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구체적 제안·추진 단계 아냐…협력할 날 기대"

10일 당창건 75주년을 맞아 김정은 국무위원장,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왼쪽), 박정천 군 참모가 열병식을 바라보며 웃는 얼굴을 하고 있다. (노동신문 캡처)
10일 당창건 75주년을 맞아 김정은 국무위원장,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왼쪽), 박정천 군 참모가 열병식을 바라보며 웃는 얼굴을 하고 있다. (노동신문 캡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열병식 연설에서 내놓은 '대화' 시그널로 인해 남북간 민간 교류· 교역 추진이 재시동 걸릴지 주목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연설에서 남측을 향해 유화적인 메시지를 던졌다. 대남 관련 언급은 딱 한 문장 뿐이었지만, 최근 악화일로를 걸었던 남북국면에 비춰볼 때 김 위원장의 메시지는 대화 복원 의지를 공표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청와대는 전날(11일)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환경이 조성되는 대로 남북관계를 복원하자는 북한의 입장에 주목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남북 관계 개선의 청신호로 분석했다. 

통일부도 남북관계 발전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면서 "이를 위해 남북 간 대화 복원이 이루어지고 환경이 조성되는 대로 코로나19를 포함하여 인도·보건의료 분야에서부터 상호 협력이 재개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김 위원장의 메시지로 인해 북한이 보였던 냉랭함에 대한 변화가 즉각적으로 감지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지만, '1호'의 언급이 있었던 만큼 상황이 진전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특히 민간·종교계를 통한 교류 재개나 이와 관련된 북측의 반응이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통일부가 추진하고 있는 남북 물물교환(작은 교역) 사업이 재시동 걸릴지도 관심이다. 북한의 술과 남한의 설탕 등을 맞교환하는 물물교환 사업 추진은 지난 8월 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에 제동이 걸리면서 검토 단계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다 지난달 북한군 피격에 의해 숨진 해양수산부 공무원 사건까지 벌어지면서 사실상 '일시중단' 됐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언젠가 손을 잡자'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발신함에 따라 남북관계 개선 분위기가 감지되면서, 물물교환 사업 추진도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통일부는 김 위원장의 연설에 대해 긍정 평가를 내놓으면서도 "지금 당장 구체적으로 무슨 제안을 하거나 추진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12일 정례브리핑에서 이렇게 밝힌 뒤 "인도적 협력과 보건 분야의 협력에 있어 북한과 협력할 준비가 언제든지 돼 있고 또 이를 공개적으로 여러 차례 밝혀 왔다"며 "향후 환경 조성 시 추진할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김 위원장의 이같은 대화 의지 시사로 인해 북측이 남측을 상대로 지난 6월 실시했던 '대적 사업'도 사실상 종료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대적 사업은 최근 남북 정상이 물밑으로 친서를 통해 소통을 재개하면서 자연스레 종료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한 차례 나온 바 있다. 

백민일 기자 bmi21@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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