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ho of Truth' 2017년 8월 개설…여성 '은아' 영어로 관광지, 행사 등 소개
'New DPRK' 2019년 시작…7세 '리수진' 통해 일반 생활상 전해

'은둔의 나라'로 알려진 북한으로서도 대외적인 국가 평판은 무시하기 어려운 모양이다. 북한이 최근 들어 유튜브를 활용해 '정상국가' 면모를 부각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북한 평양의 유튜버 은아(유튜브 'Echo of Truth' 계정 캡처)
북한 평양의 유튜버 은아(유튜브 'Echo of Truth' 계정 캡처)

3일 북한 당국이 운영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대표적인 유튜브 계정은 'Echo of Truth'와 'New DPRK' 등이다. 이들 계정의 공통점은 기존 북한 관영매체가 내보내던 노골적인 체제 선전을 나름대로 자제했다는 점이다.

호전적이거나 극단적인 내용을 담으면 유튜브 계정 자체가 폐쇄될 수 있는 만큼, 나름대로 계산된 자연스러운 장면을 담으려 노력한다.

이 가운데 2017년 8월 개설된 'Echo of Truth'는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여성 '은아'를 중심에 내세운다. 그는 '은아의 평양 투어 시리즈'라는 이름 아래 관광지인 양덕온천문화휴양지나 마식령스키장을 소개하고, 과학기술전당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조명하기도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이후에는 북한에 확진자가 단 한 명도 없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코로나19로 국경이 봉쇄됐어도 평양 시내 식료품점의 물가는 안정됐다고 선전했다.

최근에는 평양에서 열린 청년절(8월 28일) 기념 무도회의 뜨거운 분위기를 카메라에 담았고 태풍 피해 복구에 여념 없는 사회 분위기도 전달했다.

북한 평양의 7세 유튜버 리수진(유튜브 'New DPRK' 계정 캡처)
북한 평양의 7세 유튜버 리수진(유튜브 'New DPRK' 계정 캡처)

지난해 10월 개설된 'New DPRK'의 출연자는 좀 더 다양하다. 7세 소녀 '리수진'을 비롯해 젊은 여성들이 여럿 등장하는데, 이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건 단연 수진이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새 가방과 교복을 준비하는 모습, 옥류아동병원에서 치과 진료를 받는 모습, 북한 최대 명절 중 하나인 정권수립 기념일(9·9절)을 쇠는 모습 등을 어린아이의 목소리로 전한다.

배경으로 등장하는 아파트 내부나 피아노 등 소품, 수진이가 걸친 깔끔한 원피스에서 넉넉함이 묻어나지만, 북한의 평균적인 경제 상황을 반영한다고 보긴 어렵다.

북한이 국민의 안전과 교육, 보건, 문화 향유 등에 신경 쓰는 정상국가라는 점을 홍보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앞서 국가정보원은 국회 정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북한 노동당의 리일환 선전선동부장이 유튜브를 통해 영어로 선전·선동에 나서는 등 달라진 선전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보고하기도 했다.

한편, 이들 콘텐츠는 남한에서도 시청이 가능하다. 통일부는 "북한에서 만든 방송과 동영상을 보는 것 자체는 현재 법이 금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콘텐츠를 자신의 SNS에 공유하는 것은 국가보안법상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게 통일부와 법조계의 해석이다.

민대호 선임기자 mdh50@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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