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20만명 방문 예상…개천절 집회 허가 가능성도
방역당국, 방역대책팀 구성 및 집회 강경 대책 마련해 전파 차단

추석 연휴를 앞두고 여행객들로 붐비는 김포공항.
추석 연휴를 앞두고 여행객들로 붐비는 김포공항.

추석 연휴에 약 20만명이 제주도를 찾을 것으로 예상되고 보수단체는 10월3일 개천절 집회를 예고하면서 이번 일주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지방자치단체를 포함한 방역당국은 방역대책팀 구성과 집회 현행범 체포 등 대책을 마련해 전파를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29일 제주관광협회에 따르면 30일부터 10월 4일까지 이어지는 추석 연휴 5일 동안 일평균 4만명이 제주를 방문해 약 20만명이 제주를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모처럼 연이은 휴일에다 부모님을 방문하려던 계획을 취소한 사람들이 관광지로 발길을 돌린 것이다.

제주도뿐 아니라 전남 지역 유명 관광지의 숙박업소는 예약이 완료돼 빈방을 구하기가 힘들 정도다. 대형 리조트인 '쏠비치 진도'의 경우 추석 연휴 기간 567개의 전 객실 예약이 완료됐다. 이곳의 하루 숙박 인원만 해도 2000여명에 이른다.

목포에서는 신안비치호텔을 비롯해 샹그리아 호텔, 폰타나비치 호텔, 가족관광호텔, 게스트하우스 등이 모두 예약이 완료됐다.

충북 제천 지역 294개의 펜션과 단양 지역의 332개의 펜션은 추석 연휴 기간 예약률이 예년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제천시 백운면 포레스트 리솜(객실 200개)은 30일부터 10월3일까지 모든 객실 예약이 완료됐으며 단양군 단양읍 소노문&리조트(옛 대명콘도) 역시도 지난 24일 기준 837개 객실 가운데 10월2일을 제외하고는 10% 정도의 여유만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위 '추캉스'에 더해 보수단체의 개천절 집회가 감염 확산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온다.

최명진 새로운한국을위한국민운동 사무총장은 전날(28일)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차량 시위가 금지된 것에 대한 행정소송 의사를 밝혔다.

앞서 8·15 비상대책위원회도 지난 25일 서울행정법원에 개천절집회 금지통고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다. 단체는 3일 개천절 광화문광장에서 1000명 규모의 집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심문은 이날 오전 10시에 열릴 예정이다.

법원이 광복절 광화문 집회를 허가하면서 코로나19가 크게 확산한 전례가 있어 이번에는 법원도 쉽사리 집회를 허용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차에서 절대 내리면 안 된다'는 등 엄격한 단서 규정을 달아 허가해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아울러 집회가 불허된다고 하더라도 보수 단체가 집회를 강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추캉스'와 개천절 집회라는 위험요소를 차단하기 위해 지자체와 방역당국도 연이어 대책을 내놓고 있다.

제주도는 입도객 중 37.5도 이상의 발열증상자는 진단검사를 의무적으로 받도록 하고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의무격리를 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수익자 부담 원칙'을 적용해 발열자가 진단검사 비용과 격리비용 등을 부담하도록 한다.

진도군은 문화해설사들을 관광요원으로 배치해 마스크 착용과 손소독, 출입자 명부 작성 등을 독려할 예정이다.

목포시는 춤추는 바다분수가 있는 평화광장과 유달유원지, 해상케이블카, 항구포차, 근대 역사의 거리 등에 관광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2인1조로 방역대책팀을 구성했다.

충북도는 버스 등 대중교통분야와 주요 관광지 등에서 코로나19 방역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각종 재난·사고 예방과 유사시 신속한 대응이 이뤄지도록 재난안전상황실도 24시간 운영한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도 여행 자제를 당부하고 추석 연휴 기간에도 선별진료소를 계속 운영하겠다는 방침을 정한 상황이다.

아울러 방역당국은 개천절 집회를 강행할 시 구상권 청구 등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강력하게 경고하며 집회 의지를 꺾으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는 개천절 집회 당일 주요 집회 장소 주변의 지하철역 무정차 통과, 서울시 등록 전세버스 임차 제한 요청 및 상경 전세버스의 불법 주·정차 단속 등을 통해 집회현장으로의 진입 자체를 차단할 예정이다. 아울러 금지된 집회를 강행하면 신속히 해산 절차를 진행한다.

또한 확진자가 발생하면 손해배상을 청구하며 불법 폭력행위가 나타나면 현행범으로 체포한다는 방침이다.

방역당국이 이번 일주일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이번 가을과 겨울에 대규모 재유행이 일어난다면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이 발생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트윈데믹(동시유행)이 발생하면 일선 의료진에 혼란을 주고 진단과 치료가 늦어져 사망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위험이 있다.

또한 전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50명으로 떨어졌지만 주말 진단검사 감소 효과 등에 따른 것으로 보여 경각심을 늦추면 안된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전날 "우리는 이미 지난 5월과 8월 연휴 기간의 대규모 이동에 따른 코로나19의 확산과 그 여파를 잘 알고 있다"면서 "이번 추석과 한글날 연휴 기간에 우리가 얼마나 방역관리를 잘하느냐에 따라 이번 가을과 겨울 코로나19의 유행 양상이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오동윤 기자 ohdy@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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