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겹 악재 속 '수해 복구' 자축…열병식 개최 전망
김정은 대중 연설·신무기 공개 가능성 주목

북한은 올해 최대 정치 행사인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일(10월10일)을 맞아 수해 복구 성과와 열병식으로 내부 결속을 극대화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열병식에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공개 연설에 나설 수도 있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또 최신 무기가 공개될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경제실패 시인 후 내세울 성과는 

이번 북한 당 창건 75주년 기념일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북한이 어떤 성과를 내세울지다. 지난해 2월 '하노이 노딜' 이후 북한은 연말 전원회의에서 자력으로 경제난을 극복하자며 '정면돌파전'을 선언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에 자연재해까지 겹치면서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 

이미 올해 세웠던 목표와 계획이 여러 차례 변경됐다.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 건설은 지난 4월 김일성 주석 생일에 맞춰 완공될 예정이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지난 3월에는 이번 당 창건 기념에 맞춰 평양종합병원 건설을 우선순위에 두겠다고 했지만 최근 수해 복구가 최우선 과제로 제시되면서 뒤로 밀린 모습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이례적으로 지난 5년간 추진해온 경제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고 인정하는가 하면 지난 8일 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에서는 연말까지 내세웠던 경제 계획 목표 달성이 어려워졌다며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와 자연재해가 북한 경제 전반에 심각한 타격을 입힌 것으로 짐작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북한이 내세울 성과의 핵심은 건설이나 민생 사업보다 '수해 복구'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당 창건 기념일까지 수해 복구를 마무리하라는 김 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현재 인적·물적 자원을 총동원해 속도전을 펼치고 있다. 군인들 외에 평양 당원 1만2000명도 복구를 돕기 위해 수해 현장에 파견됐다. 

기념행사에서 북한은 수해 복구 성과를 자축하며 내년 1월 개최 예정인 제8차 당대회 준비 차원의 내부 결속을 다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경제 실패를 시인한 북한은 내년 당대회에서 새로운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내놓고 경제난 해소를 위한 '정면돌파전'을 다시 추진할 준비를 하고 있다. 

기념일까지 열흘 남은 현재, 북한은 황해북도 금천군 강북리 수해 복구를 끝냈으며 강원도, 함경남도, 황해도 일부 지역의 복구도 마무리 단계라고 밝혔다. 평양종합병원 건설도 여전히 진행 중이지만 원산갈마 지구처럼 관련 언급 없이 슬그머니 지나갈 분위기다. 

◇군사퍼레이드…김정은 메시지·신무기 공개 주목

기념일에는 열병식도 개최될 것으로 보여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신무기를 공개할지도 관심사다. 통일부는 28일 "북한의 (열병식) 준비 동향이 진행되고 있다는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이와 관련해 지켜보는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인 38노스가 평양 미림비행장의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열병식 연습장에 무기를 보관할 수 있는 대형 임시시설이 들어섰다. ICBM도 충분히 탑재할 수 있는 크기의 차량도 포착됐다. 

다만 대내외 정세를 감안하면 이번 열병식은 이전에 비해 축소된 규모일 수도 있다. 미국 대선을 한 달 앞두고 북미관계의 불확실성이 큰 데다 내부적으로는 경제난과 수해 복구, 코로나19 방역으로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이번 '공무원 피격 사망' 사건 관련해서도 '남북 신뢰'를 언급하는 등 주변 정세를 관리하는 모습이다. 열병식 역시 군사력 대외 과시보다 내부 사기 진작에 주력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이 열병식에서 공개 연설을 할지도 주목된다. 5년 전 당 창건 70주년 행사에서는 25분간 육성 연설을 했고 북한 매체가 이를 실황 중계했다. 올해도 직접 나서 주민들을 상대로 메시지를 전달할 가능성이 있다. 

연설 역시 대남·대미 등 대외보다는 내부 메시지에 집중될 공산이 크다. 수해 복구에 동원된 군과 당원의 노고를 치하하면서 단결을 도모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석 달 앞으로 다가온 내년 1월 당대회 관련 전략을 좀 더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도 있어 당대회를 '미리보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민대호 선임기자 mdh50@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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