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길 망명' 남북관계 영향은?…북한 반응 미미 vs 당 창건일 앞두고 불만
상태바
'조성길 망명' 남북관계 영향은?…북한 반응 미미 vs 당 창건일 앞두고 불만
  • 민대호 선임기자
  • 승인 2020.10.07 12: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정은 체제 고위급 인사라 '비난' 예상되기도
'입국' 이미 1년… 南 정부 '공작' 없어 남북관계 연계는 안 할 가능성도
조성길(가운데) 당시 이탈리아주재 북한 대사대리가 2018년 3월 20일 이탈리아 산피에트로디펠레토에서 열린 문화 행사에 참석한 모습.
조성길(가운데) 당시 이탈리아주재 북한 대사대리가 2018년 3월 20일 이탈리아 산피에트로디펠레토에서 열린 문화 행사에 참석한 모습.

제3국으로 망명한 것으로 알려졌던 조성길 전 주이탈리아 북한대사관 대사대리가 한국에 1년 넘게 체류 중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북한이 '반발'할지가 7일 주목되고 있다.

대사급인 북한 고위층이 한국에 망명한 사례는 처음이라 남북관계에 미칠 파장이 클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오히려 북한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넘어갈 것이란 관측도 동시에 제기된다. 

그러나 조 전 대사대리 망명 소식이 북한 최대 기념일인 10일 당 창건일을 앞두고 공개돼 북측을 자극했을 것이란 전망이 적지 않다.

조 전 대사대리의 한국행은 이미 1년이나 더 지난 일이고, 한국 정부가 이를 의도적으로 공개한 것도 아니어서 북측에서도 문제 제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또 조 전 대사대리가 스스로 선택한 망명이라면 이 사안을 남북관계와 엮는 효과도 미미하다고 판단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조 전 대사대리는 2018년 11월 로마에서 잠적한 뒤 미국 등 '제3국 망명설'이 나왔던 인물이었지만 예상을 뒤엎고 한국행을 택한 것으로 지난 6일 확인됐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로는 최초의 북한 대사급 인사의 탈북 사례다. 급으로 따지면 2016년 망명한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 보다 높다. 

조 전 대사대리는 평양외국어대를 졸업하고 아버지와 장인 모두 대사를 지낼 정도로 출신 성분이 좋은 것으로 전해졌다. 1999년 외무성 근무를 시작으로 2015년 이탈리아 3등 서기관으로 부임, 2017년 1등 서기관으로 승진한 것으로 파악된다. 2017년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이탈리아 대사가 추방되자 대사대리를 맡았다.

대사급 인사의 탈북은 지난 1997년 장승길 주이집트 북한 대사가 미국으로 망명한 이후 약 20년 만이다. 한국으로 들어온 인사로는 1997년 망명한 황장엽 노동당 대남비서 이후 최고위급으로 평가된다. 

이에 최근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A씨가 북측 해역에서 사망한 사건과 더불어 최근 경색된 남북관계에 또 하나의 악재가 터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북한이 이를 문제 삼아 정부에 책임을 묻고 대남 비난을 재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남측의 '공작'이 의심되는 탈북이나 망명 소식이 확인되면 한국 정부를 향해 맹비난을 퍼붓거나 송환을 요구해왔다. 황장엽 전 비서의 경우 그를 암살하기 위해 북한 공작원 2명을 투입한 것이 적발되기도 했다. 

지난 2016년 중국 저장성 닝보 소재 북한 식당 류경에서 일하던 여종업원 12명이 집단 탈북한 사건에 대해서도 북한은 강경한 입장을 보이며 우리 측의 책임을 물었다. 당시 종업원들과 함께 탈북한 지배인 허모 씨가 "국가정보원의 직원의 협박과 회유에 따라 집단 입북했다"라고 증언했기 때문이다. 

다만 자진 탈북으로 귀결된 태영호 의원을 향해서는 미성년 강간, 국가자금횡령 등 범죄를 일으킨 '인간쓰레기'라고 주장하며 원색적인 비난을 가할 뿐 이 사건과 남북관계를 직접 연계해 대응하진 않았다.

역시 자진 탈북한 것으로 파악되는 조 전 대사대리에 대해서도 이와 비슷한 반응을 보일 수 있다. 조 전 대사대리에 대한 개인적 비난전은 전개하더라도 이를 남북관계 전반으로 엮진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편 북한의 관영·선전매체들은 이날 조 전 대사대리의 망명에 대한 언급을 내놓지는 않았다. 북한이 반응을 보일 경우 관영매체보다는 선전매체를 통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동신문이나 조선중앙TV 등 주민들이 볼 수 있는 매체를 통해 고위급 인사의 탈북 사실 자체를 언급하는 것을 피하려는 의도에서다. 

민대호 선임기자 mdh50@koreareport.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