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차복당 타진 사실 공개되자 당내서 거센반발…당도 선긋기
동교동계 선그은 이낙연…친문 반발에 복당설 직접 진화

더불어민주당을 집단 탈당했던 옛 동교동계 인사들이 이낙연 대표에게 직접 순차 복당을 타진한 것이 11일 공개되자 민주당이 사실상 복당 불가 방침을 천명했다.

동교동계는 과거 구민주계로 분류됐던 이낙연 대표의 임기 중에 복당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친문을 중심으로 당내 반발이 거세게 나오면서 복당이 더 어렵게 된 모습이다.

구민주계 핵심 인사는 11일  "정대철 전 의원과 이 대표가 만난 자리에서 1차로 동교동계 전직 의원 등이 먼저 복당한 뒤 2차로 천천히 권노갑·정대철 전 의원이 복당하는 방안이 거론됐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 인사는 "아직 복당 원서는 내지는 않았지만, 이 대표 임기 안에는 복당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동교동계는 민주당이 야당이었던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당시 문재인 대표를 공격하며 집단 탈당했다. 이어 안철수 대표를 지지하며 국민의당에 입당했지만, 이후 국민의당이 사분오열의 풍파를 겪는 과정에서 이렇다 할 정치적 입지를 확보하지 못한 채 외곽을 전전해 왔다.

지난 4월 21대 총선 직전에는 "힘을 보태겠다"며 민주당 복귀를 선언했지만, 당원들의 거센 반발로 흐지부지됐다.

이 대표와 친분이 두터운 정 전 고문이 이 대표 취임 직후 복당을 추진하다 일단 보류한 것도 이 같은 배경을 고려했기 때문으로 전해진다.

실제 동교동계 복당 추진 움직임을 놓고 친문 성향이거나 영남 지역구 의원들을 중심으로 반대 여론이 강하다. 부산이 지역구인 전재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불과 몇 년도 지나지 않은 적대행위가 산더미처럼 쌓여있다"고 했고, 정청래 의원도 "구태정치로 당내 분란만 일으킬 것이 명약관화한데 분열의 씨앗을 다시 틔울 필요가 있나"라고 적었다.

논란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민주당은 동교동계의 복당은 없다고 거리를 뒀다. 선을 그었다. 

이낙연 대표는 12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가신그룹인 동교동계 원로들의 복당 움직임에 직접 선을 그었다. 친문(친문재인) 진영의 동교동계에 대한 뿌리 깊은 반감을 고려한 것으로, 소모적인 당내 분란을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동교동계 원로들은 민주당 바깥에서 원로다운 방식으로 민주당을 도와주시리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원로 예우 차원에서 정중한 방식으로 표현했지만 사실상 자신의 임기 내 복당 불가 방침을 밝힌 것으로 풀이됐다. 

이 대표 측근인 최인호 의원은 한발 나아가 페이스북에서 정 전 의원을 향해 "복당에 대한 자가발전을 멈춰라. 원님 덕에 나팔 불 생각을 거둬달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동안 당 안팎에서는 이 대표와 동교동계의 오랜 인연을 고려했을 때 2016년 문재인 대표 체제에 집단 반발하며 탈당한 정대철 권노갑 전 의원 등 동교동계의 복당이 가능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조심스레 제기됐다. 

이 대표는 과거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로 김 전 대통령과 동교동계를 담당했고 그 인연이 계기가 돼 정계 입문했다. 2004년 열린우리당 창당에 합류하지 않고 새천년민주당에 남아 구민주계 출신으로 분류된 바 있다. 

그러나 막상 복당설이 수면 위로 올라오고 친문, 영남 의원을 중심으로 강한 반발 기류가 표출되면서 이 대표 측이 서둘러 복당 가능성을 차단하는 쪽으로 결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지금은 정기국회 입법 성과를 내야 할 때이지, 당의 외연을 넓히는 문제가 중요한 상황이 아니다"라며 "특히 동교동계는 현실정치에서 영향력을 잃고 그 실체도 불분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권의 유력 대권주자로서 향후 대권가도에서 친문계 지지가 필요한 정치적 현실이 고려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동교동계와 가까운 것으로 거론되는 자체가 정치적 부담이라는 것이다. 

한 의원은 "호남 기반의 동교동계가 과거 친문 세력에 했던 적대적인 정치 행적을 고려하면 이들의 복당은 이 대표에게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내년 중반 이후 대선 국면이 본격화하면 대통합 차원에서 복당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원내의 한 관계자는 "DJ로부터 내려오는 역사적 가치가 있기 때문에, 동교동·구민주계를 더 커진 민주당 안에서 공존시키는 것이 모양새가 더 좋다고 본다"며 "긴장이 체제를 더 건강하게 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상룡 기자 psr21@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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