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BM, 직경 2~3배 확장…600㎜ 초대형 방사포 등 새 전술무기
개인 전투장비 대거 현대화…일부 과시용 ‘짝퉁’ 가능성

​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모습(조선중앙TV 캡처)​
​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모습(조선중앙TV 캡처)​

북한이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핵 투발수단인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전략무기와 최근 2년간 실험했던 다양한 단거리 발사체를 공개했다. 3세대 전차 등 신형 전술무기도 선보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연설에서 “불과 5년 전 바로 이 장소에서 진행된 당 창건 70돌 경축 열병식과 대비해보면 우리 군사력의 현대성은 많이도 변했으며 그 발전의 속도를 누구나 쉽게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처음 공개한 ICBM·SLBM ‘다탄두’ 형태로 진화

북한이 첫 공개한 신형 ICBM과 SLBM은 모두 탄두부에 핵탄두 2~3개가 들어가는 ‘다탄두 미사일’(MIRV) 형태로 진화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 진단이다.

신형 ICBM의 이동식발사차량(TEL)의 바퀴는 11축 22륜(바퀴 22개)이다. 2017년 11월 발사한 ICBM ‘화성-15형’의 TEL은 9축 18륜이었다. 장영근 항공대 교수는 11일 “정밀분석이 필요하지만 일단 TV 영상만으로는 길이는 1~2m가량, 직경은 30~40㎝가량 각각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화성-15형의 길이는 21m이다. 신형 ICBM은 길이로는 세계에서 가장 긴 것으로 평가됐다.

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보이는 북극성-4A. (조선중앙TV 캡처)
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보이는 북극성-4A. (조선중앙TV 캡처)

탄두부도 개량된 형태다. 둥글고 뭉툭한 화성-15형과 달리 다탄두 탑재형인 미국 ICBM ‘미니트맨-3’와 닮았다. 이 탄두부에 후추진체로 불리는 PBV(Post Boost Vehicle)가 장착됐을 개연성이 높다. 이론적으로 워싱턴이나 뉴욕을 동시에 공격할 수 있다는 뜻이다.

북한이 공개한 신형 SLBM ‘북극성-4A’는 길이가 다른 두 종류였다. 직경이 굵어졌고, ‘다탄두’ 형태로 보인다. 북극성-1형과 외형을 비교할 때 직경은 2~3배로 커졌다. 3000t급 잠수함이나 4000∼5000t급 잠수함 탑재용으로 군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북측이 공개한 신형 ICBM과 SLBM은 아직 시험발사 등이 이뤄지지 않은 만큼 완성도와 실전배치 가능성 등은 미지수다. 미국을 겨냥해 핵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정치적 과시형’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화성-15형도 과거 시험발사에서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이 증명된 바는 없다.

◇ 개인전투장비 등 현대화

북한은 열병식에서 4~6연장의 다양한 발사대에 탑재한 600㎜ 구경의 초대형 방사포와 3세대 신형 전차, 스트라이커형 장갑차, 신형 지대공미사일(SAM) 등을 공개했다. 한국군 디지털 무늬 전투복과 유사한 북한군 전투복과 신형 방독면을 착용한 생화학부대, 조준경과 소음기가 장착된 개량형 AK-47 소총, 신형 불펍(Bullpup) 소총 등 현대화된 개인전투장비(워리어플랫폼)도 선보였다.

장갑차량 도색과 외형은 서방 무기체계 외형을 모방했다. 신형 전차는 115㎜ 전차포와 대전차미사일 불새를 탑재했고, 서방제 전차와 유사했다. 이는 옛 소련 T-52/55, T-62 전차를 복제한 천마호, 폭풍호, 선군호 전차와 외형과 전혀 다른 신형 전차다.

미군 스트라이커 장갑차 외형과 유사한 북한판 스트라이커 장갑차도 등장했다. 두 종류의 다기능 레이더와 러시아제 지대공미사일(TOR)을 장착한 트레일러 차량 탑재형 신형 지대공미사일도 처음 나타났다. KN-06(번개) 지대공미사일과 240㎜ 방사포 차량은 신형으로 바뀌었고, 스파이크 미사일과 유사한 장비를 탑재한 경장갑차도 식별됐다.

신형 방독면과 보호의를 착용한 생화학부대도 열병식에 처음 나왔다. 일각에서는 북한군의 현대화를 보여주기 위한 ‘짝퉁’ 가능성도 제기됐다. 하지만 북한군의 군복 및 개인전투장비의 현대화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졌다는 군 전문가들의 평가는 일치했다.

민대호 선임기자 mdh50@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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