

이 전 행정관은 옵티머스 펀드의 자금이 코스닥 상장사 해덕파워웨이를 무자본 인수합병(M&A)을 할 때 연관된 '셉틸리언'의 최대주주였다. 해덕파워웨이는 당시 화성산업이 경영권을 인수했는데, 화성산업의 전 최대주주는 셉틸리언이었다. 셉틸리언은 옵티머스 소유의 '페이퍼 컴퍼니'에 가깝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셉틸리언은 김재현 대표의 부인인 윤모씨가 50%의 지분을 들고 있었고, 이 전 행정관이 나머지 지분 50%를 들고 있었다. 이 전 행정관은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해덕파워웨이에서 사외이사로 일했다. 

이와 관련, 이 전 행정관은 청와대 재직 기간 중 자신의 옵티머스 지분 9.8%를 김 대표의 비서였던 A씨에게 차명 전환하고 이를 은폐한 상태에서 올해 6월까지 계속 근무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이 전 행정관은 지난 7월 말 검찰 조사에서 "지분 분산을 위해 명의만 빌려준 것일 뿐"이라며 옵티머스 지분이 원래부터 자신의 소유가 아니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이 전 행정관은 지난 2018년 6월부터 1년4개월간 농어촌공사의 비상임이사를 지내기도 했다. 현재 농어촌공사는 지난 1월 사내근로복지기금 30억원을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했다가 투자금을 모두 잃을 상황에 처해 있다. 

이 전 행정관이 청와대로 자리를 옮길 때 민정수석이었던 김조원 전 수석과도 인연이 있다. 김 전 수석과 이 전 행정관은 문 대통령이 당 대표를 지내던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현재 더불어민주당) 당무감사원에서 함께 일했다. 김 전 수석이 당무감사원장이었고, 이 전 행정관은 당무감사위원이었다. 

한국언론피해상담소장을 지내기도 한 이 전 행정관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당시였던 지난해 8월 일부 언론과 인터뷰에서 '조국 전 장관 일가 비리 의혹'에 대한 언론 보도에 대해 "검증을 이유로 조국 후보자에 대한 사생활 침해가 이뤄지고 있다"며 조 전 장관을 옹호하기도 했다. 

법조계에서는 “옵티머스와 그 로비에 연루된 여권 인사들이 이후 금감원 조사와 검찰 수사로 이어지는 것을 지연·차단하기 위해 옵티머스 대주주인 이 전 행정관을 청와대에 계속 박아두려 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수사팀은 이 전 행정관 남편 윤석호 이사로부터 “정부·여당 관계자들이 프로젝트 수익자로 일부 참여”라는 내용이 담긴 ‘펀드 하자 치유 관련’ 문건을 제출받았으나 로비 의혹 수사를 전면화하지 않았다.

이 전 행정관은 지난 6월 검찰 수사가 시작되고서야 청와대를 나왔다. 수사팀은 이 전 행정관을 한 차례 조사했을 뿐 사법 처리하지 않아 ‘봐주기 수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성지 기자 ksjok@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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