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선언' 내용 구체적 설명 안해… '방미 목적' 따로 있나?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30일(현지시간) 귀국길에 "한반도 종전선언과 관련한 더 좋은 토대가 만들어졌다"고 평가했다.

지난 27일 미국을 찾은 이 본부장은 이날 귀국하면서 특파원들과 만나 방미 의미에 대해 "한반도 문제에 관여하는 미 행정부 인사들을 두루 만날 수 있었다. 매우 의미 있고 실질적인 대화를 가질 수 있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실질적 대화'와 관련해 '종전선언'에 무게를 뒀다. 그는 지난 28일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와 회담에서 비건 부장관이 당시 '훌륭한 만남이었다'고 표현한 데 대해 "앞으로 어떻게 (북한과) 대화를 재개할 수 있을지, 또 대화가 재개됐을 때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정착을 어떻게 진전시킬 수 있을지, 이런 아주 중요한 문제들에 대해 깊이 있고 폭넓게 얘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건 부장관이 이 본부장과 논의했다고 언급한 '건설적 방안'에 대해  "종전선언도 중요한 이슈이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큰 그림을 만들어가는 과정으로 이해해주시면 되겠다"고 에둘러 말했다.

이 본부장은 비핵화를 논의하는 데 종전선언도 큰 범주에서 포함된다며 "(종존선언에 대해) 아주 폭넓고 의미 있게 얘기를 계속했기 때문에 앞으로 계속 더 좋은 토대가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고 긍정 평가했지만 구체적으로 설명하진 않았다.

이 본부장의 방미는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유엔총회 연설에서 종전선언 카드를 언급한 것과 맞물려 11월 미 대선 전에 교착상태인 북미 대화의 돌파구를 모색하고 경색된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목적 아니겠냐는 관측을 낳았다.

이 본부장은 이날 11월 대선 전 판세 전환을 위한 대형 이벤트를 뜻하는 '10월의 서프라이즈' 가능성에 대해서는 "옥토버 서프라이즈 개념에 대해선 여러 가지 얘기가 있다고 들었다"면서도 "미리 준비하고 주어지는 상황에 대처해 나가는 게 우리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 비건 대표가 거론한 '북한의 관여' 의미에 대해선 "대화 재개에 대해 얘기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비건 부장관이 언급한 '창의적 아이디어'에 대해 "다음 기회에 얘기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이 본부장의 미국 방문이 남북관계 개선보다 트럼프 행정부가 11월 대선을 앞두고 대북관계와 관련해 우리 정부에 모종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미국 정보 관계자는 "트럼프 정부의 최대 관심사는 대선이다. 대선에서 이기는데 북한과 한국정부를 활용하려는 측면이 본질이다"고 말했다. 그는 "종전선선이 '옥토버 서프라이즈'의 중요한 매개가 될 수 있지만 트럼프 정부는 대선에 도움이 되는 다른 방안을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다른 방안'에 대해선 구체적 설명을 하지 않았다.

백민일 기자 bmi21@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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